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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역사 스와프
4.19와 5.18, 6월 항쟁과 6.15•10.4선언 통째로 부정하는 폭거
기사입력: 2008/12/12 [08:3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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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스와프(currency swap)를 체결했단다. 물론 상대는 미국이다.
일본과 중국과도 통화 스와프를 체결할  예정이며 이제 더 이상의 외환위기는 없다고 선언했다. 과연 그런가? 통화 스와프  한방으로 위기를 날려 보냈는가 말이다.

전대미문의 위기에 전대미문의 정책으로 선방하여 국난을 극복한 그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전대미문의 대책으로 선방한 자신들을 대견스러워하는 모습은 감추려 하지 않았다. 거기까지였으면 그래도 선방은 했을 텐데 그들은 선을 넘고 말았다. 까닭 없이 저 홀로 으쓱해진 그들은 역사를 본격적으로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이 역사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집권하기 전부터의 기획이므로 전대미문의 “역사 스와프”의 역사(?)는 제법 길다.

정치인들이 역사를 거론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실제로 자신이 대중에게 펼쳐 보인 청사진이 뜻대로 되기는커녕 현실과 멀리 떨어졌을 때 피난처의 0순위로 ‘역사’만한 것이 어디 있을까 .

피난처 말고도 역사의 효용 가치는 또 있다. 숨는 것만으로 성에 차지 않을 때 그들은 역사에서 역경을 헤쳐 나간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환각현상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 쯤 되면 이미 “짐이 역사가 되고 만다.”

퇴임을 한 달 남짓 남겨 둔 부시가 그렇다.
역사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 최악의 대통령으로 지목했음에도 본인은 역사가 자신을 평가할 것이라며 역사 속으로 숨어 버린다. 전범 재판소에서 만날 것을 다짐하는 대중과의 거리는 얼마쯤일까.

그것뿐이겠는가.
거짓과 탐욕으로 시작했던 전쟁에서의 죽음들과 그 야만의 역사를 어째야 하는가.

경제는 회생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망가뜨린 역사는 복원하기가 어렵다. 복원하기 위해 우리는 너무 많은 값을 지불해야 한다. 복원할 수 있다고 우기지 말라. 그건 짝퉁일 뿐이니까.

문제는 한반도의 남쪽에도 있다.
이명박의 역사인식은 심각하다. 아니 참담하다. 이제 취임 10개월도 채우지 못한 그가 자못 비장하게 역사를 교환하려 드는가 하면 자의적으로 난도질을 가하고 있다. 역사 교과서를 청와대 입맛대로 바꾸고 세계적 경제 불황을 이기고 대한민국을 강대국 반열에 오르게 할 자신의 업적을 훗날의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확성기를 타고 울려 퍼진다.

에둘러 가지 않겠다.
이만하면 중증에 해당된다. 징후는 처음부터 있었다. 건국 60주년을 경축한다며 벌린 소동은 광복 63주년과 “섞어 꼼수”로 넘어 간 것 같지만 그게 아니다. 통일연구원과 통일부가 주관한 것처럼 꾸몄지만, 리처드 아미티지가 기조연설을 했던 한반도핵문제 관련 국제 세미나도 건국 60주년을 기념한 것이고 음악회를 비롯한 숱한 문화예술 행사도 건국60주년 기념이었다.

행사는 이어지고 있었다.
‘건국’ 앞에 ‘광복’을 꿰다 맞추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는 얘기다. 잠시 ‘꼼수’로 사술을 부렸으나 ‘광복을 밀어 낸 자리에 ‘건국’만이 남아 전대미문의 역사 스와프를 증언하고 있다.

# 1. 건국 소고(建國 小考 )

조금만 세심히 살펴보면 금방 찾아 낼 수 있는 게 대한민국의 건국 60주년 경축 광고와 어깨를 나란히 한 이스라엘이다.

미국이 1948년 출산한 국가가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이다. 바꿔 말한다면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은 미제(made in U.S.A.)인 셈이다. 미제 쌍생국(雙生國)이 회갑을 맞이했다는 얘기다. 역사적 배경이나 국가 창설 목표에 있어 차이가 있기는 하나 미국의 필요에 의해서 건국되었다는 점은 같다고 할 수 있다.

‘기획 분단’에 의해 건국되었으나 대한민국의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었음을 명문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소한의 자존심일 터이다. 함에도 임시정부는 어디까지나 임시정부일 뿐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가혹했던 식민지 시대를 멋대로 건너뛰고 폭압적 학정의 주범 일본을 근대화의 원조로 숭상해 마지않는 저 ‘포괄적 공범’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공동정범의 반열에 오른 저들의 배후는 누구인가.

