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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쇼펜하우어의 의지철학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실증주의철학 비판 8
기사입력: 2020/01/03 [00: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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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쇼펜하우어의 의지철학

 

▲ 쇼펜하우어     © 사람일보

부르주아 고전철학을 비판하고 생철학의 입장에서 서구 현대철학의 선구적인 역할을 한 철학자가 쇼펜하우어(Schopenhauer, 1788-1860)였다. 쇼펜하우어는 1819년의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에서 철저하게 반이성적인 철학을 들고나왔다. 그는 이성이 인간과 세계를 주도해간다는 종전의 철학을 부정하고 반대로 의지가 이성을 지배하고 주도한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이성 대신에 의지를 중심으로 하는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기 위해 이전의 철학에서 경시되었던 남녀간의 성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그는 사랑의 근원을 생식본능에서 찾았고 그러므로 사랑 자체도 종의 보존을 위해 맹목적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무의미한 행위로 간주하였다.

  

쇼펜하우어에 의하면 세계의 본질은 의지이고 의지는 이성적이 아니며 비합리적이고 맹목적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본질은 사유나 이성이 아니라 본능과 연관되는 의지다. 의지는 사유나 의식 혹은 이성과 같은 것들을 도구로 사용한다. 의지는 불구의 이성을 어깨에 메고 있는 힘센 장님과 같다. 얼핏 보기에 인간의 행위를 이성이 이끌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는 힘은 의지로부터 나오는 충동이다. 이성은 의지에 의해서 밀리고 있으며 의지의 심부름꾼일 뿐이다.

인간의 육체는 시·공간 속에서 객관화된 의지이다. 인간의 가장 심오한 내면에 의지가 도사리고 있다. 인간의 의식은 피로해지고 수면을 필요로 하는 반면 의지는 피로를 모르며 계속 움직인다. 인간이 자는 동안에도 의지의 표현인 심장과 맥박은 활동하고 있다. 의지는 불사불멸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질뿐만 아니라 세계의 본질이 의지이기 때문이다.

죽음과 더불어 인간의 개별적인 의지가 소멸한 후에도 세계의 본질인 의지는 계속 살아서 움직인다. 의지는 유기체에서뿐만 아니라 자연이라는 거대한 무기체 속에도 숨어 있다. 천체를 움직이는 힘이라든가 물질을 화합 분산시키는 화학적인 힘도 무의식적인 세계의지에서 나온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지적 능력이 의지에 반하여 2차적이라는 사실을 생리학적으로 증명하려 한다. 신생아의 발달과정에서 사유능력이 2차적으로 발전하는 것, 수면중 이성의 활동이 정지하는 것을 그 예로 삼는다. 그는 이성을 유기체의 부속물로 규정하면서 철저한 비합리주의에 빠진다.

▲ 니체     © 사람일보

유기체 내에서도 이성이 자리하는 뇌 조직은 생산기관이라기 보다도 소비기관이다. 유기체의 활동은 많은 경우 이성의 작용이 없이도 진행된다. 이렇게 사유기능과 의지를, 지성과 감성을 이원적으로 대치시키는 데서 쇼펜하우어의 반주지주의적 경향이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훗날 니체도 소크라테스의 주지주의를 비판하고 있으며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은 많은 철학자들이 의식과 무의식, 정신과 삶을 이원적으로 대치시킨다. 무의식에 도사리고 있는 성본능을 인간행위의 근본원인으로 해석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나 감성의 역할을 절대화하는 낭만주의문학가들도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게 된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조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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