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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강물결 시인의 '스승 같은 제자'
[사람시선] 강의실 앞자리에 앉은 그녀의 눈은 빛났다
기사입력: 2020/11/12 [12:0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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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일보의 [사람시선] 제1편으로 강물결 시인의 '스승 같은 제자'를 싣는다. <편집자>



스승 같은 제자
 
 
매미 소리가 쩡쩡 울리던
 
길고 무더운 여름이 가고
 
가을학기가 시작될 무렵
 
강의실 앞자리에 앉은 그녀의 눈은 빛났다
 
한마디 말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강의가 끝난 후 휴식시간에
 
조용히 연구실 문을 두드리고 나타난 그녀는
 
항의하는 듯 나에게 물었다.
 
“교수님은 통일을 역설하시는데
 
실제로 통일운동에 얼마나 참여했습니까?”
 
 
 
나는 당황해서 얼버무렸다
 
“이론도 일종의 실천이 아니겠어요?”
 
그 후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평등한 세상과 통일을 위해 투쟁하는 그녀는
 
나의 스승 같은 제자가 되었다
 
 
 
그녀는 오빠 덕분에 여대생이 되었다
 
순박했던 오빠는 베트남에서 전사하고
 
그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화병으로 죽고
 
그녀는 어머니와 함께 시골 고향을 떠났다
 
그녀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했고
 
어머니는 시장 길목에서 채소를 팔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사라졌다
 
온다 간다 말 한마디 없이 사라졌다
 
지쳐 눈물도 말라버린 어머니가 보인 쪽지엔
 
깨알 같은 그녀의 마지막 말이 나타났다
 
“어머님, 통일이 되고 평등한 세상이 오면
 
돌아와 많이 효도하겠습니다.”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강물결 시인의 본명은 강대석이다. 통일을 염원하는 유물론철학자로서 <사람일보>에 ‘유물론 강의’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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