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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신화와 철학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유물론 강의 3
기사입력: 2020/05/19 [00: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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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화와 철학

 

▲ 포이어바흐     ©사람일보

모든 인간은 삶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제기한다. 모든 민족에게는 먼저 신화가 존재했었다. 우리의 조상들도 마찬가지였다. 삶은 영원한 수수께끼에 속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해명을 둘러싸고 신화와 철학이라는 두 경향이 나타났다.

철학적인 사유가 발생할 때까지 인류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었던 신화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자를 가정하였다. 신화는 대부분 원시공동사회를 지탱해주는 생활이념이었다. 철학적인 물음이 시작된 것은 원시공동사회가 무너지고 가족과 개인의 사회의식이 형성되면서부터였다.

신화에 의거하여 모든 현상을 해석하였던 시대에는 개인의 독자적인 사유는 허용되지 않았으며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사유재산이 발생하고 노동이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으로 분리되면서 정신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여유를 갖고 자연과 인간을 성찰할 수 있게 된 것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철학이 발생할 수 있는 객관적 조건이었다.

전통적인 신화와 거기서 발생하는 세계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비로소 철학적인 사유방식이 등장하였는데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우리는 ‘뮈토스(mythos, 신화)에서 로고스(logos, 이성)로의 발전’ 이라고 부른다.

  

신화적인 사고를 벗어나 인간과 자연을 그 자체의 법칙에 따라 해석하려는 태도는 과학의 정신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리스 초기의 철학에서는 과학과 철학이 혼합되어 있었다. 철학은 과학이 제공하는 모든 지식을 이용하여 인간의 삶이 지향해야 할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철학은 결코 과학과 분리되지 않는다. 과학 없이 철학은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과학을 떠난 철학은 사변적이고 주관적인 환상에 머물기 쉽다. 이런 의미에서 종종 철학은 항해 중의 나침반에 비유되기도 한다. 배를 움직여 가는 것은 과학적인 기술과 그것을 유도하는 전체적인 방향감각이다.

어중간한 철학은 상식이나 상상에 의거하지만 진정한 철학은 과학적인 지식을 밑받침으로 한다. 과학이 어떤 특수한 영역에 국한하여 그 영역을 연구하고 거기서 나오는 전문적인 지식을 우리의 삶에 유용하게 쓰이도록 도와준다면, 철학은 특수한 영역의 연구보다 전체적인 연관성을 중시하면서 삶의 의미를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신화가 발전하여 생겨난 종교도 삶의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해답을 주려 한다. 그러나 종교에서는 신화에서처럼 절대적인 진리가 계시를 통하여 주어진 반면, 철학에서는 인간 스스로 독자적인 힘을 통하여 그 진리를 찾아가는 데 양자의 구분이 있다.

계시된 진리의 내용을 이성으로 분석하고 비판하려는 사람은 종교를 갖기 힘들다. 종교에는 무조건 믿어야 되는 진리가 확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종교가 믿음을 강조한다면 철학은 이성적인 사고를 강조한다.

▲ 괴테     © 사람일보

철학에서는 절대적으로 타당한 고정된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수한 철학자들이 나름대로 진리를 주장했지만 과학적 발전에 따라 그것은 비판되고 수정되었다. 신화에 가까운 종교적 해결방식을 벗어나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토대로 삶을 분석하고 해명하려는 것이 철학의 과제이다.

그러므로 독일철학자 포이어바흐는 “종교에서 멀어질수록 참된 철학이 된다”라고 밝혔고, 독일의 문호 괴테는 “과학이 있는 사람에게는 종교가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유물론의 과거와 현재』(2020)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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