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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는 죄가 없다. 8.15에 석방하라!”
‘양심수 가족과 함께 하는 토요촛불 동행’ 문화제...청와대 앞 절절한 호소
기사입력: 2017/08/06 [12:25]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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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 석방을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청와대 앞길을 절절하게 울렸다. 청와대 앞길이 개방된 이후 그곳에서 최초로 열린 촛불집회의 주인공은 ‘8.15 특사’를 촉구하는 양심수 가족들이었다. 지난 5일 저녁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청와대 국민순례 ‘양심수 없는 나라로- 동행’이 펼쳐졌다.

 

무더위 속에서도 2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한 가운데 광화문광장부터 청와대까지 절실한 마음을 담아 순례에 나섰다. 20일째를 맞이한 이날 순례엔 양심수 가족을 비롯해 민가협 어머니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원들과 각계의 시민들과 청년들이 함께했다. 그리고, 청와대 앞길에서 촛불을 들고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대통령은 8.15 특사 결단하라’고 호소에 나섰다.

 

정진우 목사
“민주정부 출범시키고 맞는 첫 광복절…
서른 세 분의 양심수들을 감옥에 놔두고
 그날을 맞을 수는 없다”

 

이날 순례는 청와대앞에서 열린 ‘양심수 가족과 함께 하는 토요촛불 동행’ 문화제로 마무리됐다. 촛불문화제에서 정진우 목사(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 공동추진위원장, NCCK 인권센터 소장)는 “올해 광복절이 이제 열흘 남았다. 2017년 광복절은 지난 71번 맞았던 그 광복절일 수는 없다. 그것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민의 힘으로 국정농단을 일삼았던 정치세력을 심판하고 새로운 민주정부를 출범시키고 맞는 첫 광복절이기 때문이다. 서른 세 분의 양심수들을 감옥에 놔두고 그날을 맞을 수는 없지 않냐? 문재인 정부가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인권변호사 출신이라고 자임하고 있다”며 “그 엄혹했던 박정희 유신 시절에도 수시로 양심수들을 풀어주는 관행이 있었다. 그래서 종교, 시민, 사회 양심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구명위원회를 만들면 몇 분이라도 의례적으로 석방시키고 했다. 그것이 광복절이고, 석가탄신일이고 우리의 경험이었다. 국민의 80% 이상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8.15를 그냥 지나가지는 않을 거라고 굳게 믿고 싶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정부에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며 “올해 광복절은 이 땅의 모든 민중들이 해방의 기쁨, 광복의 기쁨, 석방의 기쁨을 맞자는 청와대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815 그날 진정한 광복절, 촛불혁명의 광복절을 뜻 깊은 광복절로 함께 맞이하자”고 호소했다.

 

이영 민가협 어머니
“문재인 대통령 역시 양심수였고,
지금 청와대에 있는 분들이 양심수였을 것…
모든 양심수를 815 안에 석방시키기 바란다”

 

민가협 어머니를 대표해 이영 운영위원도 무대에 올랐다. 이 운영위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민가협 의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운영위원은 “오늘 날씨가 너무 덥다. 저희 아이가 여름에 교도소생활을 했다. 그 때 면회를 갔더니 얼굴이 너무 헬쓱하니 빠졌더라. 어디 아프냐고 물으니 ‘아프진 않았는데 너무 더우니까 밥맛이 떨어졌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는데 너무 속상해서 울었다. 오늘 너무 더우니까 그 날이 생각난다. 이 더운 날, 양심수들이 0.75평에 갇혀있는 걸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운영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왜 대통령이 됐나? 우리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와서, 1년을 앞당겨서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양심수였고, 지금 청와대에 있는 분들이 양심수였을 것이다. 옛날에. 그런 분들이 정치를 하고 있는 데도 815 특별사면이 없다고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김영삼 대통령 때는 더 빠른, 열 며칠 만에 석방했고 노태우는 재판을 하던 사람들까지 석방을 시켰다. 근데 문재인 대통령님이 사면이 없다고 하니 너무 실망스럽다. 국민들이 대통령께 드린 특별사면권을 행사해 모든 양심수를 815 안에 석방시키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구속 노동자 강광철 씨
"노태우 6.29 항복 선언이 있고
 딱 열흘 만에 감옥문이 열렸다…
10일이면 아직 늦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가석방된 세월호 구속 노동자인 강광철 씨(49, 비정규노동자)도 발언에 나섰다. 세월호 집회에 참여했다가 2년 실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던 날 가석방됐다. 강 씨는 “문익환 목사님이 열사들의 이름을 부르시던 그 연설이 87년 이한열 열사 추모제다. 그런데 바로 그 며칠 전에 문 목사님은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시지 못했다면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없었다. 노태우 6.29 항복 선언이 있고 딱 열흘 만에 감옥문이 열린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문익환 목사님의 뜻을 잇겠다고 평소에 이야기했다. 10일이면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대통령에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심수의 아내 안소희 씨
“어둠 속 민주주의의 빛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야하는 이들에게
 이제 그만 자유를 안겨주십시오.
감옥 문을 열어 양심수들을 끌어안아 주십시오”

 

이날 문화제에선 양심수 가족의 절절한 호소도 이어졌다. 양심수 가족을 대표해 안소희씨(파주시의원,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구속자 이영춘의 아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안 씨는 “저는 양심수 이영춘의 아내 안소희입니다”라며 편지글을 읽어내려갔다. 안 씨는 “국정원은 남편과 저를 내란범으로 낙인찍었습니다. 남편은 내란범이니 그의 말과 생각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남편의 생각에 반대하는지 두가지 선택지를 저에게 강요했습니다. 한 사람의 인간도, 아내도 아닌 채 그들의 편견 속에서 저의 인권은 짓밟혔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국가보안법으로 수감되고 저는 내란범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금기와 배제의 대상으로 살아가야 했습니다”라며 그동안의 아픔을 전했다.

 

안 씨는 이어 “저를 비롯한 구속자 아내들은 긴 시간 동안 침묵으로 억눌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존감도 존엄도 무너지고 병까지 얻었습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 사회가 수없이 멍들게한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자신의 일처럼 양심수를 도우며 손을 잡아주신 국민들과 민가협 어머님, 아버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우리를 망가뜨렸지만 피해를 받은 많은 사람들은 ‘우리를 붙잡고 함께 살자’며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안 씨는 “대통령님. 정권교체가 되던 날부터 지금까지 오직 815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심수 석방은 대통령의 헌법적 권리이며 촛불의 힘으로 열린 문재인 정부에서 오늘이라도 당장 결심하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어둠 속 민주주의의 빛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야하는 이들에게 이제 그만 자유를 안겨주십시오. 감옥 문을 열어 양심수들을 끌어안아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날 문화제에는 예술인들도 함께했다. 가야금 연주와 함께 노래를 들려준 가수 정민아씨는 “오늘 이 자리에 어떤 노래가 어울릴까 고민하다가 골랐다”며 ‘울지 말아요’라는 노래를 선사했다. 노래패 노래마을 출신인 가수 손병휘씨는 “90년대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서부터 무대에 섰다”며 “20년도 더 지나서, 그것도 청와대 앞에 와서 양심수 석방을 노래해야 하는 현실이 기막히다”고 말했다.

 

<민중의소리=권종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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