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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시대의 숙제이자 진보의 과제
검찰개혁을 보는 진보의 분열된 시각
기사입력: 2020/12/05 [11:1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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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찰개혁을 보는 진보의 분열된 시각
 
작년 ‘조국사건’에 이어 최근 ‘윤석렬 사건’에 대한 진보의 입장이 다시 여러 갈래로 분열되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총장이 해당 사건 이해관계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JTBC  홍석현 회장과의 부적절한 접촉, 판사사찰 등 6가지 이유로 윤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정지를 요청했다. 추법무장관은 윤총장의 공식 해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추법무장관과 윤검찰총장의 법적소송과 이를 보도하는 각 언론과 정치권의 여론전이 국민적 관심사로 되고 있다. 이 사태의 본질과 바른 해결방향은 무엇일까? 먼저 여러 주장을 들어보자. 
 
첫 번째로 민주당의 입장이다. 추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사법개혁의 핵심사안으로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와 같이 추진해야 할 지난 적폐청산의 핵심과제로 보는 시각이다. 민주당 지지자와 개혁을 지지하는 촛불세력의 많은 사람이 이러한 입장에 있다. 당연히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렬 직무배제와 해임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언론사로는 친민주당 매체와 오마이뉴스가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반대로 민주당을 법치를 유린한 독재로 보고 이런 검찰의 저항을 ‘검란’이라 칭하며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수호’로 보는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월성1호기 수사를 무마하려는 무리수, 사법부와 검찰의 분열을 초래하는” 행위로 추장관을 비난했다. 국민의힘과 조중동 주류언론은 이러한 시각을 유포하고 있다.  
  
세 번째로 이 사건을 집권 민주당과 국민의 힘 보수양당 사이의 권력투쟁과 이전투구로 보는 시각이다. 민주당이 표면적으로 적폐청산,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을 은폐하고 민주당을 방어하려는 권력투쟁이라는 시각이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로 민생이 엉망인데 권력투쟁으로 이전투구하고 있다고 양당을 비난한다. 일부 진보단체와 진보정당들의 입장과 한겨레, 경향신문도 이러한 입장에 기울어있다. 여기에 더해 심지어 윤석렬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웃지 못할 해설까지 더해 지기도 한다.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고 복잡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촛불항쟁으로 등장한 민주당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촛불시민, 진보개혁세력과 함께 사회개혁을 추진할 의지가 있었다면 이렇게 전선이 분열되는 복잡한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의 검찰개혁을 모두 지지했을 것이다. 아직도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 씨처럼 진상규명을 위해 48일 단식투쟁을 하다 쓰러져야 하는가. 너무하지 않은가? 4.27판문점 선언이 후 대통령이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남북화해를 연설하고도 2년이 지나도록 접경지역 삐라(대북전단)살포 금지법하나 만들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부동산 폭등 방치와 최근 노동법 개악 시도는 무엇인가? 
 
거대 집권 민주당의 어설픈 표리부동의 개혁의지와 개혁후퇴가 모든 사안의 개혁동력 상실의 근본원인이다.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의 대중적 요구와 명분에도 불구하고 촛불과 진보개혁 세력이 민주당 개혁에 혼란스러워하는 일차적 원인은 민주당 자업자득의 결과이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개혁, 검찰개혁은 시대의 숙제이다
 
대한민국 검찰은 한마디로 괴물이다. 이 괴물이 해방 후 처음으로 해체되는 수순에 있다. 그 것이 작년부터 윤총장과 검찰-언론 네트웍의 반발이 시작된 근본이유이다. 대다수 정상국가에서 수사권과 기소권, 지휘권이 분리되어있지, 이를 한 손에 모두 쥐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나라는 거의없 다. 대다수 국가의 형사사법제도에서 작동하는 체계는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 재판은 법원’이 역할을 조정분담하며 상호 견제하는 분립구조이다. 
 
이 괴물을 처음 만든 것은 일본 제국주의이며, 이유는 조선총독부가 식민통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검찰에 모든 권한을 몰아준 것이 지금까지 유지되고있는 것이다. 일제 사법행정의 근간은 공정한 수사나 사건 심의를 중시하는 재판이 아니었다. 일제가 무소불위의 검찰중심으로 사법체계를 운영한 것은 식민통치에 그 어떤 균형과 견제나 인권, 민주주의가 번거롭고 불필요했기 때문이다.
 
