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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터뷰를 위한 13가지 방법
손병관 기자, 참말로언론학교 발제문
기사입력: 2004/06/15 [16:4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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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 설득력을 갖춘 입체적인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인터뷰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사건 사고이건 미담이건 우리나라 사람들은 도통 입을 열려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터뷰를 두려워하지 않는 신세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인터뷰를 하기로 한 핵심 인물이 입을 다물어 버리거나 핵심을 벗어난 답변에 맴돌 경우 기자는 돌아 버린다. 인터뷰도 기술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날카롭게 연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사는 취재원이 하고 싶은 이야기 속에 있기보다는 취재원이 감추고 싶어하는 부분에 있기 마련이다. 기사의 시작은 바로 취재, 그것도 인터뷰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인터뷰의 준비

= 인터뷰 주제에 대한 최대한의 자료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MVP로 선정된 야구선수와 인터뷰를 하는데 야구룰에 대해 묻는다면 당연히 곰바우 기자다.
= 인터뷰대상자를 만나기 전에 주변 인물을 통해 관련주제에 관해 충분히 취재하라. 가령 행정부의 담당과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답변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장관에게서 핵심을 뽑아내는, 장관만이 대답할 수 있는 답변을 끌어낸다. Ex)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 인물탐구
= 질문할 내용을 미리 준비하고 질문의 흐름을 정리한 다음 정리한 내용을 숙지한다. 그러나 노트에 기록한 질문 내용은 취재원에게 보이지 않도록 한다.

인터뷰의 자세

①질문자는 독자를 대신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독자가 무엇을 궁금해 할 것인지 항상 고민하도록. 지나친 저자세나 고자세는 금물.
②얘기를 듣는 것이 목적인 만큼 자신과 의견이 달라도 논쟁하지 않도록.
③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줘야 말을 끌어낼 수 있다.
④내가 긴장하면 취재원도 긴장하기 마련이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해 자신감을 갖고 인터뷰에 응한다.

질문을 하는 법

= 어떤 답변을 원하는 가에 따라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먼저 심사숙고한다. 무엇을(WHAT) 물을지 결정되면 어떻게(HOW) 물을 것인가를 고민.

▷구체적으로 묻는다.
아무개장관 성격은 어때요? → 성격이 급해요?, 술자리에서는 어때요?
경찰서에서 별일 있어요? → 오늘 변사있죠?, 폭행은 몇건이나 있어요?

▷우회적으로 묻는다.
요즈음 특별단속하죠? → 요즈음 집에는 잘 들어가요?
누구를 뽑을 예정이죠? → 어떤 사람을 뽑을 예정이죠?
(두 사람중 하나를 지목하라는 요구보다
질문을 돌려서 이런 사람이 좋겠다식으로 유도해 추론하는 편이 용이)

▷많은 취재원에게 조금씩 묻는다.
공범이 있는 범죄에는 쉽게 가담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한사람에게 모든 것을 물어보면 부담을 느끼기 쉽다.

예)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의 경우
검사방에 들린 기자가 검사로부터 "경찰이 또 일을 저질렀다지?"라는 말을 듣고 "그러게 말이야"하고 아는 척하자 검사가 "서울대 학생이라지" 답변을 했다. 이때 기자는 재치를 발휘해 다른 검사방으로 가서 묻기를 "서울대생 무슨과야?"라고 물었고 검사가 "천문학과"라는 대답을 했다.

기자는 서울대 출입기자를 통해 천문학과에 근래 나오지않는 학생을 찾았고 또 다른 검사를 찾아 "그 학생 어느 경찰서에서 그랬어?"하고 물었고 또 다른 방으로 가서 "죽었다지 아마"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종철의 고문치사사건은 이렇게 해서 밝혀졌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묻는다.

대답의 범위가 한정된 닫힌 질문이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A아니면 B라고 단정해 버리고 질문을 하면 C나 D의 가능성은 사라지기 마련이므로 질문을 써놓고 이런 질문에는 어떤 답변이 나올지를 미리 생각해보고 인터뷰에 응하도록 한다.

= 거리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할 경우 움직이는 사람보다는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에게 질문하는 것이 대답을 얻어내기 쉽다.
= interviewee의 시선을 주위로부터 자유롭도록 배려해야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을 의식하므로.
= 기발하거나 재치있는 대답을 원할 때나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의 대답을 원할 때는 여러 명이 모여있을 때가 용이.
= 질문은 짧게 해야한다 질문이 길어지면 대체로 대답이 짧아지는 경우가 많다.
= 인터뷰도중 순간적인 침묵이 흐를 경우 침묵을 깨지 않도록 한다.

※no comment의 경우 대부분은 수긍한다는 의미. 기사는 "상대는 묵묵부답이다"식으로 기사화 가능. 연구검토형 답변에는 추후 follow-up하도록.

<좋은 인터뷰를 위한 13가지 방법>

① 취재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순전한 자연환경을 취재할 때라도 사람(연구자)을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인터뷰는 모든 취재의 기본이다. 인터뷰를 어떻게 잘 하느냐에 따라 그 기사의 질은 달라질 수 있다.

② 인터뷰에 공식은 없다.

시기·장소·주제·독자대상·매체에 따라 인터뷰의 형식은 달라진다.

