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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쇼펜하우어의 역사관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실증주의철학 비판 10
기사입력: 2020/01/11 [00:0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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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쇼펜하우어의 역사관

 

▲ 쇼펜하우어     © 사람일보

쇼펜하우어의 반이성주의는 그의 역사관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의 철학에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연상시킬 정도로 역사의식이 결핍되어 있다. 역사발전을 도외시하는 인도의 철학과 유사함을 보인다.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세계의 본질인 의지는 시간과 무관하다. 세계의지 자체는 역사를 갖지 않는다. 비역사적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결코 학문으로 성립될 수 없다. 쇼펜하우어에 의하면 역사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으며 방향도 목적도 없고 특히 법칙성을 갖지 않는다. 인류나 민족과 같은 것도 추상적인 개념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것은 개인뿐이다.

쇼펜하우어의 역사관에서는 사회를 무시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드러난다. 쇼펜하우어에게는 자아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개인이 있을 뿐이며 이러한 개체도 그의 배후에 숨어 있는 맹목적 의지의 장난감이다.

이러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경쟁을 원리로 삼는 자본주의사회를 철학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사회보다는 개인이 앞서고 개인보다는 보이지 않는 자본이 앞서며 이러한 사회에서는 약육강식이라는 동물적인 법칙만이 지배한다.

 

쇼펜하우어는 합리적이고 낙관주의적인 철학에 반기를 든다. 그는 무엇보다도 발전의 개념을 거부한다. 발전이란 시간 개념일 뿐이며 시간은 현상에 속하는 어떤 것이다. 세계의 본질인 의지는 무시간적이다. 그러므로 의지를 역사적으로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변화와 발전을 거부하는 점에서 쇼펜하우어는 헤겔과 정반대의 입장에 선다.

결국 쇼펜하우어는 역사 자체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염세주의에 빠진다. 역사란 본능이나 우연의 소용돌이에 불과하다. 역사 속에 똑같은 비극이 반복된다. 개인의 비극과 마찬가지로 민족이나 제국도 몰락을 벗어나지 못한다. 우둔, 오만, 잔인, 비열, 비인간적인 것 등이 역사 속에서 승리한다.

  

▲ 강대석 저서 <왜 유물론인가?> 표지     © 사람일보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적이고 정적인 역사 파악은 진보에 등을 돌리고 체념에 빠진 서구 부르주아지의 절망감을 나타내 준다. 여기에는 특히 혁명의 좌절로 침체되어 있는 독일 지식인들의 체념의식이 잘 표현되어 있다. 정치적으로 후진 상태에 있었던 독일 지식인들은 철학이론으로 시민혁명을 완성하려 하였으나 실천적으로 사회를 변혁하려는 자신감을 상실하였다.

귀족과 군주에 의존하여 연명하며 시민혁명을 관철할 능력이 없었던 이들은 계속되는 사회발전에 동참할 수 없었다. 이들의 일부는 나폴레옹의 개혁정책 속에서 자유에로의 이상을 찾기도 했지만 나폴레옹이 물러나고 유럽에 다시 반동적인 복고주의 기운이 강화되자 대부분 비합리적인 혹은 신비적인 도피처를 찾거나 쇼펜하우어처럼 염세적이 되어버렸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조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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