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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주둔비 6조 한푼도 줄 수 없다
"삥 뜯으려 주둔 하냐? 그럴 거면 방 빼라!"
기사입력: 2019/11/25 [00: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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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삥 뜯으려 주둔 하냐? 그럴 거면 방 빼라!”는 구호는 전국 도처에서 들리는 방위비 인상 규탄 목소리 중 하나다. 이게 단순한 구호 같지만 짧은 말 속에 우리의 심정이 가감 없이 그대로 담겨 있다. 11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미국의 방위비 대폭 인상 요구와 지소미아 연장으로 나라가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것 같이 소란하다. 먼저 워싱턴에서 부자나라가 ‘안보 무임승차’를 한다고 나팔을 불고, 미국의 고위 인사들이 떼를 지어 서울로 몰려왔다. 이들의 방위비 인상, 지소미아 연장 압박은 마치 채권자가 빚쟁이 족치는 꼴을 방불케 한다. 

 

무려 다섯 배로 올린 방위비 50억 달러를 내라고 생떼를 쓴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드하트 미국 측 협상대표가 돌연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공정 공평한 분담 요청”을 한국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되레 한국에 책임을 뒤집어씌우고는 “다른 제안을 가져올 시간을 줬다”라고 뚱딴지같은 변명을 해댔다. 오만의 극치다. 외교적 결례다. 이번에는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까지 나서서 갑질을 했다. 그는 부임 이후 일제 총독 같이 행세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 인물이다. 해리스는 국회 정보위원장 이혜훈 의원을 대사관저로 불러 5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20번 이상 반복 요구했다고 한다. 아주 몰상식한 짓이다.  

 

미국 측 방위비 협상팀의 방한과 때를 같이해 밀리 미 합참의장이 주둔비용을 언급했다. “부자나라가 자신의 안보를 왜 지키지 못하느냐는 미국인들의 질문이 많다”라는 발언이 영 맘에 걸린다. 그냥 넘길 수가 없다. 우리를 무시, 멸시하는 태도로 읽혀서다. 우리를 자주, 존엄, 긍지도 없는 쓸개 빠진 멍청이로 보는 듯한 표현이다. 실로 참기 어려운 모욕이다. 한국은 스스로 제나라를 지킬 능력이 없다고 미국이 나팔을 부는 것은 미군 주둔을 합리화하고 무기 장사를 위해 의도적으로 과장한 것이지 실제론 그 반대다. 또한 ‘무임승차’는 더더구나 아니다. 백성들의 혈세를 짜서 지금 바치는 10억 달러도 우리로선 감당하기 정말 버겁다. 그런데 이걸 “푼돈”이라며 다섯 배를 더 내라니, 악질 고리대금업자의 입에서나 내뱉는 소리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아방궁 미군기지가 평택에 있다. 이 기지 건설비만 110억 달러다. 한국이 90%를 부담했다. 한국은 미제무기 수입국  중1위다. 방위비 10억 달러로 인상된 지 1년도 못 된다. 미국은 툭하면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카드를 만지작거리곤 한다. 미 지배계층은 주한미군 철수 소리만 들어도 한국 사람은 그 자리서 까무러쳐 기절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위에 언급한 밀리 합창의장의 발언 속에도 그런 냄새가 풍긴다. 

 

미국 측의 방위비 인상 및 지소미아 연장 강요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분명히 넘어섰다. 전국 각계각층 시민사회가 연일 분노와 증오를 분출하고 반미적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방위비 협상을 전후해 전국 각지에 등장한 온갖 구호, 팻말, 현수막 속에는 백성들의 항의, 분노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아로새겨져 있다. 무엇보다 한국당이 빠진 국회의원 47명의 방위비 인상 반대 공동성명 발표는 매우 시의적절하게 백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다. 이 성명은 “동맹의 가치를 용병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50억 달러를 강요한다”라고 날선 비판을 해댔다. 또, “미군이여, 갈 테면 가라”라며 뱃장을 내밀었다. 이건 우리 국회 역사에 처음 있는 일로 국회사에 기록돼야 할 놀라운 사건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국회 공동성명과 국회 결의안까지 거부한 자유한국당은 주특기인 안보 소동만 피우고 있다. 도를 넘은 미국의 압력엔 죽은 듯이 입을 꾹 다물고 되레 문재인 정권이 ‘한미동맹’을 거덜 낸다고 핏대를 세운다. 대전에선 “우리가 호구냐? 혈세 강탈 미국을 규탄한다!”는 구호가 떴다. “동맹이냐? 날강도다! 집으로 돌아가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서울에선 “한 푼도 줄 수 없다”, “혈세 강탈 막아내자”, “집에 가라 필요 없다”, 그리고 “사드 갖고 냉큼 꺼져라!” 등 백성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구호 속에 담겨 있다. 

