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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조미정상회담, 한반도 새 역사 쓸것
기사입력: 2019/02/24 [07:1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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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노이 공동성명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실행방안


이달 말 개최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수립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역사적 회담이 될 것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북미 간 오랜 적대관계를 끝내고 관계정상화로 나아가는 원칙적 합의를 담았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그 실현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합의할 것이란 점에서 가히 전환적 의의를 가질 것이다.

이것은 지난 해 남북정상 간의 9월 평양공동선언이 판문점 선언 실행방안을 담은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하노이 공동성명은 싱가포르공동성명의 3대 합의 사항(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전면적이고 구체적 합의 사항을 담을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을 포함 국내외 대부분 언론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발동하여 이번 회담을 스몰딜, 빅딜로 나누거나,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의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춰 북한(조선)이 핵시설 폐기 이외에도 패전국에나 적용할 만한 ICBM 폐기나 반출, 핵신고 리스트의 제공, 심지어 핵개발 기술자명단 제출 등도 마치 미국이 북에 요구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그리고 북한(조선)이 이를 수용하면 미국이 그에 대한 상응조치로 부분적 제재완화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할 것이라는 식의 제한적, 시혜적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설치는 미국이 베푸는 시혜적 조치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양국이 관계정상화 합의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의 필요조치다. 그리고 백번 양보해서 이번 회담이 이와 같은 제한적 수준의 합의만 시도한다면 정상회담은 실무협상 수준으로 격하될 것이다.


이런 류의 보도는 여전히 회담의 성격을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거나 아니면 의도적인 왜곡보도다. 이들은 미국 우위의 시각에서 북한(조선)의 일방적 핵폐기가 정상회담의 핵심인양 그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여전히 패전국에나 적용 가능한 방안을 마치 미 정부가 조선에 요구하거나, 해야 하는 것인양 들이밀고, 만약 북한(조선)이 이에 합의하지 않으면 회담실패라느니,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했다는 식의 가짜뉴스를 양산해 북미합의를 흔들려고 하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의 기본 성격은 핵보유국간의 대화와 담판이다. 이 회담의 본질은 북한(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여 상호간에 핵공격이 가능해진 조건에서 고조된 핵전쟁 위험을 피하기 위한 평화회담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간에는 과거 미‧소, 미‧중 회담처럼 핵보유국간 대등한 입장에서 상호주의 원칙(단계별 동시행동원칙)이 적용된다.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교착상태는 미국이 이런 원칙에 합의하고도 북한(조선)의 선도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한 신뢰조치를 취하는 대신 북한(조선)에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와 제재압박을 계속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은 핵보유국간 대등한 협상을 받아들이는가 아닌가를 가르는 관건적 기준이다. 이제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합의한 것은 미국이 이 원칙을 재확인하고 실행할 것을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선신보>는 “제2차 조미수뇌회담은 그동안의 미국의 그릇된 협상태도가 시정되어 공동성명의 정신에 기초한 동시행동조치가 확정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북한(조선)과의 협상에서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재확인’ 한다고 하였다.


사실 미 정부차원에서는 북한(조선)을 자극하는 리비아 방식이나 FFVD 같은 발언들이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민의 안전이 최우선 목표"라고 재확인하고, 그 방안으로 “완전한 비핵화”라고 하였다. 싱가포르공동성명 합의사항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에 안보 메커니즘, 평화 메커니즘을 창설하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며 동북아 다자 안보체제와 평화협정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러한 일련의 전개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비로소 그 성격대로 상호주의 원칙에 의거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2.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의 특징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은 1차 때와 비교하여 정상간 친서가 오고 갔다는 공통점 이외 몇 가지 점에서 중대한 특이점을 보여준다.


우선 김혁철-비건이라는 전권을 위임받은 새로운 북미간 실무협상 창구가 열렸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직함 그대로 대미, 대북 협상을 위한 특별대표의 자격으로 <한겨레신문>은 전직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어 “북‧미 정상이 1차 회담 때 많은 공격을 받은 ‘톱다운’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고안한 새로운 협상 방식”이라고 보도하였다. 톱다운 방식에 따른 실무협상 부족과 여러 장애발생을 기존 협상창구가 아닌 양 정상의 의중을 충실히 반영해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협상을 성공시키려는 것이다.


실무협상과정에서의 특이점은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처음으로 남북미 3자간 실무회담이 열렸다는 점과 지난 2월초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협상이 아니고' "양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힌 점이다.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상황에서 한국을 참가시켜 여러 현안을 논의하고, 또 방북하여서는 이견을 좁히는 협상이 아니라 상호간 바라는 바를 장시간에 걸쳐 설명하고 확인하였다는 것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북‧미간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으면 나타나기 어려운 현상이다.


특히 스웨덴 스톡홀름 회의는 애초 북‧미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이란 예상을 뛰어넘어 한국대표도 참여하는 남북미 회담이 열렸다는 점과 “핵군축, 경제개발, 지역안보전문가”들이 참여한 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이전 실무회담과 구별된다.

