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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위기, 북미 직접대화와 6자회담으로 풀어야
미국 의회도 '대화' 촉구...한국 정부와 의회, 일관된 정책 부족
기사입력: 2006/06/30 [01:2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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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회원들이 23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이른바 미사일 문제로 남북대화 방해하는 버시바우 주한미대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     ©에큐메니안 장익성 기자
 
벼랑 끝 대결을 서슴지 않던 냉전시대,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을 ‘악마의 제국’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는 결국 소련과 협상에 나섰으며 냉전체제 종식에 기여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았다.

북한을 ‘악의 축’이라 불렀던 부시 대통령, 6자회담 교착상태에서 미사일 문제까지 불거져 나온 지금 과연 부시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또 무엇을 얘기해야 할 것인가?

해법은 자명하다. ‘대화’를 통한 해결, 그것뿐이다. 세상에 대화하지 못할 상대는 없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대화이고, 대화가 선(善)이다.

북한의 미사일 의도는 ‘북-미간 직접대화 촉구’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임박설이 불거져 나온 지 2주일 남짓 지났다. 6월 18일 미사일 발사론이 대두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지만 북한에서는 어떠한 연기도 나지 않았고, 무수한 억측과 주장만이 난무했다.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요약하면 <첫째, 북한이 발사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인공위성인지 미사일인지 확실치 않다. 둘째, 북한이 연료주입을 끝내고 실험준비를 완료했다고 볼 수 없다>라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설을 최초로 제기했던 미국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얘기되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장 존 워너 의원은 27일 국방부와의 비공개 청문회 이후 “위성사진 분석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알아본 결과 북한이 미사일 연료를 주입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는데 북한은 이런 절차들을 밟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와 의회의 결론은 미사일 발사 실험설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긴 하지만 발사 실험을 단행할지 여부를 확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사일 카드를 꺼내든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 ‘북-미간 직접대화 촉구’이다. 사실 올해 초 북미관계 정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시 정부 2기 이후 다소 중도화되었던 외교정책이 우파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 바 있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11월로 다가온 점도 그러한 추측에 힘을 실었다. 아니나 다를까, 연초부터 미국은 북핵문제 이외에 <북한문제>, 소위 위폐ㆍ마약 등 범죄행위와 인권문제를 전면에 내세워왔다.

이런 가운데 4차 6자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지고 크리스토퍼 힐 미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의 초청을 두 번이나 거절하였다. CIA, FBI 등 15개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미국 최대 정보기관, DNI(미국 국가정보국,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는 2005년 출범한 이후 탈북자 문제와 북한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하며 총체적 대북 압박에 나섰다. 북한으로서는 점점 다급해졌으나 미국으로서는 급할 것 없이 서서히 목을 죄어가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계속되는 금융제재 등의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가 필요했고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의 불씨를 다시 살려야 했다. 결국 미사일 문제를 통해 북-미 대화를 원한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미사일 문제의 해법, ‘대화를 통한 해결’

북핵문제이건 미사일 문제이건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1994년 제네바 협정부터 페리보고서, 최근의 여러 주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반복해서 강조되어왔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결국 ‘체제를 인정하고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것과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그리고 국제사회의 경제지원’이다.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북한 역시 핵 포기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참여를 의제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내외 언론들은 미사일 발사설을 앞 다투어 보도하고 정부와 국회에서도 많은 얘기들이 오고 가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부족하다. 시끄럽게 비판했지만 정확하지 않았고, 무수한 말들을 쏟아냈지만 대안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북핵문제와 미사일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제기한 곳은 미 의회였다. 최근 미국 의회는 공화당, 민주당을 막론하고 북-미간 직접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루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공화당 소속 외교위 위원인 척 헤이글 의원,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의원 등이 미사일 문제는 북한과 미국, 양국 간의 문제이므로 적극적으로 양자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한 말에 그치지 않고 법안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대북 정책조정관을 임명하고 의회에 6개월마다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미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5월에는 루거 위원장이 북핵 로드맵을 담은 가칭 <북한관계법>을 제안한 바 있으며, 외교위 소속 공화당의 머코스키 의원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북을 촉구하며, 상원의원들이 직접 방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상원의원들도 대북 정책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촉구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공화, 민주당을 막론하고 최근 미 의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런 움직임은 북한에 대한 부시 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한계에 봉착했으며, 결국 해법은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점에 대해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우리 정부와 의회의 대응이 미국 의회의 대응만도 못해

안타까운 것은 우리 정부와 의회의 대응이 미국 의회의 대응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나라당은 남북교류 축소와 대북 지원 중단을 주장했다.

정부는 신속한 대응에 서툴렀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여론에 휘둘렸다. 언론은 자극적인 보도로 위협을 조장했다. 누구도 책임 있게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강경발언에 묻혔다. 모두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북-미 양자 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또한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남북경협을 지속하고 남북 간 교류 확대를 통해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한미관계에서의 지렛대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회도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나서야 한다. 북한 얘기만 나오면 이념의 낡은 틀에 매여 찬반으로 갈려 으르렁대서는 아무런 진전이 있을 수 없다. 남북경협 확대, 특히 개성공단의 성공을 위한 법적 뒷받침을 준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남북화해협력과 외교문제에 있어서는 초당적 협력을 모아야 한다.

‘남북관계의 신뢰’와 ‘북핵문제 해결’은 정비례

돌이켜보면 남북관계는 단 한 번도 장애물 없는 탄탄대로를 달려온 적이 없었다. 늘 크고 작은 문제와 갈등에 가로막혔으며, 인내와 결단을 요구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그랬고, 개성공단이 그랬고, 모든 한반도 화해협력의 결실이 그랬다. 하지만 결국 ‘남북관계의 신뢰’와 ‘북핵문제와 한반도 문제 해결’은 정비례한다. 지난 10년 동안 증명된 교훈이다.

미사일 위기와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하고, 미국은 즉각 북-미간 양자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이 모든 해법의 설계자로서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임종석 의원은 열린우리당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이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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