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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꺼내놓은 난해한 수수께끼
조선외무성 고문이 발표한 중대담화...미국의 선택범위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기사입력: 2019/10/28 [10:5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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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조선외무성 고문이 발표한 중대담화

2.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3. 트럼프가 꺼내놓은 난해한 수수께끼 

4. 미국의 선택범위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5. 그는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는다

 

 

1. 조선외무성 고문이 발표한 중대담화

 

2019년 10월 24일 김계관 조선외무성 고문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그는 담화에서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선의 대외사업에서 제기된 현안들을 보고하였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외무성 고문이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난 시기 조미협상에 조선측 수석대표로 참가하였던 김계관 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조미관계가 어려운 고비에 이르렀을 때마다 중대담화를 발표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외무성 고문으로서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계관 고문이 발표한 10월 24일 담화가 정치적 비중을 지닌 중대담화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읽고 곡해하거나 또는 무심히 지나쳤다. 한심한 일이다.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는 읽기 쉬운 문장으로 작성되었지만, 오늘 중대한 고비에 이른 조미협상의 앞길을 밝혀주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 의미를 파악하려는 것이 이 글의 집필목적이다.    

 

김계관 고문은 10월 24일 담화에서 “나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조미 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또 다시 언급하였다는 보도를 주의 깊게 읽어보았다”고 하면서 “며칠 전 내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를 만나 뵙고 조미관계문제를 비롯하여 대외사업에서 제기되는 현안들을 보고드리였을 때 국무위원장 동지께서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데 대하여 말씀하시였다”고 하였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1년 7월 28일 조미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김계관 당시 조선외무성 제1부상이 회담장소인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9년 10월 24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중대한 고비에 이른 조미협상의 앞길을 밝혀주는 담화를 발표하였다. 이 담화는 2019년 10월 2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발안에 대한 조선측의 반향이다.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는 조미 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한 조선측의 공식적인 반향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를 정확히 독해하려면, 조미 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부터 먼저 고찰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공식발언은 2019년 10월 2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각료회의 모두발언 중에 나왔다. 각료회의에서는 국가안보현안들과 국가기밀사항들이 토의되므로 언제나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토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몇몇 각료들이 부연해설을 하고, 대통령과 백악관 취재기자들 사이에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2019년 10월 21일 각료회의에서 대통령의 모두발언, 각료들의 부연해설, 그리고 백악관 취재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1시간 11분 동안 지속되었다. 현재 복잡한 정세 속에서 제기된 국가안보현안들과 국내정치문제들을 거론하는 동안 시간이 그처럼 길어진 것이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김(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옮긴이)을 좋아(like)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 나는 그를 존중(respect)하고 그도 나를 존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몇 차례 발언한 적이 있는데, 그 발언들은 모두 즉석기자회견 중에 나왔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21일에는 즉석기자회견이 아니라 각료회의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발언하였으니, 그 발언내용에 무게가 실린다. 거기에 더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발언할 때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는 존중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언급하였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동맹국 국가수반들에게 쓰지 않았던 존중이라는 특별한 외교용어를 사용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존중이라는 말은 그가 자신의 언어사용범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외교용어였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존중이라는 외교용어까지 사용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강조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무심히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를 통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고 화답했던 것이다.   

 

 