한국대표가 참석하였다는 것은 단지 중재자 역할 때문이 아니라 예견되는 한반도 평화협정의 한 주체로서 한국도 북미간 진행상황을 알고, 삼자간의 의견교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여러가지 지역 안보 체제(different mechanisms for regional security)가 논의”됐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일환으로 동북아 다자안보체제가 논의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논의 전개는 북‧미간 이견이 많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회담결과가 만족스러워 회담이 원래 일정보다 일찍 끝난 점까지 고려하면 북미 간에는 이미 상당한 수준의 의견일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3. 북미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이렇듯 2차 북미정상회담은 1차 때와 달리 충분한 사전 준비와 논의에 기초하여 그야말로 세기에 남을 합의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우리가 6월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공동성명의) 각 조항마다 진전을 이뤄내길 희망한다”고 밝힌 것은 언론들의 왜곡보도와 달리 이번 정상회담에선 상호주의원칙에 의거하여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전면적이고 구체적 실천방안이 균형 있게 합의되어 발표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를 지금까지 나온 발표를 토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북미 관계정상화 :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밝힌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은 양국간의 수교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하노이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제재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를 비롯하여 양국의 상호왕래 및 상호교류를 추진하고, 상시적인 연락체계를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정부가 3월 짐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방북을 승인했다는 것은 제재완화를 동반해야 하는 것으로, <조선신보>는 “조미관계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있음을 보여주는 징조”라고 보도하였다.


(2)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 :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밝힌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은 한반도 평화협정과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북미간 평화협정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적극 추진할 것을 밝힌 바 있다.

하노이 정상회담은 이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평화협정 테이블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JTBC>방송은 14일 외교관계자의 말을 빌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으로 가는 플랫폼을 만드는 안이 합의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를 ‘평화협정위원회’라고 보도하였다. 한반도 평화협정은 북미가 중심이 되어 한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의 형식을 갖출 것이다.


평화협정의 핵심 의제는 미군철수 문제다. 최근 아프카니스탄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에서도 18개월 내 미군철수가 합의된 것으로 보도된 것처럼 모든 교전국 사이의 평화협정은 외국군 철수를 핵심 의제로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미군철수가 목표라고 밝힌 바 있고, 최근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 “누가 알겠느냐. 하지만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이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여 철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여기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12일 한반도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미 미군당국은 이와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밝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조선)의 일방적 핵폐기가 아니라 미국의 상응한 안전보장을 전제로 한다. 이를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는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이란 표현으로 보다 명료하게 표현했다. 즉 핵무기를 없애려면 상대의 핵위협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의 핵위협이 엄연한 조건에서 자국만 핵무기를 폐기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이는 북이 비핵화하려면 미국에 의한 핵위협이 상호주의에 따라 균형있게 제거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이 북의 핵위협을 없애기 위해 자신들의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북한(조선) 역시 미국의 핵위협이 남아있는 조건에서 북한(조선) 핵무력의 완전한 제거는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한반도라는 지리적 범위에서부터 단계적 동시행동으로 점차 그 수준과 범위를 넓혀 나가는 방향이 될 것이다. 단계적 군비통제와 군축이다. 트럼프대통령의 “서두르지 않는다”는 발언은 이런 의미로 읽힌다.


이와 관련 북미는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듯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4불원칙(핵무기 생산, 시험, 사용, 전파중지)에 의거한 핵동결, 비확산을 현 단계 비핵화의 수준으로 제시하였다. 즉 핵무기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영변핵시설을 비롯한 생산시설을 해체할 수 있고, 핵 시험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핵 시험장, 미사일 발사대 등을 폐기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사용, 전파 중지를 담보하기 위하여 새로운 별도의 조치 등도 합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역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확장 능력을 줄이기를 원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위협이 실질적으로 감소하게 되길 기대’한다. “핵확산 문제와 핵무기가 세계에 가하는 위험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폼페이오), “우리는 단지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We just don't want testing)”(트럼프)는 등 핵동결과 비확산에 호응하였다.

특히 트럼프대통령의 “비핵화를 위한 괜찮은 기회”(decent chance of denuclearization)라는 발언은 “골대를 옮겼다” 라는 의미로 해석되어 비핵화의 규칙과 수준을 하향조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는 북미간 핵동결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으로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반도 비핵화는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북미 간 관계정상화를 추동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북미의 군사적 조치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고, 이를 법적으로 담보할 한반도 평화협정과 국제적으로 담보할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로 귀결될 것이다. 이 과정은 북미가 수차례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인 2020년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하면 동시에 남북은 화해와 번영, 통일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 이제 한반도는 적대와 대결의 역사를 종식한 세계적 모범으로서 그리고 세계적인 평화와 번영의 주역으로서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이 실현을 위해 사상과 정견, 소속과 지위를 떠나 하나로 단결해야 할 때다.


<손정목 4.27시대연구원 국제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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