# 2. 포괄적 공범

일본이 행한 전쟁 범죄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다 .
그러나 “역사 손괴”에 몰입하면서도 “정통을 참칭하는 애국세력”에게 그들이 숭상해 마지않는 외세의 실체를 밝히는 건 한반도에 삶의 터전을 일궈온 민족성원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주권국가의 외교권 강탈과 제암리 학살, 동경 대지진 때의 학살,  성 노예, 자원 수탈 등 .....

또 있다. 저 악명 높은 731부대의 생체 실험의 전범들은 미국에 생체 실험의 자료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면책되고 만다. 그 악랄한 전범들이 말이다.

미국정부가 공식 사과한 노근리 학살, 정부가 사과한 제주 4.3학살, 참극은 이어진다. 우리 모두는 외세의 제물이었으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도구였다는 자각이 절실하다.

외세의 희생양이 외세와 담합하는 것은 비극적 역설이다.

비극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민족의 비극에 마침표를 찍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겨졌다. 포괄적 공범들도 공존의 길을 함께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진실과 화해”라는 최소한의 공존의 조건도 짓이겨 통폐합을 시키는 참담한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 3. ABR(Anything But Roh)

부시가 그랬다.
그는 “ABC--Anything But Clinton”으로 시작했다. 클린턴 전임 대통령의 길을 부인하는 것이 성공의 첩경이라고 확신했다. 그 길로만 가지 않으면 길은 절로 열릴 것 같았다. 지퍼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재선할 수 있었던  클린턴의 방식을 그는 왜 철저히 배제한 걸까? 그러나  클린턴의 길을 부정했던 부시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그런데도 한반도 남쪽의 ‘미국 따라 하기’는 이어진다.
눈앞에 펼쳐진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노무현의 길”만 가지 않으면 성공하리라는 이명박의 믿음은 확고하다. 그러면서도 잦은 말실수는 이어진다. 그는 거기에 영험성(?)을 보탠다. 내년이 위기라면서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안에 부자가 된다고 강조한다. 너무 종목이 다양해서 대책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운하가 개명을 하고 신장개업을 할 모양이다.
조 중 동은 그렇다 치고 방송장악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신공안정국도 구색을 갖추고 있다.
촛불과 유모차가 단죄되고, 간첩도 나타났지만 고색이 창연하다. 불온서적이 분서갱유의 역사를 불러올 것만 같다.

그것뿐이겠는가? 56년 만에 열렸던 철길이 끊기고 개성공단이 곧 닫힐 모양인데도 그는 의연하다. 이번에는 버르장머리를 고칠 모양이다. 누가 누구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게 될지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보니 ABR이 노무현 (Roh)이 아니라 화해(Reconciliation)가 아닐까. 아니면 통일(Reunification )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 하기는 어느‘ R’이어도 상관없다 . 그건 가야 할 길이 아니므로. 다만 ABR의 프레임에 갇힌 그가 그 덧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을 사랑한다고 했다.
개념계획 5029 작계를 만지작거리면서 사랑을 노래하는 건 난해하다.

역사 손괴의 포괄적 공범들이 식민사관에 의해 폄훼된 역사에 대못을 박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단죄를 생략하고 잔재 청산을 하찮게 여긴 업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4.19와 광주, 6월 항쟁과 6.15도 도륙 당하고 있다. 그 빈자리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찬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역사의 기둥을 송두리째 뽑는 전대미문의 폭거를 목도하면서 나는 나치의 폭정을 고발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 올린다.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던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옆 사람에게 얘기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무 죄도 없다. 그런데 내가 왜 끌려가야 하는가.”
옆 사람이 대답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죄다. 그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죄 때문에 우리 모두는 이렇게 끌려가고 있다.”

한해가 덧없이 저물고 있다. 아무래도 민족의 분단이 임계점에 이르렀나 보다.

마침내는 일부(日附)의 미친(美親)사랑이 비극으로 끝나고 말겠지만 우리 모두는 지금 함께 끌려가고 있다.

전대미문의 역사 바꿔치기는 현재 진행형인데 역사에서 교훈을 읽지 못하는 우리의 행색이 남루하기 그지없다.

‘역사를 지키지 못하면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역사의 감계 앞에 숙연한 까닭이다.
 




김승자 기자는 한국 양심수 후원회장이자 미주방송 뉴스해설위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사)남북민간교류협의회 공동대표로서 평화와 통일운동에도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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