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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전향적 대북조치를 환영한다
기사입력: 2017/05/23 [21:4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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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 재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이 5·24 조치 해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6·15 공동선언 남북 공동 행사 재개 등을 잇따라 언급하고 나섰다.”(조선일보, 5.23자)

 

이것은 5월 23일 자 조선일보 기사의 일부이다. 조선일보가 문정인 외교안보특보와 전화 인터뷰를 한 후 나온 이 기사는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환영한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알듯이 남북관계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망쳐 놓았다. 나는 수구정권 9년의 최대 과오가 남북관계를 망쳐 놓은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은 2008년 박왕자 씨 피격사건을 트집 잡아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 데 이어, 2010년 천안함 침몰을 “대한민국을 공격한 북한의 군사도발”이라고 규정짓고 북에 책임을 묻는답시고 남북관계를 단절하는 5.24 조치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박왕자 씨의 죽음은 애통한 일이지만, 그가 북의 군사경계지역을 침입한 것이 사실이고, 그의 죽음에 대해 당시 북에서는 ‘유감’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은 일방적으로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또한 천안함은 아직까지도 ‘북이 도발했다’는 합리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북이 억울한 누명을 쓴 측면이 강한 사건이다.

 

박근혜는 2016년 북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핑계 삼아 개성공단 중단 조치를 감행했다. 이것은 시대착오적인 조치였다. 더욱이 개성공단 투자는 정부 30%, 민간 70%의 비율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국민의 재산권을 무단으로 침범한 위헌적 행위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거니와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중단한 것은 반평화, 반민족적인 퇴행이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1차로 이명박과 박근혜의 반동성을 탓해야겠지만 당시 이를 묵인, 방기한 야당 정치인들의 책임도 없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나는 지나간 문제보다는 앞으로의 문제를 말하고 싶다. 문정인 특보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북핵(北核)을 없애는 것은 다음 문제이고 당장 북한이 미사일을 증강하는 것을 저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상적인 거래를 하면서 북을 안심시켜 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런 발언이 남북관계 개선을 반대하는 세력을 무마하려는 ‘기술적’ 측면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이 마치 북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방지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처럼 말하는 데에는 반대한다.

 

남북관계가 아무리 개선되더라도 북은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되지도 않을 일을 미리 말해 놓으면 훗날 반대 세력에게 책만 잡히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들은 말할 것이다. “거 봐라, 니들 말대로 금강산, 개성공단 다 열어 주었는데도 핵과 미사일은 그대로가 아닌가?”라고 공격할 것이다.

 

무엇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한 국가의 자위적인 자주권 행사’라는 북측의 논리를 무력화할 논리가 빈곤하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남북관계 개선을 섣불리 핵과 미사일 발사와 관련시키는 것에는 명분도 실익도 없다는 점을 인식해 주기 바란다.

 

우리가 기억하듯이 문재인은 ‘당선되면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즉각 열겠다’고 말하기도 했고, ‘북이 추가 핵실험을 안 해야 개성공단을 열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차츰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앞의 발언을 믿고 싶다.

 

나는 문정인 특보가 미리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반대할 것 같은 언론과 먼저 인터뷰를 하는 것은 그만큼 실천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은 지난 5월 21일에도 미사일을 쏘았다. 그럼에도 북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발표를 했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하거니와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되돌려 놓는 것은 남북관계를 원상회복하는 극히 초보적인 조치다. 하지만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더욱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다. 좋은 소식을 ‘낭보(朗報)’라고 한다. 우연이겠지만 이런 ‘낭보’를 5.24 조치 전 날인 5월 23일에 들은 것에도 의미를 두고 싶어진다.

 

<김갑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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