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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우리는 적국과 군사정보 공유하지 않겠다"
아베규탄 3차 촛불문화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즉각 폐기 촉구
기사입력: 2019/08/04 [12:2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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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목록)에서 제외한 일본의 처사에 분노한 시민들이 3일 저녁 서울 도심에서 더욱 커진 목소리로 '아베 규탄'을 외쳤다.


전국 682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집한 '역사왜곡·경제침략·평화위협 아베규탄시민행동'(아베규탄시민행동)은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아베규탄 3차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고 하루 종일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주최측 추산 연 인원 1만5,000여명이 모여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전날(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적대관계를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런 나라와 군사정보를 나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붙었다.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시민들에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를 제목으로 진행중인 청와대 국민청원(http://bit.ly/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폐기)에 적극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또 줄곧 일본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우리 정부의 태도를 감정적이라고 비난해 온 <조선일보>를 '아베통신원', '산케이 한국지부'라고 조롱하고는 조선일보사 앞까지 행진한 후 '친일청산 조선일보 폐간' 구호를 외쳤다.


정혜랑 아베규탄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왜구가 쳐들어왔다. 일본이 먼저 주먹을 날렸다. 경제 전쟁을 벌였으니 '경제왜란', 2019년 기해(己亥)년에 일어났으니 '기해왜란'이라 이름 붙일만 하다"고 반도체 소재·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부터 화이트리스트 배제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도발에 새로운 명명을 시도했다.


또 스스로 친일파라고 드러내는 자는 없다고 하면서 "'선빵'을 맞았으나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안되고 '신중해야' 한다. 일본은 '치밀'하며, '우리는 아직 일본을 몰라도 너무도 모른다'라고 말하는 자들은 모두 '신 친일파', '21세기 매국노', '토착왜구'라고 할 수 있다"는 '친일파 식별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나라 안에 매국노가 없다면 아무리 강대한 적들도 침략할 수 없다"고 하면서 "아베의 특사에 다름아닌 자유한국당과 '조·중·동' 등 '신 친일파'들이 본질을 드러낸 지금이 이들을 한꺼번에 소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기염을 토했다.


시민들에게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청원 100만명 달성 △일본제품 불매(안가, 안사, 안팔아)운동 일상적 실천 △8월 10일 4차 촛불문화제, 8.15 광화문 촛불문화제 참가 등을 당부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자유발언 기회를 얻어 "어제부터 한국은 일본의 적국이 됐다.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그런 나라에 군사정보를 줘야 하나. 그렇지 않아도 '지소미아'는 촛불에 쫓겨난 박근혜가 막판에 기습적으로 체결한 정당하지 않은 협정이었다"며 '지소미아' 파기를 촉구했다. 


전날부터 자유한국당 당사앞에서 1인시위를 시작했다는 한 젊은이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일본의 결정이 한국 정부의 친북, 반일 때문이라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망언을 듣고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며, "이번 기회에 친일파 국회의원들은 이 나라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날이 올 때까지 매일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해 11월 11일 도쿄에서 결성한 '강제동원 공동행동'은 이날 아베규탄시민행동측에 연대사를 보내 와 "아베는 한일 시민사회의 대립을 부추겨 지금 일본이 추궁당하고 있는 과거사 문제를 또 다시 슬그머니 무시하려고 하고 있으나 문제의 본질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개별 배상 판결을 일본 정부와 기업이 이행하지 않는 것"이라며 "한일 시민사회의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했다.


대학생 김수정씨는 강제징용 피해자인 김정주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13살되던 해 언니를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공습의 공포속에 혹독한 노역을 강요당한 할머니가 살아계실 때 꼭 일본의 사죄를 받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이번에도 제대로 사죄받지 못한다면 인류 사회의 발전에 대해 믿을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일본이 무슨 짓을 하든 우리는 끝까지 할머니와 함께 손잡고 일본의 사죄, 배상을 받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촛불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모이자 8.15'라는 피켓을 앞세워 일본대사관에서 항의행동을 한뒤 종각역, 광화문 사거리를 거쳐 조선일보사까지 도심 행진을 펼쳤다.


이요상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전 사무총장은 조선일보사 앞에서 "조선일보는 3.1운동 이후 일제가 조선인을 일본신민으로 만들기 위해 창간한 신문이다. 일제에 이어 군사독재에 빌붙어 살아온 이 신문이 아직 건재한 것은 기가 막힌 일"이라며, "우리는 일본 극우세력의 입장을 대변하고 허위·편파·왜곡을 일삼는 조선일보를 언론으로 보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스스로 폐간하라"고 권유했다.


이어 "지난 촛불을 겪으면서 우리는 언론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조선일보에 대한 전 국민적 불매운동 등을 통해 언론으로 살아남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사가 입주한 코리아나호텔 외벽 전광판에 <조선일보>제호가 꺼져 있고 현판도 사라진 가운데 참가자들은 30분 가량 '폐간하라'를 외치며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았다.


저녁 7시에 시작한 촛불문화제는 8시 30분부터 행진으로 이어졌으며, 조선일보사 앞 항의행동은 9시 30분이 되어서야 마무리되었다.


<통일뉴스=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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