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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의 논리와 통상의 논리는 달라”
문재인 대통령, ‘철강 관세폭탄’까지 예고한 미국에 “결연히 대응” 주문
기사입력: 2018/02/20 [10:2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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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철강 관세폭탄' 카드까지 꺼내든 미국의 '갑질' 횡포에 정면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불공정 무역을 주장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요구했던 미국은 최근 한국산 세탁기·태양광 제품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데 이어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조치까지 예고한 상태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국의 이러한 조치 상황을 거론하며 "불합리한 보호무역조치에 대해서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와 한미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해나가고, 한미FTA 개정협상을 통해서도 부당함을 적극 주장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철강, 전자, 태양광, 세탁기 등 우리 수출 품목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 확대로, 해당 산업의 국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수출 전선에 이상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그러한 조치들이 수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가의 철강 수입에 대해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이는 대통령 직권으로 특정 수입품이 미국의 안보를 침해하는지 조사한 뒤 수입량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력 무역 제재' 조치로 꼽힌다. 실제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관련 업체에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 상무부는 보고서에서 과도한 철강 수입이 '미국 경제의 약화를 초래해 국가 안보를 손상할 위협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한국은 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차별적 조치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32억6천만달러(약 3조5천억원)의 철강을 미국에 수출했다. 대미 철강 수출국 3위다. 하지만 미 상무부는 대미 철강 최대 수출국인 캐나다(1위)를 포함해 일본(7위), 독일(8위), 대만(9위) 등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시켰다.


이번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는 결국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에서 미국의 우방 국가들이 대부분 제외된 대신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공, 태국 등이 포함됐다. 한국은 값싼 중국산 철강을 가공해 미국에 우회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다.


실제 미국은 이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말 미국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가진 뒤 "저는 한국 측에 중국의 철강 덤핑 수출을 허용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며 "이것이 우리의 교역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미국의 근로자들한테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재에서 중국산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4%밖에 안 되며, 우리나라의 2017년 중국산 철강재 수입도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또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재의 88%가 이미 반덤핑·상계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2017년 대미 수출이 2014년 대비 37.8% 감소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적극 대응'을 예고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미국이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교적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두 사안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생각은 안보의 논리와 통상의 논리는 다르다는 것"이라며 "안보는 안보대로 가는 것이고 통상은 통상대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당당하게 펼치며 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지지층을 결집시켰던 점에 비춰보면 대선을 앞둔 내부 정치용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남북관계나 북핵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평창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이날 공개했다. 고 부대변인은 "이는 청와대 참모들도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던 내용으로 문 대통령이 직접 경제 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민중의소리=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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