해방 후 청산되었어야 할 기형적 검찰은 식민지 잔재의 청산 없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는 시기에 정권의 통치수단으로 오히려 더 활용하고 커졌다. 예속 독재정권이 군부와 검찰을 체제유지의 수단으로 더 키웠다. 법원도 마찬가지다. 공룡 검찰에 더해서 균형과 정의가 없는 법원이 공생하는 대한민국 사법 기득권 구조를 만들었다. 법원도 검찰 못지않게 사법개혁에 거부감이 강하다. 지난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는 대법원장 1인에게 인사, 법원행정 권한이 너무 집중되어 대법원장이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과 1987년 6월 항쟁, 2016년 촛불투쟁을 거치며. 초보적 민주주의 시대가 열리자, 과거 폭압적 중앙정보부, 정치군부의 힘은 약화되었으나 상대적으로 법원과 검찰의 지위와 그 사회정치적 영향력은 매우 커졌다. 검찰이 정치인을 죽이고 살리고 정치를 좌우 할 수 있는 검찰의 시대가 온 것이다. 검찰수사와 기소의 편파성과 불공정성, 인권유린의 폐해를 해마다 보고 있으며 지금도 보고 있다.
 
해방 후 70여 년 만에 촛불시민이 법원민주화,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등 사법개혁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법안이 올해 진통 끝에 통과되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에서 벗어나 수사종결권을 확보하고, 공수처가 고위공직자에 대한 우선 수사권과 판검사 기소권을 갖게 된다. 검찰이 검경 수사조정권의 하부 법안 방해를 통해 이를 저지하는 것이 여의치 않고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해 내년 법적 실행단계로 들어가자 그들의 위기의식과 반발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들 집단은 위기에 처한 자신의 70여 년 기득권과 반공분단체제 수호를 위해 자신들과 공생하던 조중동, 국민의 힘과 공조하여 사태의 본질을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수사’로 흐리며 정국을 심히 어지럽히고 있다. 윤석열 총장이 직무배제에서 하루 만에 업무복귀 후 ‘월성원전 수사’지휘를 통해 청와대와 대립하며 그 무슨 정의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려한다. 검찰이 정치꾼이 다 되었다. 
 
조중동등 수구언론은 이를 부추기며 이를 ‘검란’으로 승격시키고 있다. 이들이 헌법가치나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운위하는데 이는 기만이다. 이들의 한 번도 자신들의 추악한 과거사를 반성한 적이 없다. 체질적으로 개혁정권과 개혁을 반대하며 수구분단 기득권체제와 공생했던 집단이다. 이들이 보기에는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때때로 정권과 충돌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정의, 민주주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변하는 정치적 환경과 자신들의 처지와 이해관계에 따라 공생의 파트너가 변하는 것뿐이다. 이들이 사라져야 민주주의가 산다.
 
촛불시민에 떠밀려 어쩌다 이 사법개혁을 각오와 준비 없이 진짜 건드리게 된 민주당은 노무현대통령의 전철을 반복하였다. 검찰개혁을 순진하게 생각한 무능한 조국이 두서없이 먼저 당했고, 지금은 추미에 장관만 바라보고 있다. 정 총리는 뒷짐 지고 여론 관리하고, 정작 윤석렬을 임명한 문 대통령은 아직도 양반행세다.
 
3. 검찰 독립과 중립성 논리, 먼저 힘을 빼고 균형과 견제가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고전적 진보입장에서는 국가와 정권기관, 언론 등은 결코 중립적일 수 없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맑스의 ‘국가는 계급지배의 도구’라는 유명한 명제처럼, 진보는 검찰을 정권기관의 일부로 본다. 즉 검찰을 정권의 도구로 보는 논리를 인정한다. 오히려 가능성이 희박한 검찰의 독립성 중립성 문제를 논하는 것이 대중 기만적이라 본다. 따라서 권한분산 문제보다는 검찰에 대한 민주정권의 민주적 통제나, 정권의 진보적 성격이 검찰의 성격을 그대로 좌우한다고 본다. 그래서 공허한 사법부나 검찰의 중립성이라는 말보다, 검찰의 ‘민주적 통제’ 또는 진보적 통제라는 개념을 선호한다.
 
이와 유사한 논리를 검찰개혁 실패의 교훈 속에서 깨닫고 언급한 사람이 고 노무현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검찰에 정치적 중립과 독립의 자유를 주면 줄수록 그들은 그 자유와 독립성을 명분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확대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데 쓸 수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한국에서 검찰의 중립성에 대한 논의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서구 부르주아 혁명 이래로 자본주의하에서 민주주의 이론은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 등 삼권 분립과 사법부안에서도 여러 권한을 분산하는 견제와 균형이론이 중심이다. 그러나 크게 보면 자본주의 체제가 가진 자들의 기득권을 주로 유지하는 법과 체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균형이론도 한계가 명확하며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 사법개혁의 수준은 노무현 대통령이 시사했던 검찰의 ‘민주적 통제’ 라기보다 ‘민주당적 통제’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민주적 시민적 통제 수준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당이 그 이상을 실행할 의지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촛불시민도 검찰의 시민적 민주적 통제라는 개념까지는 요구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사법개혁, 검찰개혁은 서구의 일반 민주주의 수준의 균형과 견제의 수준이다. 그러나 그 수준도 아주 절실히 필요한 오래된 시대의 숙제이다.
 
