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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그대에게 삼가 영광의 꽃다발을 바치노라
[추도사] 이창기 기자 영전에
기사입력: 2018/11/18 [16:3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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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병생활을 하던 이창기 <자주시보> 기자의 생전 모습.     ©사람일보


이 무슨 청천에 날벼락인가.


1주일 전, 새 약을 쓰니 차도가 있다며, 병상에 누어 웃으며 말하던 사람이, 영면하였다니 어떻게 믿어야 하는가.


그러나,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믿어야 하니, 우리의 가슴이 철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진다.


이창기, 그 심장도 불덩이 같이 뜨겁던 이창기, 정말 그 고동이 멈추었단 말인가.


아, 하늘도 무심하다.


그는, 파쇼의 난도가 세상을 피로 잠그던 시기에 태어나 자라면서, 흑이 백이라 하고, 백이 흑이라 하는 허수아비 잡신의 주문을 거부하고, 특유의 슬기와 지혜로 허위에서 진실을 찾았다.


이때 이창기는 갈 길을 정하고, 허위를 타파할 칼을 벼리었으니, 그것이 통일애국신문 <자주민보>다. 캄캄한 밤하늘에 나타난 샛별 <자주민보>는, 파쇼와 분열주의의 실체를 폭로하고, 민족의 한결같은 염원인 통일에 바른 길을 밝혔다.


그런데, 모진 독사가 어린 두꺼비를 그냥 두지 않았다. 드디어 투옥, 그리고 폐간의 벼락이 떨어졌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앉을 이창기가 아니다.

 

<자주시보>가 그 대를 이었다.


이번에는 재정이 애를 먹였다. 그러나 이창기는 부닥치는 난관과 애로를 초인적인 의지와 신심으로 극복하면서, 긍지 드높이 용기백배 굴함 없이 압제자와 싸웠다.


이 과정에, 모진 병마가 침습하였고, 그 억대우 같은 이창기도 이 고비를 넘기지는 못했다.


그는 치료를 중단하고, 병상에서 일어나, 기자로서 마지막 취재를 바랬다.


그러나 그것마저 그가 자판에 타자를 하기에는 몸이 너무 쇠약했다. 사력을 다해 최후로 글 하나를 남겼다. 그 기사의 마지막에 "노신의 말처럼, 도를 깨닫지는 못했지만, 저는 그것을 확신하기에,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으며, 행복한 미소 가득한 얼굴로, 언제든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아! 이창기

그래서 나에게 웃어주었던가.


우리의 사랑하는 이창기

그래서 행복한 미소 머금고 눈을 감았는가.


오로지 하나 통일, 이것을 위해 50도 안 되는 인생을 불같이 살았던가.


아, 비통하다. 우리 통일애국언론의 커다란 대들보 하나가 무너졌다. 바위 같이 튼튼하던 우리 자주언론의 큰 기둥 하나가 넘어졌구나. 그렇게 펄펄 끓던 심장은 멈추고, 그렇게 형형하던 안광은 감기고 말았다.

 

아, 사랑하는 이창기,

다정한 목소리 귀에 쟁쟁하고, 병상에서 보여준 미소가 망막에 역력하다.


이창기는 갈라진 겨레를 이대로 두고 갈 수 없고, 우리는 그대를 결코 보낼 수 없다.

 

이창기, 그대가 언론인으로서 조국통일운동사에 남긴 커다란 자욱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오래오래 살아있을 것이며, 조국과 민족은 그대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대가 못 다한 일, 남은 우리가 하리니, 모든 짐 다 벗어놓고, 편히 쉬시라.

 

이창기,

그 이름 가만히 불러보며, 그대의 이름 앞에 삼가 영광의 꽃다발을 바치노라


<김병길 자주시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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