2.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21일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관해 발언하는 중에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We get along)”고 말했다는 점이다. 이 짤막한 문장을 읽으면,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그가 말한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려면 그의 각료회의 모두발언을 좀 더 들어봐야 한다.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2016년 11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퇴임을 앞둔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담화하였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선의 핵문제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가장 큰 문제인데, 자기는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그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모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했다. 사실 그는 11번 전화를 걸었으나, 저쪽의 그 사람(man), 아니 저쪽의 그 분(gentleman)은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존중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 전화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고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계관 고문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각별하다고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이제 분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고 말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직통전화로 직접 의사소통을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료회의 모두발언에 따르면, 지난 시기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11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를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화를 전혀 받지 않았는데, 자신이 거는 직통전화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받고 있으므로, 상호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 모두발언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그 사람’이라고 하였다가 얼른 말을 바꿔 ‘그 분’이라고 존칭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조선의 최고령도자와 직통전화를 통해 직접 의사소통을 하였다는 사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의사소통을 상호존중이라는 외교용어로 찬상하였다는 사실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6년 11월 대선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당시 퇴임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장면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9년 10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신과 오바마의 백악관 담화를 회고하면서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사소통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통전화를 통해 직접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분관계를 상호존중이라는 특별한 외교용어로 형용하였다. 2019년 12월 말로 정해진 조미협상마감시한이 다가오면서 날로 압박감을 느끼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중이라는 외교용어를 사용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강조한 것은 마감시한이 지나기 전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행동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해놓은 조미협상마감시한을 약 두 달 앞둔 민감한 시점인 2019년 10월 하순, 협상마감시한이 다가와 압박감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중이라는 외교용어를 사용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강조한 것은 무심히 지나칠 일이 아니다. 그것은 2019년이 가기 전에, 다시 말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해놓은 협상마감시한 안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행동인 것이다. 

 

만일 협상마감시한 안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의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없다면, 직통전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의사소통을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존중이라는 외교용어로 찬상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조미협상을 재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사는 2019년 10월 2일 조선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되었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2019년 10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과격한 행동이 아니냐는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고 직답을 피하면서 “지켜보자. 그들은 대화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곧 그들과 대화할 것이다. 지켜보자”고 답변하였다. 2019년 10월 25일 로벗 버크 미국 해군 참모차장이 국방기자협회 간담회에서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판세를 바꾸는 요인(game changer)이며 면밀히 주시해야 할 큰 우려라고 지적한 것처럼, 조선의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요인으로 출현하였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우려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조미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니, 올해 안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그의 생각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 수 있다. 

 

 

3. 트럼프가 꺼내놓은 난해한 수수께끼  

 

2019년 10월 21일 백악관 각료회의를 취재하던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조미협상재개문제에 관한 질문은 하지 않고, 다른 현안문제들에 관한 질문을 이어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질문들에 답변하였다. 그 사이에 어느덧 시간이 흘러 1시간 10분을 넘기고 있었다. 각료회의 모두발언이 거의 끝나갈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질문하지 않았는데도 조미협상재개문제에 대해 스스로 입을 열었다. 그가 꺼내놓은 것은 풀기 어려운 난해한 수수께끼였다. 

 

“아마도 북조선과 관련하여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다. 북조선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순간에 굉장한 재건(major rebuild)으로 될 것이다.” 

 

이 난해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위의 인용문을 명료한 어법으로 다듬으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아마도 북조선과 관련하여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은 조미협상이 재개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임을 예견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어떤 일’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 말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견은 조미협상이 재개되면 협상진전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해놓은 협상마감시한 안에 조미협상을 진전시키는 어떤 결정적인 돌파구가 열릴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2) “북조선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는 말은 조선에 관한 어떤 새로운 정보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정보’라는 말은 중요한 정보라는 뜻이다. 그가 직통전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니, 조선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다는 그의 말은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이 아직 알지 못하는 새로운 정보, 다시 말해서 직통전화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서 들은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정보를 알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조미협상을 진전시키는 어떤 결정적인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암시했던 것이다. 

 

(3)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런 일들은 어느 순간에 굉장한 재건으로 될 것”이라는 말은 이해하기가 더 힘들다. 2019년 10월 5일 어렵사리 성사되었던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기대와 어긋나게 결렬된 이후 지금까지 조미관계에서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슨 일들이 진행된다는 말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통전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진행한 것을 두고 그렇게 말한 것일까? 앞으로 조미협상이 재개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요구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일까?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9년 10월 21일 백악관 각료회의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집하고 주재한 각료회의가 진행되는 장면이다. 그는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굉장한 재건'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꺼내놓았다. 여기서 재건이라는 말은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결렬되어 주저앉은 조미협상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다. 특히 그가 굉장하다는 형용사를 재건이라는 말 앞에 앉힌 것은 올해 안에 조미협상이 재개되어 조미관계에서 중대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수수께끼 같이 난해한 의문을 풀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많은 일들이 어느 순간 굉장한 재건으로 될 것이라는 발언 중에서 ‘굉장한 재건’이라는 말에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재건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고, 일상적으로 경제재건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므로, 미국의 정세분석가들은 ‘굉장한 재건’이라는 말을 조선의 인민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 짚은 것이다. 

