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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금강산도 식후경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유물론 강의 52
기사입력: 2021/04/27 [00: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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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 유물론철학자가 애석하게도 2021년 2월 24일 서거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가 미리 마련해준 원고를 싣는다. <편집자>

52. 금강산도 식후경  
 
▲ 포이어바흐     ©사람일보
포이어바흐는 『종교의 본질에 대한 강의』에서 종교와 철학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종교는 교양을 대신하려 하지만 대신하지 못한다 ; 교양은 그러나 실제로 종교를 대신하며 종교를 무용한 것으로 만든다. 이미 괴테(Goethe)가 ‘과학을 갖는 사람은 종교가 필요 없다(Wer Wissenschaft hat, braucht die Religion nicht.)’고 말했다. 나는 ‘과학’이라는 말 대신에 교양이라는 말을 집어넣고 싶다, 왜냐하면 교양은 전 인간을 포괄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을 지금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고려한다면 이론(異論)의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흠집 없는 말이 어디에 있는가? 인간을 종교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교육시키고 모든 계급과 계층에 교양을 확산시키는 것이 그러므로 이제 시대의 과제가 되었다. 오늘날까지의 역사가 증명하는 것처럼 커다란 재앙은 종교가 결부되는 것이지 교양과 결부되는 것이 아니다. 신학적인 근거에 기초하는 모든 종교와 미신은 항상 결부되어 있다. 우리는 항상 이러한 의미에서의 종교만을 문제 삼는다. 그러나 미신은 모든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

여기서 참된 종교와 거짓된 종교, 또는 종교성을 구분하면서 돌출구를 찾으려 해도 소용이 없다. 모든 나쁜 것과 잔인한 것을 배제시키는 참된 종교란 교양이나 이성을 통해서 제한되고 개명된 종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종교에 귀의하는 인간들이 인간 희생, 이단자 박해, 마녀 화형, ‘불쌍한 죄인’들의 사형집행 및 그와 비슷한 잔혹 행위를 이론적이고 실천적으로 말과 행동에서 거부할 때, 그것은 종교의 덕분이 아니라 교양의 덕분이며 그들이 이미 자연스럽게 종교에 주입시킨 이성, 자비, 인간성의 덕분이다.”
 
말년에 포이어바흐는 종교비판의 마지막 종결인 신의 발생과정을 연구하는 ‘신지학’(Theogonie)에 관하여 쓰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잡지에 평론도 발표하였다. <자연과학과 혁명>(Die Naturwissenschaft und die Revolution, 1850년 11월)이라는 글을 포이어바흐는 “인간의 본질은 먹는 데 있다.”(Der Mensch ist, was er ißt.)라는 말로써 끝맺었다. 이 말은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포이어바흐를 쾌락주의적인 유물론자로 악선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 강대석 박해전 공저 <유물론철학자와 시인> 표지.     © 사람일보
그러나 포이어바흐의 의도는 그러한 저속한 유물론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인간의 본질이나 존엄성도 먹을 수 있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표현하려 하였다. 충분히 먹을 수 없는 인간은 덕이나 교양을 갖기 어렵다. 의식주가 해결되고 난 후에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포이어바흐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진솔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포이어바흐는 괴테와 비슷하게 철학이 종교와 분리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말했다. “종교에서 멀어질수록 참된 철학이 된다.” 이 말은 철학이 신학의 시녀가 되어 철학 본래의 과제를 망각하고 있는 데 대한 준엄한 비판이다. 중세철학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철학에서도 종교와 철학의 상반성을 구분하지 못하고 종교를 옹호해주는 철학, 종교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중립을 지킨다면서 종교를 간접적으로 옹호하는 철학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모두 관념론철학들인 것이다.

참된 철학은 괴테나 포이어바흐가 말한 것처럼 종교와 철저히 구분되어 과학을 밑받침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물론철학이 되어야 한다. 종교와 뒤섞이는 관념론철학은 종교와 철학 모두에게 백해무익한 철학적 배신일 뿐이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유물론철학자 고 강대석 교수 약력
 
