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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새 출발하는 <문화방송>에 바란다
공정·공익 보도로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과 평화통일 선도해야
기사입력: 2017/12/08 [22:5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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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 사장 후보의 최종면접 현장이 MBC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 것은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과거 밀실에서 정해진, 위에서 내려온 각본에 따라 하던 일이 모두에게 공개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는 세상이 바뀌고, 방송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앞으로 KBS나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의 사장도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7일 최승호 PD가 사장으로 뽑히기 전에 진행된 MBC 사장 후보 3명은 시청자들이 듣고 싶었던 공영방송의 책무나 그 각오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거듭 강조했다. 후보들은 외부 세력으로부터의 언론의 독립, 편성권의 보장, 내부 조직 정비 문제, 특히 뉴스의 정상화 등을 다짐했다.


또한 과거 정상적인 노사관계시절의 임명 동의제나 단체협약을 통한 공영방송 회복, 사규와 윤리강령의 확실한 준수와 적용과 함께 외주 제작사, 협력사와의 정상적인 관계 설정, 갑질 문제, 방송 작가 처우 개선과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앞으로 이들이 제시한 방안들이 실천된다면 방송을 비롯한 언론계 전체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출발 선상에 서 있는 MBC가 안고 있는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크게 보아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해직 언론인의 원상회복과 ‘이명박근혜’ 정권이 MBC를 망가뜨리는 작업에 동참했거나 적극 기여했던 일부 구성원들의 거취 문제다. 이는 건전한 상식선에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레기’ 언론으로 지탄받았던 MBC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실천해야 하는 과제다. 이는 21세기에 걸맞는 공영언론의 철학과 방법론을 확인시키는 것으로, 양식 있는 시민사회가 기대를 걸고 있는 새 시대의 과제다.


MBC는 지난 수년간 망가진 조직을 재건하면서 내부 적폐청산과 함께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무거운 책무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정의로운 방송저널리즘의 확립을 통해 공정하고 진실한 뉴스 상품을 생산함으로서 주권자인 국민에게 최고 양질의 방송 상품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동시에 여러 전문 직종의 종합 매체인 방송사 노동현장의 평등을 보장해서 최상의 방송 상품을 생산할 여건을 조성하는 것과 함께 우리 사회의 최악의 문제점인 사회적 평등이 실천될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정의로운 방송저널리즘을 확립하기 위한 첫걸음은 눈높이를 국민과 같이 하는 것이다. 오늘날 대중매체가 안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의 하나는 그 눈높이가 기득권층, 즉 정치·자본권력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이 사회감시 비판의 눈높이를 주권자와 맞추지 않을 경우 ‘기레기’ 저널리즘을 탈피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현재 방송심의 규정 등이 기계적 균형보도를 강요해 방송의 자율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방송인의 눈높이를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는 MBC가 방송계 전체의 공동 대응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


방송사 업무는 다양한 전문 직종의 분업과 협업 체계로 되어 있고 거기에는 외주제작, 비정규직과 같은 시스템도 포함된다. 그 과정에서 ‘갑질’ 문제와 불평등 계약 관계가 관행화되어 있고 그것을 당연시 하는 잘못된 관행이 뿌리를 내린 상태다. 그 해법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하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이다. 특히 비정규직 처우 문제를 방송사 수익 증대나 노조원의 양보를 통해 처리한다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관계에 대한 정답의 하나는 유럽연합 노동법의 ‘동일직장, 동일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이다. 노동현장의 평등화는 전체 사회의 정치, 경제 민주화와 직결되어 있다. 촛불혁명이 발생한 원인의 하나가 비정규직 양산과 저임금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새 정부 조차도, 심각하게 제도화된 노동현장의 불평등을 정상화하는 작업이 미흡한 상태다. MBC가 내부 노동현장의 정상화에 앞장선다면 언론계와 정부, 재계에 뿌리내린 잘못된 제도를 뿌리 뽑을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한국 언론을 70년 가까이 지배하고 있는 상시적 보도지침인 국가보안법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북한의 핵 개발 문제, 사드 등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는 동북아의 지각 변동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보법 체제에서는 그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이나 해법 추구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국보법과 관련해 MBC가 제4부의 역할을 통해 정치권을 선도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대부분의 언론은 정치적 선전이나 심리전 정보를 보도 정보로 확대재생산하던 냉전 독재정권 시절의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MBC는 바로 잡아야 한다.


언론계 전체의 정상화를 위해 현재 노조가 투쟁중인 KBS, YTN, 연합뉴스 등에 대한 보도에 앞장서 국민에 대한 언론 서비스가 극대화되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언론 동업자의 언론 자유와 관련한 내부 투쟁이나 갈등에 대해 적극 보도하는 관행이 만들어져야 한다.


언론은 그 속성상 하나의 권력이다. 공영방송의 권력은 시청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다. MBC가 이런 관점을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진정한 공정, 공익을 실천하는 공영언론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민주주의 발전과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MBC의 새 출발을 전체 민주진영이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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