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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진의<황국시민을위하여>
‘정치깡패 원조’ 박춘금
일본 제국 중의원(국회의원) 두번 지낸 반민족행위자
기사입력: 2005/03/26 [07:4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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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과 분단 60년을 맞이하는 2005년, 과거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진실의 역사,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전 국민이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의 뼈아픈 역사 일제 식민통치하에서 민족의 고통을 개인의 영달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온 친일세력을 새롭게 조명해 과거사 청산에 작은 디딤돌이 되고자 ‘이 땅의 황국신민들’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합니다. (편집자 주)
일제시대에 살다간 조선인 친일파 중에 가장 출세한 사람은 누구였을까하는 생각을 한번쯤 하게된다. 물론 당시 직함만으로 출세했다 안했다를 판단하는 것은 좀 단순한 발상이지만 한정된 지면을 핑계로 한번 논해보도록 하자면 아마도 ‘박춘금’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박춘금
1932년과 1940년 두 차례에 걸쳐 일본 제국의 중의원(衆議院: 우리나라의 국회의원에 해당)에 당선된 그의 이력을 따라갈 조선인이 과연 있을까.

몇 해전 한국계로 미국 의회 의원을 지낸 김모씨를 상기해보자. 그를 대하는 우리나라 언론은 그를 한국 대통령보다 더 강한 파워맨으로 인식하는 듯 했다.
지난 2002년 박춘금의 묘지에 그를 기리는 송덕비가 있어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었다. 그 송덕비의 존재를 알고 가장 분개하고 치떨려했던 분이 아마 우리 연구소의 조문기 이사장님이었을 것이다.
그의 이력을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정치깡패의 원조라 할 만하다.
1891년 경남 밀양에서 출생한 그는 일본인 술집에 심부름꾼으로 있으면서 일본말을 배운 것을 밑천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노동판에 뛰어들었다.
그는 타고난 깡패 기질을 바탕으로 일본에 건너와 있던 조선인 노동자들을 조직하여 일선융화(日鮮融和)를 목적으로 한 상애회(相愛會)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관동대지진 이후에는 시체처리와 복구작업을 자청하고 나서 일본 당국으로부터 충성을 인정받았다. 이것이 그가 중의원까지 오르는 계기로 보인다.
박춘금은 전쟁의 막바지에 대의당(大義黨)이라는 친일단체를 만들어 1945년 7월 24일 오후 6시, 서울 부민관에서 ‘아세아민족분격대회’를 개최하는데 이 대회의 목적은 반일분자로 분류된 조선인 지식인들을 대규모로 전쟁터에 내몰기 위한 기만책의 일환이었다.
바로 이 대회장에 당시 19세 청년 조문기를 비롯한 3인이 연단 아래 시한폭탄을 설치해 대회를 무산시키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부민관폭파 의거]이다. 겨우 목숨을 건진 박춘금은 일본 경찰당국이 내건 현상금에 자신의 사재를 더 보태 조문기 등을 잡는데 혈안이 되었으나 그러기에는 시간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곧 해방이 되자 박춘금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일본으로 도망하여 1970년에 그곳에서 죽었으나 그의 묘지는 현재 출생지인 경남 밀양에 있다. 게다가 그와의 각별한 우정(?)을 그리워하는 일본의 어느 단체에서 그의 공덕(한일양국의 협력)을 기리는 비석까지 세워주었다.
연구소 회원들은 그 비석의 자진 철거를 유족에게 요구한 상태지만 그의 유일한 유족인 딸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밀양역에서 박춘금 비석의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 도중 도로를 지나는 시내버스에는 ‘충절의 고장 밀양’이라는 표어가 써 있는 걸 본 적이 있다.
아마도 이 지역 출신의 항일운동가인 김원봉, 윤세주 선생을 자랑하면서 적어 놓은 구호로 보이지만 왠지 그 구호가 공허하게 느껴졌다.

* 방학진 기자는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으로 친일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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