* 1943년 7월 29일 전남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 출생
*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 졸업, 동 대학원 철학과 졸업
*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
* 독일유학중 1980년 광주 5월항쟁시기 여동생(5.18민주유공자)이 계엄군의 곤봉에 맞아 중상을 당한 사건을 계기로 관념론철학에서 유물론철학으로 전환
*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
*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 역임 / 대구 가톨릭대학교 철학교수로 정년퇴임
* 1987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회원으로 참여해 정년퇴임 때까지 민주화운동에 앞장섬
* 통합진보당 대전시당 고문 역임
* 6.15 남북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가입단체인 자주통일평화번영운동연대(6.15 10.4 국민연대) 상임고문으로 통일운동에 헌신
* 저서 <김남주평전> 2004년 문예진흥원 우수문학작품(평론) 선정, 2008년 국방부 불온서적 포함
* 평화통일운동과 관련해 일베 회원이 ‘종북좌팔 죄수번호 117’ 딱지를 붙여 고발함으로써 2013년 10월 29일 오전 8시경 9명의 형사들이 들이닥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하루종일 자택 압수수색 / 서울과 대전에서 4년간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과 검찰 조사 받음 / 문재인 정권에서 2018년 무혐의 처리 종결
* 이 사건으로 충격받아 암 발병 수술 후 건강 악화
* 국제헤겔학회(Internationale Hegel-Gesellschaft) 회원
* 국제포이어바흐학회(Internationale Gesellschaft der Feuerbach-Forscher) 창립회원
* 2021년 2월 24일 밤 9시48분 대전성모병원에서 서거
 
주요저서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서광사, 1984).
서양근세철학–베이컨에서 칸트까지-(서광사, 1985).
니체와 현대철학(한길사, 1986). (제4차 ‘오늘의 책’ 선정도서)
그리스철학의 이해(한길사, 1987)).
현대철학의 이해(한길사, 1991).
새로운 역사철학(한길사, 1991).
유물론과 휴머니즘(이론과 실천, 1991).
포이어바흐와 엥겔스(이론과 실천, 1993).
예술철학에의 초대(동녘, 1993).
예술 감상의 철학(문예미학사, 2000)
김남주 평전(한얼미디어, 2004). (2004년 문예진흥원 평론부분 우수작품 선정도서) (개정판, 시대의 창, 2017)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한 시인 김남주(작은 씨앗, 2006)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 03)
왜 철학인가?(중원문화, 2011).
왜 인간인가?(중원문화, 2012). 
왜 유물론인가?(중원문화, 2012).
니체의 고독(중원문화, 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중원문화, 2015)
정보화시대의 철학(중원문화, 2016)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장가계 철학포럼) (들녘, 2016)
명언 철학사(들녘, 2017) 
루소와 볼테르(빛고을 철학포럼) (들녘, 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한길사, 2018)
카뮈와 사르트르(금강산 철학포럼) (들녘, 2019)
유물론의 과거와 현재(밥북, 2020)
플레하노프 생애와 예술철학(사람일보, 2021)
 
주요 역서
 
칼 야스퍼스, 철학적 자서전(이문출판사, 1984) 
발터 슈미트 외, 독일근대사(한길사, 1996). (오늘의 사상신서 166)
이보 프렌첼, 니체(한길사, 1997). (한길로로로 1-003)
G. 비더만, 헤겔(서광사, 1999).
포이어바흐,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한길사, 2006). (한길그레이트북스 77) 
포이어바흐, 기독교의 본질(한길사, 2008). (한길그레이트북스 98)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한길사, 2011). (한길그레이트북스 118)
 
초청강연 및 국제발표
 
. 1989.7. 5, 스위스 Zürich대학 철학과 초청강연 
 강연제목: “Die philosophische Lage und Entwicklung in Südkorea”
. 1989. 10. 11, 국제 Feuerbach학회 제1회 Symposium(독일 Bielefeld 대학)에서 주제 발표.
  발표제목: “Sinn und Grenzen des Feuerbachschen Materialismus”
  (국제학회지 Ludwig Feuerbach und die Philosophie der Zukunft, Akademie-Verlag, Berlin 1990, S. 315-330에 게재) 
. 1992. 3. 15, 일본 Feuerbach학회에서 초청발표(東洋大學),
  발표주제: Warum vermißt man Feurbach in Südkorea?
. 1998. 8. 29, 국제Hegel 학회 제22회 Symposium(네덜란드 Utrecht대학)에서 주제 발표.
  발표제목: “Feuerbach oder Hegel? -Der Einfluß der Dialektik und des Materialismus auf die gesellschaftliche Veränderung Südkoreas”
  (국제 학회지 Hegels Ästhetik(Hegel-Jahrbuch 2000), Akademie-Verlag, Berlin 2000, S. 224-228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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