사실 사법부와 검찰이 지난 민주화 과정에서 상당히 민주화, 정상화되었다면 공수처(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처)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수준의 검찰개혁안과 검찰의 지속적 개혁 후퇴 시도를 보면 여전히 검찰의 권한은 상당히 강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수처도 예정대로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야당이 주장하는 라임,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집권여당과 정치권 관련 수사도 중요하나 크게 보면 이는 일시적 유불리이며 부차적이다. 이 기회에 우선 제도적으로 검찰을 균형과 견제 위에 통제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차후 누가 집권을 하든 검찰의 전 근대적 과대 권한을 제거하고, 기득권 특권세력의 비리가 복수기관의 견제와 균형 속에 수사되고 공개되어 함부로 날뛸 수 없는 유리한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4. 한국적 특수성, 예속정권의 한계와 개혁 
 
한국진보는 한국적 특수상황에서 사회운동을 한다. 한국 사회를 특징짓는 가장 특수한 현상은해방 후에 만들어졌으며 그것은 ‘예속성’과 ‘전시 분단체제’이다. 해방 이후 일제가 물러간 자리를 대신해 미국이 들어와 패망한 일본을 동북아 자본주의 맹주로 부활시켰다. 대한민국이 통일된 자주독립국이 아니라, 반소반북 분단국으로 만들어진 것이 불행의 시작이다. 한국전쟁을 경험하며 한국 진보의 싹은 거의 민간인 학살로 제거된 나라이다. 대한민국은 전후 누구도 예상못한 4.19 혁명이 발생했고 줄기차게 광주항쟁, 촛불항쟁을 거치며 70여년 간 이렇게 자주화 민주화운동이 진척되었다. 어찌보면 전쟁과 분단속에서 있을 수 없는 역동적 민주화가 진척된 신기한 나라이다.
 
민주당 정권의 성격도 서구 일반 자유주의 정권과는 많이 다르다. 개혁을 표방하지만 친미예속적 정권이다. 한국 민주화 투쟁의 열기로 자유주의 세력이 권력을 일시적으로 잡아도 미국이 만든 기본 틀인 반북 분단체제, 국가보안법체제, 외세의존 재벌체제, 친미사대주의 언론과 보수적 국가 관료체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집권은 시작이며 집권을 해도 포위되며 얼마 못가 다시 되돌아 간다. 그것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의 경험이다. 한국은 사회전반에 요직에서 숨어 움직이는 자발적 검은 머리 미국인, 매국노가 너무 많은 나라이다. 미국은 한국에서 결코 단순한 외세가 아니다. 내부에 뿌리박은 내부에 군림하는 한국의 군사권과 정치적 지배력을 가진 정치세력이다. 
 
민주당이 국민의 개혁열망을 안고 집권하여 개혁성을 표방하나 개혁의지는 항상 박약하다. 노무현대통령이 계획 없이 ‘반미면 어떠냐’ 호기를 부리다 결국 당한 역사를 문재인 정부도 잘 알고 있다. 그것이 성주 사드를 도입하고 개성공단을 재개하지 못하며 4.27판문점 선언을 지키지 못하는 근본이유일 것이다. 한국 자본주의가 아무리 발달해도 정치적, 경제민주화 수준은 초보적이며 후진적인 이유는 이러한 예속분단 체제 때문이다. “자주없이 민주없다.” 말의 의미를 새겨 보아야 한다.
 
진짜 진보와 개혁은 국민과 민중들이 정치의식이 민주당과 미국을 스스로 넘어서는 곳에 있는데 아직은 멀어 보인다. 한국진보의 이러한 민주당의 갈팡질팡 노선에 대한 진단과 입장도 상당히 일관된다. 자주민주통일을 위해 싸우는 대중과 언제나 함께하며 국민의힘과 같은 검은머리 미국당, 수구보수 정당을 우선적으로 깨며 장기적으로 투쟁 속에서 민주당을 넘어서는 것이다. 민주당이 민중의 요구를 받아 개혁을 추진하면 공조, 지지하는 것이고 후퇴하거나 역행하면 민중과 함께 비판하고 싸우는 것이다. 
 
진보에게는 아직 칼자루가 없다. 그렇다고 한국 진보가 사법개혁, 검참 개혁을 보수양당의 이전투구로 보며 강건너 불구경을 하는 것은 근시안이다. 한국진보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원하는 국민대중과 함께 더 철저하고 과감한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검찰개혁을 주문해야 한다. 민주당이 예뻐서가 아니라 쉽게 오지 않는 기회가 왔을 때 우리 시대의 거악집단을 먼저 청산해야하는 것이 역사의 순리이다.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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