 

이해정 중대 교수는 “방위비 압박에 굴복하면 나라도 아니다”라 호소했다. 권오헌 양심수 후원 명예회장은 “내쫓는 게 정답”이라고 역설했다. 미국의 지소미아 연장 압박을 ‘내정간섭’이라며 “손 떼라”는 소리도 전국 도처에서 들려왔다. 미 의회에서도 과도한 방위비는 동맹을 약회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뉴욕타임스> 사설 (11/22)도 “터무니없는 요구는 동맹에 대한 모욕”이라고 썼다. 그런데 백성들의 한결같은 뜻을 저버리고 지소미아가 돌연 연기로 막을 내렸다. 일본의 무역 보복은 꿈쩍도 하지 않는데, 한국은 덥석 연장했다. 물론 미국 입김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온 나라가 불필요한 진통을 덤으로 경험하면서 값진 교훈을 얻었다. 우선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모든 수난이 미일의 차기 정권 교체 공작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고 보게 됐다. 그런 시각에서 ∆ 아베의 무역전쟁, ∆ 윤석열 총장 쿠데타 (반란), ∆ 지소미아 연장 ∆방위비 인상 등의 문제들을 들여다보게 됐다. 미일이 짜고 치는 고스톱에 휘말려 들어선 안 된다는 자각을 하게 됐다. 드디어 백성들이 ‘한미동맹’ 뿐 아니라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많이 늦었지만 실로 값진 교훈을 이제 얻은 것이다. ‘한미동맹’이 상호 대등한 동맹이 아니라 미국 위주 일방적, 불평등, 나아가 주종관계라는 사실을 터득한 것은 가장 값진 교훈 중 하나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패권 고수를 위해, 특히 중러 견제 봉쇄를 위해 한국이 전초기지로 이용되고 있다는 게 백일하에 드러났다. 근래에 와서는 미군이 남북 관계 발전을 틀어막는 훼방꾼이라는 것도 명백하게 밝혀져 비난과 원성의 소리가 그치질 않고 있다.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게 한반도 평화의 첫 관문이다. 한반도 평화는 미군 주둔의 명분이나 구실이 상실된다. 이게 두려워 미국은 평화 소리조차 내질 못한다. 미국은 미군 철수를 상상조차 하기 싫어한다. 남쪽 반도에 묻어둔 ‘꿀단지’ 때문이다. 미국이 가진 세계 유일 최대의 ‘봉’ (鳳)인 걸.  

 

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경제 불황에도 남북 우리 겨레는 탈출구가 있다. 문 대통령의 말과 같이 ‘평화 경제’가 답이다. 즉 남북 교류 협력이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의무다. 조만간 평화 번영의 길, 통일의 한길로 들어서야 하고, 또 들어서게 되어 있다. 갈라진 둘을 하나로 만드는 통일의 길목에서 북의 모든 군사정보를 일본에 넘긴다는 것은 대북 적대관계를 고집하려는 수작이다. 최근 반북의 기수 마이클 그린 (CSIS)은 지소미아 종료는 “북의 차후 도발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악담을 늘어놨다. 지소미아는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존속이 아니라 폐기가 답이다.

 

파면되기 직전 방한한 볼턴은 해리스 주미대사관저에서 나경원 의원과 조우했다. 나 의원은 문 정권이 친북, 종북이라 공산화로 가는 걸 막아야 한다고 했을 게 뻔하다. 볼턴과 해리스는 그래서 “우리가 뒤에 버티고 있지 않은가”라고 격려했을 것 같다. 아마 해리스 대사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모두 나 의원과 같은 줄로 착각하고 이혜훈 의원을 불렀을 것이다. 이혜훈 의원은 끝까지 국회 위상을 지켜냈다. 국회는 성명으로 그쳐선 안 된다. 이참에 국회는 미국에 미군 주둔비를 미국이 내야 한다고 외쳐야 한다.

<이흥노 재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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