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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음'을 숭상한 백의민족
우리 민족의 흰옷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자
기사입력: 2007/03/01 [10:1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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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백의민족이라고 합니다. 흰 옷을 즐겨 입는 민족이라고 합니다. 요즘 보면 흰 옷을 입는 사람들이 적지만, 백의민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흰 옷을 많이 입는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왜 그런지 살펴봅시다.
 
첫째, 고려가 몽고족에 망하면서 흰 옷을 입기 시작했다.

고려시절 몽고에 항복하면서, 몽고의 풍습을 따라 흰 옷을 입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서는 ‘의복은 흰색을 숭상하며 흰 베로 만든 큰 소매 달린 도포와 바지를 즐겨 입고 가죽신을 신는다. (在國衣尚白白布大袂,袍、褲,履革鞜)’ 라고 했습니다.
 
부여뿐만 아니라 고구려 백제 신라에서도 흰 옷을 즐겨 입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몽고의 영향이 아니라 그 전부터 흰옷을 입었습니다.
 
둘째, 염료가 부족해 염색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가난해서 – 염색을 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흰옷을 입었다는 설입니다. 신라나 고구려의 채색은 식물염료로 중국과 다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염색이 가능하다. 정 그렇다면 먹물이나, 흔한 염료로 치자 꽃처럼 얼마든지 염색이 가능하죠. 하지만 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입니다.
 
셋째, 흰 옷은 한(恨)의 상징이다.

우리가 듣기에는 하얀색을 사랑하는 순수한 민족이지만, 흰 옷은 한을 상징하는 어쩔 수 없이 입은 옷이라는 설입니다. 가장 널리 퍼져 상식적으로 여겨지는 말이지만, 또한 일본 학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설이기도 합니다.

근대화 이전에 일반 백성은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노동력 확보 차원에서 식구는 많고, 가진 땅은 적고, 당연히 생산량도 적고, 먹을 것도 없는데 입을 것이라고 풍족할 리 없습니다.
 
고작 입는 것이라고 해야 닳을 대로 닳고, 꿰매 입을 대로 꿰매 입은 질도 안 좋은 광목으로 만들어진 옷 한 벌뿐 이었습니다. 이러한 옷을 염색할 돈도 물론 없지요. 누런 광목 옷을 빨아 입고, 또 빨아 입고, 수년을 빨아 입으니, 당연히 물이 다 빠져서 허연(하얗지도 않은)빛을 띠게 됩니다.

이러한 우리 서민의 모습을 타국 사람들이 보고, 어딜 가도 하~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으로 알고,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 한 것입니다.
 
특히 우리 민족이 백의민족임을 강조하게 된 때는 일제시대로서 그것은 우리를 지배하고 억압하던 일본인의 옷이 무색옷이기 때문에 그와는 대조적인 백의를 항일정신(抗日精神)의 상징으로 더욱 강조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염세주의적 역사관입니다.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봅시다.
 
세계적인 색채연구 권위자 파버 비렌은 <색채심리>에서, '흰색은 완전한 균형을 이룬 색이며, 그 색채가 주는 느낌도 깨끗하고 자연스럽다'고 하였다. 흰색은 정서적으로 중립적인 색이라고도 했다. 같은 책에서 색채 연구가 판코스트는 ‘흰색은 가장 순수한 본체다. 흰색은 활동의 균형, 즉 건전한 활동을 불러일으키는 색이다.’

색채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 민족이 흰색을 선호했음은 '빛의 가장 순수한 본체'를 사랑했다는 말이 된다. 흰색은 완전한 균형을 이룬 색이라는 지적에서 우리의 흰옷이 지니는 색채학적 위상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백의를 애용하게 된 것은 태양숭배의 원시적 신앙에 의해 그 광명의 상징인 흰 빛을 숭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흰옷은 숭고와 순결을 표현하는 시초 같은 것으로 굳이 염색을 하지 않아도 자연 그대로의 색을 나타낸다.
 
빛 중에서 가장 밝은 빛이 백광(白光) – 흰빛입니다. 별 중에서도 가장 밝은 별이 백색왜성입니다. 백의(白衣)란 흰 색 옷이 아닙니다. 흰 빛의 옷입니다. 더러워질까 두려워 흰 옷을 입은 것이 아니라, 밝음을 숭상하고 태양처럼 밝고 힘차고 건강하게 살기를 염원했기에 흰 빛의 옷을 입은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민족이 흰옷을 즐겨 입는 백의민족이 된 것은 나라가 망해서도 아니고, 물감이 없어서도 아니고, 한이 많아서도 아닙니다.
 
밝음을 숭상하고 밝음으로 돌아가고자 수도를 하였고, 자연과 조화를 꿈꾸는 가장 고상한 민족성을 가졌으며, 현대 과학적으로 가장 순수하고 가장 균형을 이룬 가장 자연스러운 흰 빛의 옷을 즐겨 입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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