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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실증주의와 도덕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실증주의철학 비판 34
기사입력: 2020/04/03 [00: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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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실증주의와 도덕

 

▲ 니체     ©사람일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생활 속에서 도덕이 발생하며 철학은 그 근거와 본질을 이론적으로 규명하려 한다. 절대적인 규범을 내세우는 형이상학적인 도덕철학에 반대하여 니체는 『도덕계보학』, 『선악의 피안』 등의 저술에서 인간의 창조적 가치는 선과 악을 넘어서 있다고 주장했다.

생철학, 실존주의, 실용주의 등 현대의 주관적 관념론은 니체의 주장과 같은 도덕적 상대주의를 들고나온다. 여기서 실증주의도 예외가 아니다. 실존주의자들은 도덕적 이상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데 비하여 신실증주의자들은 도덕에 대한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데 차이가 있을 뿐이다.

  

도덕에 관한 신실증주의적 근본명제는 도덕적 평가와 규범에 옳고 그름이라는 논리적 척도가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선하다’, ‘악하다’와 같은 도덕적 진술은 검증불가능하며 그러므로 진술자체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이비명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극단적인 주관적 관념론철학에서 도출되는 필연적인 결론이다. 왜냐하면 행위자의 객관적 실체도 없고 그 행위를 유발하는 객관적 법칙도 없으며 모든 것은 주관의 느낌이나 의식 속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철학이나 중세의 스콜라철학에서처럼 선과 악의 절대적인 규범을 만들어 놓고 그에 따라 인간의 도덕적 행위를 평가하는 방법은 오늘날 그 근거를 상실했다. 도덕평가는 어느 정도 상대적이다. 시대, 장소, 종족에 따라 그 평가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도덕의 상대적 측면을 절대화시키는 주관주의도 일종의 형이상학이다. 도덕은 상대적인 측면과 보편적인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적 행위의 주체는 개인이지만 개인은 사회를 떠나 존속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의 도덕적 행위는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결과에 따라 평가된다.

▲ 강대석 저서 <현대철학의 이해>     ©사람일보

어떤 행위에 연관되는 술어가 논리적으로 검증되느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고 그것이 주변인간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가 문제가 된다. 도덕적 행위에 대한 진술의 논리적 검증이 불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은 현실적인 삶을 떠난 이론가들의 말장난에 불과하다.

왜 실증주의자들은 복잡한 논리를 사용하여 이러한 말장난을 고안해 내는가? 사회의 본질로서 사회발전을 이끌어가는 보편적인 법칙을 부정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가들은 근본적으로 악하다. 물론 그것은 논리적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 속에서 실천적으로 증명된다.

그러나 착취의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는 실증주의자들에게 자본가들은 한없는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악의 실체도 없고 자본가의 착취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본가들은 아무 거리낄 것 없이 계속 이윤추구에만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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