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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소년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지
강현욱기자의 어린이세상 2
기사입력: 2004/06/15 [16:4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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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와 아빠는 하루에 한번씩은 싸우셔요. 어제도 저녁 드시면서 이렇게 싸우셨어요.
"어? 이거 보리잖아? 당신,보리는 내 체질에 안맞는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당신도 고혈압에 좋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몸을 차게 만들어서 고혈압에 안좋대."
"아 보리가 어디 있다고 그래? 한톨이라도 찾아봐."

전 옆에서 밥먹는 중에 이런 말이 튀어나올 뻔했어요. '아 진짜 둘다 싸우지 마세요. 매일 싸우고 이럴거면 뭣하러 결혼했어요?'
하지만 예전에도 그런 식으로 말했다가 혼 난적이 있는 저는 그런 말을 함부로 입밖에 내지 않았죠. 문제는 오늘이었어요. 아빠랑 보험금 내고 오는데 엄마께선 서울대 병원에 가셔서 계시지 않으셨죠.
그런데 저는 오늘 아침 잠결에 들은 외침에 대해서 물어 봤어요. 아빠께서 아침에 소리 지르셨거든요. 아마도 이렇게 소리를 지르셨을걸요?
'이 자식아 빨리해!'였든가? 잠결에 들어서 잘못 들었어요. 그러나 '이 자식아'는 확실해요.
아빠는 이렇게 설명하셨어요. "아 니네 엄마가 말을 퉁명스럽게 하잖아 잔소리도 하고...그리고 여자가 말을 교양 있게 해야지 말야. 니네 엄마한테 이렇게 전해, 말 교양스럽게 하지 않으면 이혼할지도 모른다고."
그 말을 듣고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어떻게 사랑하는 아들 앞에서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해요? 이혼 하면 얼마나 슬퍼지는데 엄마 따라 드라마를 많이 봐서인지 저는 이혼이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충격적인지 알고 있어요. 어른들 입장에서는 그냥 결혼했다가 다시 해어지는 것이지만 어린이들에겐 엄마와 아빠 중 한 명을 잃게 되는 슬픈 일이지요. 제가 그런 꼴이 되다니... 그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죠. "그건 둘다 잘못했어요. 아빠는 뭘 그렇게 엄마께서 애써 만드신 음식을 트집잡으세요? 이건 영양이 뭐 어떻고 나한텐 뭐가 어째서 해롭고 저도 지긋지긋할 정도인데 엄마는 얼마나 지겨우시겠어요? 그리고 엄마는 아빠 말대로 그냥 보리 안들어 갔다고 하면 되지 뭣하러 투덜거리며 짜증 내며 말씀을 하세요? 그러니까 아빠께서 먼저 사과하세요."
그러나 아빠께서는 "아내가 남편의 건강을 위해 미리 알아보고 음식을 만들지는 못할 망정 퉁명스럽게 말이나 하는 아내에게 사과할 수는 없다."
저는 곧바로 내 방으로 들어가 눈물을 왈칵 쏟았어요. 그러면서 이렇게 생각했죠. '어떻게 엄마를 전혀 사랑하지 않고 서야 사랑하는 아들 앞에서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말을 엄마한테 전하라고 하다니... 서로 사랑하지 않고 맨날 싸울거면 결혼하지를 말아야지 사랑하지도 않는데 결혼하면 뭐해?'
어쩌다가 자살까지 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까지 들었죠. 그래도 어린이들은 싸운 다음날이든 한달 후든 화해는 하는데 우리 부모님은 저더러 친구랑 싸우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싸우시는 데다가 화해도 안하시니 제가 부모님께 싸우지 말라고 가르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될 지를 모르겠어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더니 제게 꼭 그꼴이네요. 우리 부모님이 이글을 읽으신 뒤 싸우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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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욱기자는 서울 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입니다. 그림은 중견화가인 박종수(사진) 선생님이 <참말로> 창간을 축하해 제공해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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