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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 한장
[사람시선 14 황선 시인] 남에게 10원 한장 빚 지지 않고 사는 생이 어디 있겠나?
기사입력: 2021/06/08 [10:3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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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일보의 [사람시선] 제14편으로 황선 시인의 '10원 한장'을 싣는다. <편집자>


10원 한장


 

세상 살면서 

남에게 10원 한장 빚 지지 않고 사는 생이 

어디 있겠나? 

 

회색 거리 어느 구석에 

옹기종기 가꿔진 꽃송이들을 보면서도

10원으로는 어림없는

땀과 마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밤의 유흥이 지워진 말끔한 거리를 걷다가는

두 아들의 학비를 버느라

부지런히 깨어 일하다 

벼락처럼 누워 영영 가셨다는 

신문 사회면에서 만난 

낯선 청소부를 생각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산책길

갈수록 황폐해지는 숲을 지켜 살고있는 

딱따구리와 다람쥐에게도

고마운 마음,

 

천지로 고마운 생각, 미안한 생각.

돈으로 치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저마다 매순간 우리는

10원 이상씩 서로서로 더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오직 사기꾼만

살아있는 모든 존재의 선의를 훔쳐

제 주머니에 우겨넣고도

그게 제 능력이라 자화자찬 할 뿐.

<황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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