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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경영학자’ 통해 세상을 보니
주거나 교육이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가 될 때...
기사입력: 2017/11/10 [15:2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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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토목전문가들에 의해 4대강 사업이 강행된 뒤 시쳇말로 22조짜리 ‘녹조라떼가’가 탄생했다. 회계전문가들은 수치를 조작해 쌍용자동차 노동자 2,600명 이상을 해고하거나 대우조선 해양부의 부실을 조장했다. 지질전문가들은 활성단층대 위에 원자력 발전소의 핵폐기장을 짓는 데 일조했으며 정보전문가들은 간첩을 조작했고, 선박전문가들은 세월호 같은 엉터리 배가 안전검사를 통과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400쪽 가까운 책이 그것도 먼저 영화의 ‘개요와 줄거리’ 그리고 ‘시대적 배경’ ‘<카트와 기업경영> -인사관리와 노동조합, 정규직과 비정규직 연대, 4대정리 해고요건과 부당해고, 감정노동과 노동자의 트라우마, 학생알바와 노동법… 이런 식으로 내용을 풀어가는 경영학… <현대 타임스>의 경우 ‘기계와 인간노동, 위계적 관리 체계, 현대사회와 시간문제, 상품 생산과 실업의 생산 그리고 마지막에는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로 정리해 놓은 책이다.

경영학이란 ‘산업 구조가 복잡해지고 수많은 기업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서 실제 회사 경영에 필요로 하는 지식의 체계화와 이의 전달을 위하여 경제학에서 독립한 학문’으로 알고 있다. 주로 ‘마케팅, 생산관리, 재무관리, 회계학… 이런 공부라고 알고 있는 독자들은 저자 강수돌교수의 ‘영화관에 간 경영학자’(동녘)를 읽으면 경영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이구나 하며 관심을 가지게 된다. 여기다 영화를 직접보기보다 더 자세한 해설까지… 경영학을 공부하면서도 지루하기는커녕 마치 탐정 소설을 읽는 재미다.


‘영화관에 간 경영학자’는 경영학을 교실에 데리고 왔다. 그것도 저자 강수돌 교수의 인간존중의 세계관, 약자 배려라는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런 경영학을 공부하면 경영학이 기업관리만이 우리의 삶, 내 삶에 의미를 깨우치게 하는 학문임을 깨닫게 된다. 더구나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구조적인 모순과 갈등 그리고 당면한 현실, 오늘의 내 삶, 그리고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경영학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지혜가 가득 담겨 있다.


나는 평소 수업시간에 90% 가까이 엎드려 자는 학생들과 만나면서 좌절감과 허탈한 죄책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이 정도라면 차라리 감동적인 영화를 함께 보면서 이 영화를 주제로 토론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하곤 했다. 딱딱한 교실에서 흑판에 몇 자 달랑 적어놓고 출제 빈도가 어떻고 하며 교과서에 밑줄이나 긋고 임기나 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감동적인 영화, 평생 잊지 못할 그런 영화를 보면서 자신의 진로를 삶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교육이 어디 있겠느냐는 생각을…


경영학을 영화를 통해 공부한다…? 이 책의 저자 고려대학교 강수돌교수는 이런 강의를 위해 전부터 미리 준비를 해 온 것 같다. ‘모던 타임즈, 인턴, 카트, 귀여운 여인, 남쪽으로 튀어, 식코, 또 하나의 약속, 인 디 에어, 빵과 장미. 내부자들, 쉰들러리스트, 다음 침공은 어디, 버킷리스트…’ 이런 영화들이다. 아마 이 영화들 중에 한편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다시 보고 싶은 영화로, 기억 하고 싶은 좋은 영화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런 영화로 그것도 경영학자가 풀이를 해주는 공부를 생각하면 나도 강수돌 교수의 경영학 강의가 듣고 싶어진다.


경영학이라면 기업경영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경영학이 기업뿐만 아니라 학교경영에서부터 언론, 교육 등 모든 분야에 해당한다는 것을 이 책을 깨우치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 소개된 모든 분야가 감동적이지 않은 부분이 없지만 나는 <다음 침공은 어디?>라는 영화를 통해 경영학 전문가의 해설은 보면 감동이 몰려온다. 노동운동하면 종북이니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은 우리의 현실과 유럽 선진국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핀란드를 비롯한 프랑스, 독일의 교육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모습에 우리나라와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에 충격적인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나치시대의 역사적 자료가 담긴 영상을 보여 준 뒤 커다란 트렁크 하나를 열어놓고 말한다. “우리가 피난 가는 유대인들처럼 쫓겨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물품을 하나씩 가방에 넣어 보겠니?” 가족사진을 넣는 아이도 있고 책이나 일기장을 넣는 아이도 있다. 그리고 나서 선생님은 소감을 말해 보라고 한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막는 일에 힘쓰겠어요”, “저는 외국에서 귀화한 독일인이지만 독일의 역사를 열심히 배우고 선조들이 저지른 잘못에 책임을 느끼며 살겠어요.”」


우리 나라 학생들이 배우는 역사공부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2차 세계대전이 어느 나라와 싸웠는지, 언제 일어났는지… 연대를 외우고 전쟁 뒤 맺은 조약이름이 무엇인지… 식으로 공부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에 비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유럽의 교실은 아이들이 행복감에 충만해 자율성과 공동체를 배우면서 역사적·사회적 책임감을 갖도록 키워내는데 비해 우리는 역사란 지나간 사실(史實)을 암기해 서열 매기는 암기과목으로 알고 있다.


저자 강수돌 교수는 ‘수입에 비해 많은 세금을 내는 유럽사회는 왜 국민들의 조세저항이 적을까?’ 유럽의 교육선진국들은 ‘수입에 비해 많은 세금을 내는 대신 주거보육교육(대학포함)를 비롯해 의료노후문제를 사회 공공성 차원에서 해결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미국이나 한국은 직접 내는 세금이 유럽에 비해 적을지 모르지만,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등 뭉칫돈이 필요해서 늘 쪼들린다는 것이다. 주거나 교육이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가 될 때 그 사회 국민들의 삶의 질이 어떻게 되는가는 우리의 현실이 증명하고 있다. 노동자, 농민, 교육자, 학자, 언론인, 정치인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김용택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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