③ 응접실 인터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그 사람의 "본질"을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에서 하는 것이 좋다. 즉 시·공간적으로 진행중인 인물에 대한 인터뷰가 가장 입체적이다. 그래서 인터뷰는 인물만의 표박이 아니다. 현장과 인물의 "말"이 잘 어울려야 한다.

④ 가장 좋은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이다.

인터뷰 당하는 사람이 인터뷰를 했는지 안했는지 모를 정도로 물흐르듯 하는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말은 공동 기자회견장 이외에선 불필요한 것이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인상적으로 인터뷰를 당해본, 대조적인 두 경험을 했다.
어느 날 회사에 출근해 보니 신문에 필자가 인터뷰되어 실려 있다고 동료들이 말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 신문의 기자로부터 당신을 인터뷰하겠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 낌새도 채지 못했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그저 한담처럼 10여분 그 기자와 어울렸던 기억만이 있었다.

어느 학보사 기자가 인터뷰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그는 수첩을 꺼내 놓고는 한참동안 쑥스러워하며 머뭇거리더니 "인터뷰를 어떻게 하는 거예요"라고 되려 내게 물었다.

⑤ 취재대상의 성향에 따라 인터뷰하는 자세,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기자는 취재대상이 설정되면 직감적으로 협박·공갈·거짓말로 접근해야 할 것인지, 애걸복걸로 다가서야 하는 것인지, "첫 데이트" 하듯이 말을 걸어야 하는 지를 판단해야 한다. 기자는 대상에 따라 성격개조를 하는 "여우"일 필요가 있다.

⑥ 기자는 취재대상에서 믿음을 줘야 한다

건성으로 대하는 상대에게 자신의 진실한 말을 해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 이 기자와의 '만남'은 의미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취재대상이 갖게 해야 하는 것이다. 기자이기 이전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만남보다 더 소중한 말을 알지 못한다"는 말을 취재대상이 느낄 정도로 개개 대상에게 인상적인 만남을 줘야 한다.

⑦ 사전취재가 성공여부의 70%를 결정한다

사전취재는 어떤 인물을 선정해 인터뷰할 것인가부터 시작된다. 「한총련 출범식 2박 3일」을 취재하면서 인터뷰 박스기사를 싣고자 할 때 누구를 인터뷰하는 것이 그 기사의 주제를 가장 잘 부각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이 인물선정은 대부분 현장에서 이뤄진다. 현장에서 그 주제에 가장 잘 종속된 인물을 선정하려면 현장을 발로 누비면서도 현장의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공식인물(회장 등) 중심의 인터뷰는 필요 이외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전취재는 그 인물에 대한 사전 "뒷조사"를 말한다.
"뒷조사"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경력·저서·가족관계 등등. 특히 저서는 꼭 읽고 가는 것이 좋다.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대체로 10분정도 한담을 한다. 이때 취재대상에게 믿음을 콱 심어줘야 하는데 "구체적인 뒷조사"를 활용한다. 뒷조사가 잘 돼 있을 때 인터뷰 질문은 구체적일 수 있고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진행을 물 흐르듯 할 수 있다.

사전취재에서는 그 인물에게 독자가 무엇을 가장 궁금해하는가, 어떤 대답을 반드시 건네올 것인가를, 즉 인터뷰의 핵심적인 건더기들은 미리 선정해야 한다. 철저한 뒷조사는 했는데 그저 수다만 떨고 온다든가 너무 많은 것을 핵심없이 중구난방으로 듣고 온다면 정작 기사에 써먹을 건더기는 없을 것이다. 미리 끄집어 내야할 핵심이 무엇인가를 설정하고 그 대목에 집중적인, 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완벽한 사전취재는 인터뷰 기사의 구성까지를 미리 생각하고 그 구성에 따라 답을 얻어내는 것이다.

⑧ "기교" 이전에 "뉴스가치 있는", "의미있는" 인물을 인터뷰하는 것 자체가 성공여부를 결정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의 인터뷰에 응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귀찮아한다. 만약 김씨가 의미있는, 뉴스가치 있는 인물인데 인터뷰를 거부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여 성사시킬 것인가. "기어이 성사시키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박철언의 경우 ▲양공주 할머니의 경우 ▲학생 진달래의 경우

⑨ 인터뷰 중 현장, 대상인물의 차림 등에 대해 "즉흥적인 세심한 관찰"을 해야 한다.

그 속에서 구체적인 질문거리를 찾아내 구체적인 답변을 얻는다. 즉 노트에 미리 준비해간 질문이외에 그 무엇을 물을 것인가를 현장과 바로 그 인물에서 찾아내야 한다.

⑩ 후속질문은 취재대상의 답 속에 있을 수 있다.
답을 귀 쫑긋 세워 경청하면서 되받아 질문할 그 무엇이 있나를 분석해내야 한다.

⑪ 여러 명을 인터뷰할 때 답의 중복을 피하게 한다(한 현장에서, 혹은 각각 다른 현장에서 같은 주제를)

⑫ 불필요한 답이 길어질 때 과감히 말을 잘라서 본류로 이끌어야 한다

이때 "과감히"는 반드시 예의를 지켜가며 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 대부분의 취재대상은 인터뷰를 그렇게 많이 당해보지 않는 사람들이어서 횡설수설하는 경우가 많다.

⑬ 가능하면 그 사람의 어투와 말을 살려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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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관 기자는 <오마이뉴스> 청와대 출입기자입니다. 이 글은 참말로언론학교 제8회 사랑방좌담회 '인터뷰 기사 쓰기' 발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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