 

문맥을 살펴보면, ‘굉장한 재건’이라는 말은 조선의 인민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 아니라, 조미협상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다. 따라서 재건이라는 말은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되어 주저앉은 조미협상을 재개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하다는 형용사를 재건이라는 말 앞에 앉혀 의미를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굉장한 재건’이라는 말은 올해 안에 조미협상이 재개되는 것은 물론, 그 협상에서 조미관계의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김계관 고문은 10월 24일 담화에서 “나는 이러한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조미 사이에 가로놓은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두 나라 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하면서 조미정상회담이 재개되어 양국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되어 주저앉은 조미협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면 양국관계가 전진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는 점에서, 김계관 고문의 희망과 트럼프 대통령의 암시는 일맥상통한다. 

 

위와 같은 맥락을 이해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꺼내놓은 ‘굉장한 재건’이라는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 그것은 조미정상회담이 재개되어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굉장한 변화를 암시한 것이다. 

 

그렇다면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정치적 합의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우여곡절 속에 지나온 기나긴 협상로정을 돌아보면,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정치적 합의는 미국이 조선에게 평화협정체결을 공약하고, 그에 상응하여 조선이 미국에게 핵동결을 공약하는 정치적 합의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이 정치적 합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료회의 모두발언과 김계관 고문의 담화는 바로 그런 정치적 합의가 조미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서로 다른 어법으로 예고한 것이다. 

 

 

4. 미국의 선택범위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낙관적 전망만 있는 게 아니다. 전망을 흐리게 하는 장애물도 있다. 조미협상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김계관 고문은 10월 24일 담화에서 조미협상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과 의사와는 거리가 멀게 워싱톤 정가와 미 행정부의 대조선정책작성자들이 아직도 랭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워싱턴 정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정책작성자들이 덮어놓고 조선을 적대시하는 바람에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협상의 길이 가로막혔다는 것이다. 담화에 나오는 ‘워싱턴 정가’라는 말은 연방의회 지도자들을 뜻하고, 담화에 나오는 ‘미 행정부의 대조선정책작성자들’이라는 말은 각료들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연방의회 지도자들과 각료들이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협상의 길을 가로막은 장애물들이라는 것이다. 

 

조선을 적대시하는 연방의회 지도자들과 각료들은 가로막은 협상의 길은 평화협정체결의 길이다. 그들은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평화협정체결을 외면하면서, 조선이 핵무기를 일방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느니, 조선이 핵무기를 폐기할 때까지 압박해야 한다느니 뭐니 떠들어대며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까닭은 조미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을 수 없고, 주한미국군이 떠나면 한미동맹이 해체되어 결과적으로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잃어버릴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단견이다. 조미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국군이 철수해야 하고, 철군 이후에는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잃어버리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런 과정에 미국의 국가안보가 부분적으로 훼손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만일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을 끝내 거부하고 핵대결을 불러일으키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부분훼손을 넘어 전면파탄으로 떠밀려갈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9년 10월 2일 조선이 핵추진잠수함에서 수중발사한 잠수함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이 해수면 위로 솟구쳐 오르며 우주공간으로 날아가는 장면이다. 조선이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한 것은,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을 끝내 거부하고 핵대결을 불러일으키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전면파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기 전에 벌어진 핵대결에서도 패한 미국이 핵무력을 완성한 조선과 또 다시 핵대결을 벌이면 과연 무슨 수로 이길 수 있겠는가. 미국은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려야 한다.     

 

2019년 10월 2일 조선이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한 것은,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을 끝내 거부하고 핵대결을 불러일으키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전면파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잃어버리느냐 아니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파탄되느냐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만일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잃어버리면, 미국의 국가안보는 부분적으로 훼손되는 것에 그치지만, 만일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을 끝내 거부하고 핵대결을 불러일으켜 미국의 국가안보를 극도의 위험 속에 빠뜨리면, 미국의 국가안보는 전면적으로 파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느냐 마느냐 하는 양자택일은 미국이 국가안보가 부분적으로 훼손되느냐 아니면 전면적으로 파탄되느냐 하는 양자택일인 것이다. 

