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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반쪽이 된 아리스토텔레스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유물론 강의 11
기사입력: 2020/07/14 [00: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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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반쪽이 된 아리스토텔레스

 

▲ 아리스토텔레스     ©사람일보

로마시대를 거쳐 서구는 중세로 넘어간다. 중세에는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했으며 철학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세신학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 특히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이용하여 교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중세신학은 먼저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더 정교하고 합리적적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는 유물론적 요소와 관념론적 요소가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제1실체라는 질료를 가정할 때 그것은 바로 유물론의 핵심이었다. 제1질료는 창조되지 않고 원래부터 존재하는 물질적인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유물론을 철저하게 관철하지 못하고 제1형상이라는 관념론적 요소를 포함시켰다. 제1형상은 플라톤의 이데아를 연상시키는 물질운동의 최종목적이 된다.

 

중세철학에서는 철학이 신학의 시녀노릇을 했고 본래의 철학은 어둠에 갇혀있었다. 서양의 중세가 ‘암흑의 시대’로 표현된 이유의 하나도 그것 때문이었다. 중세신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물론적 요소에 침묵을 지키고 관념론적 요소만 부각시켰다. 다시 말하면 아리스토텔레스를 반 쪽 낸 것이다. 그것을 어떤 철학사는 ‘탁발된 아리스토텔레스’라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여 유물론적 요소가 포함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과 같은 저술이 일반에게는 철저하게 차단되었다. 신부들에 의해서 관념론적으로 해석한 아리스토텔레스만이 허용되었고 그것이 모두인 것처럼 가르쳐 졌다. 그러다가 중세 말기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그대로 번역한 아라비아의 책들이 서구에 유입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진면이 차차 드러나게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에서 시작된 신의 존재증명을 토마스 아퀴나스를 비롯한 많은 신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이용하여 보충하고 논리적으로 증명하려고 노력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제1형상이 모든 운동이나 변화의 원인이고 목표라는 논리를 근거로 자연의 운동이나 변화의 근원이 신이라는 결론을 내는 것이다.

▲ 토마스 아퀴나스     © 사람일보

그러나 그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왜곡하는 견강부회적인 이론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제1형상은 사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그러므로 그러한 신은 ‘아무런 작용도 하지 못하는 불행한 신’이 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훗날 독일의 철학자 칸트가 지적한 것처럼 신이란 그 존재가 증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믿음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러나 종교와 신학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불합리한 것을 합리적인 것으로 바꾸어 놓으려 하였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머리를 싸매고 논증한 신의 존재증명은 관념론철학자들에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유물론철학자들에게는 자연의 진리를 왜곡하는 무용한 노력이었다. 중세 신학자들이 제시한 신의 증명에는 이미 완전한 존재로서의 신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증명되어야 할 내용이 이미 전제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철학으로 예술읽기』(2020), 『유물론의 과거와 현재』(2020)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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