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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축 자행발사대차’가 주목받는 이유
미국 미사일 전문가 “차량 국산화 성공했다면 ICBM 생산 큰 제약 없어져”
기사입력: 2017/12/05 [10:2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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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략에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란 게 있다. 적이 핵 공격을 가할 경우 적의 공격 미사일 등이 도달하기 전에 또는 도달한 후 생존해 있는 보복력을 이용해 상대편도 전멸시키는 보복 핵전략을 가리킨다.(출처 두산백과)


냉전기인 1960년대 이후 미국과 소련이 구사했던 핵 억제전략의 핵심 개념인데, 1950년대 말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처음 채택했다고 한다. 이 전략 개념은, 대량 파괴와 살상이 불 보듯 명확한 핵전쟁이 일어나면 누구도 승리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행하는 핵 ‘억제’전략이다. 그래서 역설적이지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행하는 전략’이라고도 한다. 흔히 하는 ‘핵보유국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말도 이 개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상호확증파괴 전략이 새삼 관심을 모으는 것은 북한이 지난달 29일 시험 발사한 화성-15형의 성능 때문이다. 워싱턴디씨를 포함한 미국 본토 어디든 공격이 가능하다고 미사일 전문가들이 분석한 1만3000km에 이르러 사거리도 그렇지만 하나 더 눈길을 끈 게 바로 이동식발사대 차량이다. 화성-15형의 크기가 이전 화성-14형보다 길고 커서 바퀴가 아홉 쌍인 발사대 차량, 북쪽 표현으론 ‘9축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채 공개됐다. 화성-14형은 바퀴가 여덟 쌍인 차량에 실려 있었다.


9축 자행발사대차가 특징적인 것은, 북이 공개한 역대 최대 규모 탄도미사일인 화성-15형을 싣고 있음은 물론, 모두 자체 생산이란 점이다. 북한 로동신문은 지난달 29일 화성-15형 시험발사 관련 보도에서 “자력갱생의 선구자들인 군수 노동계급은 짧은 기간에 자체의 힘으로 우리식의 9축 자행발사대차를 만들어냈다"며 “발사대 차체와 발동기, 대형 타이어와 권양팔, 발사탁, 유압장치, 전기조종장치, 동력장치를 비롯한 모든 요소들을 100% 국산화, 주체화하는 돌파구를 열어제낌으로써 이제는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대차를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치켜세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신문은 이어 3일자에선 김 국무위원장이 9축 자행발사대차의 타이어를 제작한 ‘압록강다이야(타이어)공장’을 직접 찾아가 “공장에 없던 대형다이야 생산공정을 수입설비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에서 생산 보장하여 짧은 기간에 혁명적으로 새로 꾸리고 주요 물리기계적 성질이 수입산보다 훨씬 우수한 새 형의 대형다이야를 훌륭히 만들어낸 압록강다이야공장의 일군들과 로동계급의 투쟁 본때와 일본새에서 류달리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우리 당중앙의 이름으로 깊이 머리 숙여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고 말한 것도 보도했다.


9축 자행발사대차의 자체 생산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 일이기에 김 위원장이 이렇게 추켜세우고 고마워한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분석은 미국쪽에서 나왔다.


미사일 전문가인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미국의소리(VOA)와 전화인터뷰에서 화성-15형 시험발사 장소가 9축 자행발사대차를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진 ‘3월16일 공장’ 인근이라면서 “북한이 이런 발사차량을 직접 만들 수 있다면 군사력에 있어 큰 제약이 사라진 거다. 그 결과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상당히 많이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ICBM 은폐와 신속기동으로 ‘상호확증파괴’ 효과 기대?


루이스 연구원은 이어 기자가 “발사차량이 왜 중요한가”라고 묻자 “북한이 갖고 있던 과제 중 하나는 단순히 미국에 도달할 미사일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 그보다는 이 미사일을 이동식으로 만들어 미국이나 한국이 추적하기 어렵게 발사차량으로 이동시키려고 했다”며 “과거 북한은 이같은 차량을 중국 등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했다. 따라서 오랫동안 북한이 개발할 수 있는 미사일 수는 수입되는 발사차량 수에 따라 제한됐다. 북한은 이제 자신들이 직접 바퀴축이 9개인 발사차량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생산 가능한 미사일 수에 대한 제약이 많이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연구원의 분석을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오던 발사차량을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 화성-15형 생산에 제약 요인이 없어진 게 되고, 둘째, 이동식 발사차량인 만큼 은폐와 기동이 편리해 미국이 추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ICBM 생산에 큰 제약 요인이 없어지고, 미사일의 은폐와 기동이 편리해졌다는 게 갖는 군사적 의미는 다시 상호확증파괴 전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핵 억제전략이 먹히려면 보복 당할 수 있음을 적에게 확인시켜 주는 게 핵심이다. 적이 기습 선제공격을 가할 경우 그만큼의 보복공격을 받게 될 것임을 군사적 수단과 방법으로 입증한다면 섣불리 공격해오지 못하게 만드는 억제무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호확증파괴 전략의 핵심 요체로 전통적으론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보유여부를 들었다. 핵잠수함은 바다 속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생존성이 탁월해 보복을 보증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동식 발사차량에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산 정찰위성을 머리에 이고 있어 핵심 군사시설 대부분을 이미 지하에 숨겨놓은 북한이다. 은폐와 이동이 쉽다면 선제공격에도 살아남아 보복이 가능하니 아직은 ‘핵 균형’ 수준이 아니라 해도 핵 억제력으로 충분히 작용할 수가 있다. 더불어 따지고 보면 ‘핵 균형’도 결국 시간문제로만 남은 셈이다.


사실 북한은 지난해 벌써 미국에게 ‘상호확증파괴 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24일 일본 교토통신은 익명의 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 2016년 1월 중순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된 북미간 비공식 접촉에서 북쪽이 상호 궤멸적 피해를 주는 핵무기 보유로 억지력을 작용시키는 상호확증파괴 관계를 북미 간에 확립, 대등한 관계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 접촉엔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플러스=김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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