 

전면파탄을 피하고 부분훼손을 택하는 게 정상인데, 참 이상하게도 미국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를 줄곧 외면해왔으니, 이것은 미국의 국가안보가 부분적으로 훼손되는 것을 넘어 전면적으로 파탄되는 위험을 자초하는 극단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까닭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아도 자기의 국가안보가 파탄되지 않을 것이라는 오판에 빠져있기 때문이고, 최악의 경우 조선과 핵대결을 다시 벌이더라도 자기들이 이길 것이라는 오판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런 전략적 오판에 빠진 것은,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기 직전인 2017년에 벌어진 핵대결이 앞으로 재연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미협상마감시한을 넘긴 2020년에 또 다시 핵대결이 벌어지면, 이번에는 핵무력을 고도로 완성한 신흥핵강국이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미국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기 전에 벌어진 지난 시기의 핵대결에서도 패한 미국이 핵무력을 완성한 조선과 또 다시 핵대결을 벌이면 과연 무슨 수로 이길 수 있겠는가. 미국은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전략적 오판에 빠진 미국은 2019년 2월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협상에서 평화협정체결이 아니라 평화선언채택을 제의하였다. 이것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자기의 국가안보가 훼손되리라는 것을 우려한 미국이 국가안보훼손을 피해보려고 꼼수를 쓴 것이다.  

 

하지만 그런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2019년 10월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에서 미국측은 조선측에 조미평화선언을 채택할 것을 또 다시 제의하였으나, 조선측은 그 제의를 거부하고, 협상을 일방적으로 중지시켰다.   

 

지금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계산법’은 조미평화선언을 채택하려는 꼼수를 버리고,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평화선언을 채택하려던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새로운 계산법’을 택할 의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밝힐 때, 그때 비로소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고, 미국의 국가안보가 전면적으로 파탄되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조미평화선언을 채택하려던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새로운 계산법’으로 돌아섰을까? 예리한 시선으로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그가 ‘새로운 계산법’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는 세 가지 징후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첫 번째 징후는,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통전화를 걸어 의사소통을 한 것이다. 

 

두 번째 징후는, 2019년 10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이다. 

 

세 번째 징후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협상이 재개되어 조미관계가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될 것임을 ‘굉장한 개건’이라는 말로 암시한 것이다.  

 

 

5. 그는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돌아섰다고 해도, 각료들이 ‘새로운 계산법’을 끝내 반대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이 잡힐 것이다. 이것은 기우가 아니라, 이전에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려는 의사를 밝힐 때마다 각료들이 반대하여 철수의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미국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를 보도하였다. 그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1) <뉴욕타임스> 2019년 9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군사기지에 대한 공습을 개시하려던 미국군 사령관에게 중지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원래 이란의 군사기지에 대한 공습작전은 이란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미국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준비되었다.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을 주축으로 편성된 미국 해군 제12항모타격단이 이란공습작전을 준비하였다. 제12항모타격단 소속 이지스미사일구축함들이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심야에 기습발사하여 미국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이란의 방공기지를 파괴하려는 것인데, 방공기지가 파괴된 이후 이란이 반격에 나서는 경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함재기들을 발진시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는 작전계획이 추가되었다. 그런 공습작전계획에 따라, 10,000명이 넘는 해군병력과 해군항공대병력으로 편성된 제12항모타격단이 아라비아해 작전구역으로 긴급히 이동하여 발사준비를 갖추고 공격명령을 대기하였다. 긴장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란공습작전이 개시되기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로 이란의 군사기지를 공격하면 사상자가 얼마나 날 것인지를 미국 국방부에게 알아보라고 안보보좌관에게 지시하였다. 안보보좌관은 이란의 군사기지가 토마호크순항미사일로 공격받으면 150명 정도가 사망할 것이라는 미국 국방부의 보고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였다.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과 상의하지 않고, 공격명령을 중지하는 결정을 단독으로 내리고, 곧바로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만일 미국이 정세를 오판하여 이란의 방공기지를 공격하였더라면, 이란은 중동지역에 배치된 미국군기지들에 대한 보복공격을 퍼부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에 돌입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조성되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방공기지에 대한 공격이 개시되기 직전, 전쟁위험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공격중지명령을 내렸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공격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토의하였다면, 각료들과 논쟁을 하는 사이에 토마호크순항미사일들이 이란의 방공기지로 날아갔을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각료들과 상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중대결정을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돋보인다.  

