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편집  2017.12.19 [03:15] 시작페이지로
사람·여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사람일보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HOME > 사람·여론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람·여론
국가보안법 있는 한 정상적인 나라 아니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해결책은 폐지뿐이다
기사입력: 2017/12/03 [12:35] 최종편집: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1. 특별한 사람들만 처벌하는 법


‘국가보안법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전체국민의 1%도 되지 않는다.’


국가보안법폐지논의가 활발하던 십수년전 당시 자민련 총재였던 김종필은 이렇게 말했다. 그때 한해에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처벌받는 사람이 200명을 넘지 않았으니 그럴싸한 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는 사람의 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젠 아예 ‘국민들이 국가보안법때문에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할만 하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정반대다. 범법(?)사건이 줄어든 것의 다른 면은 사회구성원이 그 법의 굴레에 더 매였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국가보안법의 규제를 감내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일반화되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불편함의 감수는 단지 약간의 인내심과 자제력을 소모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기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 심지어 생각하는 것까지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지 않는지를 살펴가며 해야 한다. 이를 일컬어 ‘자기검열’이라고 하는데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간 이 ‘검열’을 많이 배웠다는 사람일수록, 학계와 언론에서 영향력있는 사람일수록 더 심하게 나타난다. 정치권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자기검열’의 족쇄는 북에 대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북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을 가능한 회피하게 만들고 부정적 평가와 비난에 몰두하게 만든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북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해야 지성인 대접을 받는 것은 학계에 깊숙이 배여있는 풍조다.


올해들어 이어져온 북의 미사일발전에 대해 ‘어느 나라 미사일을 베꼈다’, ‘어느 나라에서 기술을 가져왔다’는 아무 근거없는 황당한 주장을 버젓이 늘어놓을 수 있는 것도 이런 풍조 덕이다.


문재인정부는 한반도전쟁위기에 대해서 올바른 해결방도를 제시하지 못하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일을 거듭해서 벌이고 있다. 현 사태의 원인과 해결방향에 대해 언론이나 학계에서도 옳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오랜 세월 국가보안법이 강요해온 자기검열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진실을 볼 능력도 용기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은 이처럼 대한민국을 ‘비지성적’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물론 ‘비지성화된 지성인’들은 자신들의 상태에 대해 깨닫지 못한다. 이것은 국가보안법이 우리사회에 끼치고 있는 가장 큰 해악중의 하나다.


2. 모든 법위에 군림하는 법


‘이 조치에 대한 비방행위를 금지한다.’


유신독재에 대한 저항이 치열해지던 1970년대 중반 박정희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는’ 긴급조치를 남발하여 붕괴되는 권력을 유지하려고 했다. 그 완결판이라고 할수 있는 1975년의 긴급조치9호에는 ‘긴급조치9호를 비방하는 것’을 처벌하겠다고 하는 ‘셀프’조항까지 있었다. 박정희는 이 긴급조치9호를 위반하였다며 4년동안 8백여명을 구속하였다.


국가보안법은 세계에 널리 알려진 악법중의 악법이다. 이 법의 원형이 일제의 치안유지법이라는 사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유엔인권위조차 이 법의 폐지를 권고했다는 것을 기억에서 되살리지 않더라도 국가보안법은 중세시대에서나 있을 법한 야만적인 물건이다.


그런데 민주화가 꽤 되었다는데도 대한민국에서 국가보안법은 건재하다. 아무 탈없이 존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법의 위에서, 심지어 헌법적 가치까지도 침해하면서 군림하고 있다.


비결은 간단하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북의 주장에 동조하는’ 국가보안법 위반행위이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의 셀프 보호기능은 국가보안법이 단지 하나의 법이 아니라 흉폭한 이데올로기이자 그 자체로서 권력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평생동안 법을 공부했다는 판사들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구호뒤에 숨어서 도저히 법률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국가보안법을 가지고 판결을 한다. 이른바 ‘법관의 양심’이니 뭐니 하는 것들도 국가보안법의 굴레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국가보안법체계에서 사법제도는 국가보안법의 충실한 집행자노릇을 면할 수 없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댓글공작에서부터 특수활동비 빼먹기까지 온갖 악행을 저질러온 국가정보원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도 국가보안법 덕이다.


국가보안법폐지 논의가 활발하던 그때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국회의원은 ‘국가보안법이 없어지면 광화문광장에서 000장군 만세!를 외쳐도 어쩌지 못하게 된다’며 반대하였다. 그런데 정말 누가 그런다고 대한민국의 존립이 위험해지는가? 그런 일로 위태롭게 되는 나라라면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 수도 없다.


국가보안법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국가로 될 수 없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해결책은 폐지뿐이다. 70년동안 이 야만적인 족쇄에 묶여 살아온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안호국 시사평론가>

안호국 안호국 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사람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있는 한 정상적인 나라 아니다 안호국 2017/12/03/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철폐·양심수 즉시 석방’ 요구 이승현 2017/06/23/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에 마비된 한국 언론 고승우 2017/04/23/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은 최강, 최악의 보도지침 고승우 2017/04/20/
[국가보안법] “싸워야 할 상대는 국가보안법 체제” 김치관 2014/12/01/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철폐하고 양심수 석방하라" 이정섭 2014/08/07/
[국가보안법] ‘간첩조작’에 형법 적용한 검찰 최명규 2014/03/18/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으로 인권 활동 처벌 피하라” 예소영 2014/01/23/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명예훼손죄, 표현의 자유 침해 최영근 2013/06/08/
[국가보안법] “평양냉면 먹으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 이재진 2010/07/23/
[국가보안법] 위기의 이명박정권, 보안법 카드 꺼내나 이재진 2010/04/07/
[국가보안법] 보안법 사건 급증, '공안사범' 쏟아지나 고성진 2010/04/02/
[국가보안법] 통일관련 논문 제출도 국가보안법 위반? 이재진 기자 2009/05/06/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은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6.15남측언론본부 2008/12/03/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폐지로 야만의 시대 끝내야 한다 권나경 기자 2008/12/02/
[국가보안법] 군 기무사, 현직 특전사 장교 국보법 위반 조사 배혜정 기자 2008/07/19/
[국가보안법] 미·영, 유엔인권이사회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이준희 기자 2008/05/15/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약 올리는 운동 벌이자” 이철우 기자 2008/02/28/
[국가보안법] 이명박 정부 출범...'신공안정국' 현실로 이철우 기자 2008/02/28/
[국가보안법] 김형근 교사 구속...국가보안법 다시 활개 이철우 기자 2008/01/30/
오늘의사진
6.15 10.4 자주통일평화번영결의대회
많이 기사
  개인정보취급방침사람일보소개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대전 동구 동부로 55-58 603동 306호(판암동) ㅣ 전화 : (02)747-6150 ㅣ 전자우편:saram@saramilbo.com
등록번호 : 대전, 아00255 제호:사람일보ㅣ창간일: 2003년 6월 15일ㅣ발행·편집인 박해전ㅣ후원 : 하나은행 555-810120-77607 박해전
Copyright ⓒ 2003~2017 saramilbo.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us saram@saram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