 

(2) <워싱턴포스트> 2019년 10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며칠 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보다 앞서 2019년 10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수리아 철군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철군에 대한 지지여론을 조성하려고 했지만, 고루한 관념에 사로잡힌 각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의사를 가로막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의 철군의사를 끝내 관철시켰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9년 10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기자들에게 “나는 우리 병사들을 우리나라로 데려오기 위해 (대통령직에) 선출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 의사를 관철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돋보인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9년 10월 20일 수리아 주둔 미국군이 철수하는 도중 뛰르끼예군이 수리아-뛰르끼예 국경지대에 있는 쿠르드 무장단체를 공격하자, 뛰르끼예군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지대에서 일시적으로 이동을 멈추고 대기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며칠 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의 철군의사를 끝내 관철시켰다. 이런 사례는 그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중대결정도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불러일으킨다. 평화체제수립과 통일국가건설을 지향하는 민족의 양심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협정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철군의사를 관철시키는 것을 본 미국 군부는 대통령의 철군의사가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 알 수 없어 당황했다. <NBC> 2019년 10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리아 주둔 미국군에게 철수명령을 갑작스럽게 내린 것처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군에게도 철수명령을 갑작스럽게 내리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여 대비책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두 가지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를 소집하지 않고 단독으로 중대결정을 내리거나 또는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중대결정을 내린 극적인 장면들을 보여준다. 이런 사례들은 그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중대결정도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극적으로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불러일으킨다. 

 

그것만이 아니다.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는 주한미국군 주둔비용 전액을 한국에게 떠넘기는 문제와 결부되었다. 2019년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가미사일방어전략을 발표하는 행사에서 “동맹들에 대한 공정한 비용분담을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부유한 나라들을 보호한다. 그들 가운데 많은 나라는 보호에 대한 대가를 너무 쉽게 지불한다. 이제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10월 하순 현재, 주한미국군 주둔비 부담에 관한 한미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주한미국군 연간주둔비용 48억 달러를 전액 부담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구실로 주한미국군을 감군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감군조치는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공약하는 것과 결부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조선과 미국의 정치적 합의, 그리고 주한미국군 주둔비 전액부담을 거부한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감군결정을 정당화, 합리화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이 녕변핵시설을 폐기하는 1단계 핵동결을 실행하고, 문재인 정부가 주한미국군 주둔비 전액부담을 거부하면, 그에 상응하여 미국은 1단계 감군조치로 주한미국군 2사단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2019년 1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국군 지상전투부대인 2사단이 감군대상 1순위라고 한다. 주한미국군 2사단 병력수는 18,500명이다. 주한미국군 총병력 28,500명 가운데서 18,500명을 1단계로 감군하면 10,000명이 남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국 제7공군 병력수가 약 10,000명이다.

 

조선이 녕변핵시설 이외의 다른 핵시설을 폐기하는 2단계 핵동결을 실행하면, 그에 상응하여 미국은 제7공군 10,000명을 2단계 감군조치로 철수할 것이다. 제7공군 10,000명이 철수하면, 마지막 3단계 감군을 기다리는 잔여장병 100~200명만 남는다. 주한미국군 단계적 철수는 그렇게 실행될 것이다.  

 

미국의 온라인 정치전문지 <더 힐> 2019년 2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의 정세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중대한 양보를 받아내지 못하면서 주한미국군 감군을 명령하지나 않을까 우려했다고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바라지 않는 어중이떠중이들은 조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 감군을 명령하지 않을까 하고 우려했지만, 평화체제수립과 통일국가건설을 지향하는 민족의 양심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말고 주한미국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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