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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6.15공동선언
앞으로 보아도 6.15가 답이고, 거꾸로 보아도 615가 답이다
기사입력: 2016/06/14 [12:4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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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벌써 16돌입니다.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변화를 일구어 615시대란 말을 낳았던 6.15 공동선언. 20세기가 남북대결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남북화해, 협력의 세기로 열었던 계기가 바로 6.15 공동선언이었습니다.

올해 615에도 남북해외의 615실천공동위원회는 6.15와 8.15를 함께 기념해 민족단합의 기운을 높이기로 하였습니다. 6.15 행사를 개성에서 치르고 8.15 행사를 서울에서 치르는 방안이 채택되었지만 박근혜 정부의 외면으로 6.15 민족공동행사는 기약이 없습니다.
 
북한은 6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 명의의 호소문을 발표하고 전민족적 통일대회합을 제안하였습니다. 마치도 민족분단 직전에 추진하였던 1948년의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를 보는 듯합니다. 1948년의 정세는 분단고착화를 앞두고 전민족 통일대회합을 모색하였으나 분단을 막지 못하고 전쟁이 터져버렸습니다. 2016년의 정세에서는 분단고착화를 막아 전쟁도 막길 바랍니다.

다시 살펴보는 6.15선언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회에 6.15 공동선언을 다시금 살펴봅시다.

6.15 공동선언은 전문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13일부터 6월15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으며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하였습니다. 살펴보면 615공동선언은 6월 13일의 역사적인 평양상봉에 이은 정상회담 결과 남북정상의 합의로 발표된 성과물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역사적인 평양행은 오로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른 행동이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정치란 무릇 편안한 길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개척의 과정에서 꽃핀다는 진리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은 전문에서 또한 “남북 정상들은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번 상봉과 회담이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하는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세 가지로 본 것입니다. 첫째로 서로 이해를 증진시켰고, 둘째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켰으며 셋째로 평화통일 실현으로 나아갔다는 것입니다.
 
6.15 공동선언 제1항은 조국통일의 기본정신에 대한 합의입니다. 남북은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선언하였습니다.

남북정상은 “그 주인”,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라며 무려 3차례에 걸쳐 민족자주정신을 강조하였고 “서로 힘을 합쳐”라고 하여 민족대단결정신을 강조하였습니다. 6.15선언 제1항은 남북정상이 민족자주문제를 얼마나 강조하였는지 절절히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6.15 공동선언 제2항은 조국통일의 방안에 대한 합의입니다. 남북은 “2.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선언하였습니다.

통일을 추진할 때, 연합제이건 연방제이건 피할 수 없는 것은 남북의 지역정부가 유지되는 것에 더해서 민족의 최고의사결정기구를 결성하는 것입니다. 민족최고의결기구가 상징적 의미만 있고 국가권력의 핵심권한인 군사권과 외교권이 남북 지역정부에 있다면 이는 연합제가 될 것이며, 민족최고의결기구가 통일된 군사권과 외교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연방제가 될 것입니다.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은 ‘통일을 위한’다는 전제조건을 둔다면 많은 공통성이 있습니다. 민족최고의결기구를 두고 그 권한과 기능을 끊임없이 강화해나가면 조국통일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6.15 공동선언 제3항은 남북화해를 위한 실천과제입니다. 남북은 “3. 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더불어 남북은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을 해결하여 겨레의 인도적 문제를 풀어나갔습니다.

6.15 공동선언 제4항은 남북협력과 교류를 위한 실천과제입니다. 남북은 “4.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남북은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하였으며 협력과 교류의 폭을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로 폭넓게 열어 남북 상호간 신뢰를 다져나가도록 하였습니다.

6.15 공동선언 제5항은 공동선언 집행을 위한 구체적 실천과제입니다. 남북은 “5.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빠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장관급회담, 남북장성급회담이 차례로 이어졌으며 남북관계를 바야흐로 대결에서 화해협력으로 전환될 수 있었습니다.

이어 6.15 공동선언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하였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자들은 선대지도자의 “유훈”을 무엇보다 중시해왔습니다. 아마도 북한 당국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서울방문을 중요한 과제로 상정하고 서울방문이 가능한 조건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통일을 강조한 7차 당대회

6.15 공동선언이 또 하나의 역사의 이정표로 다가오는 것은 올해에 북한에서 조선노동당 7차 대회가 개최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민족자주와 민족대단결 정신을 강조하며 평화안정과 연방제통일을 북한 통일정책의 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민족자주와 민족대단결은 바로 6.15 공동선언 제1항의 정신입니다.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민족자주이며 민족대단결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7차 당대회 총화보고에서 “외세는 우리 민족이 하나로 통일되여 강대해지는것을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이것은 민족분렬의 오랜 력사가 보여주는 뼈저린 교훈입니다.”라고 경종을 울리며 “민족자주의식을 좀먹고 민족자강력을 마비시키는 사대와 외세의존을 철저히 반대배격하여야 합니다.”라고 사대주의와 외세의존을 강력히 비판하였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더불어 “사상과 제도의 차이가 같은 민족끼리 불신하고 대결해야 할 리유로 될 수 없으며 계급과 계층의 주의주장과 리해관계가 민족이 단결하는데 장애로 될 수 없습니다.”라고 언급하였습니다. 사상과 제도가 달라도 화해협력할 수 있고, 계급과 계층이 달라도 단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6.15 공동선언의 민족대단결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면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과 남은 전민족적합의에 기초한 련방제방식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여야 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북한은 연방제통일방안도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이라 하여 남북해외의 합의에 의할 것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는 6.15 공동선언 제2항의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은 낮은 단계 연방제에서 통일을 계속 지향시켜 나가면 연방제방식의 통일이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7차 당대회에서 “지금처럼 북남군사당국간 의사통로가 완전히 차단되여있고 서로 총부리를 겨눈 첨예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언제 어디서 무장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며 그것이 전쟁으로 번져지는것을 막을수 없습니다.”라고 우려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북남관계의 현 파국상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얼마든지 극복해나갈수 있습니다.”라고 보았으며 그리하여 “우리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우선 북남군사당국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인정합니다.”라고 하여 남북군사회담을 제의하였습니다.

아울러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과 남은 민족과 세계앞에 서약한 력사적인 합의들을 존중하며 리행해나가야 합니다.”라고 하여 7.4 남북공동성명, 6.15 공동선언, 10.4선언의 이행을 강조하였습니다.

변화의 계기는 6.15

박근혜 대통령은 6월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도 “북한 핵은 우리의 안보는 물론이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자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라고 하여 북한의 핵보유를 민족화합과 통일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규정하였습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은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대북억제 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도발 시에는 주저 없이 단호하게 응징하여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반드시 지켜낼 것입니다.”라고 하여 무력으로 북한을 상대하는 1950년대식 정세관을 내보였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평화협정과 비핵화의 병행추진을 제안하였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비핵화를 전제로 평화협정을 언급한 데 이어 클래퍼 미 정보국장이 평화협정 논의 시 한국정부가 어디까지 양해할 수 있는지를 타진한 점을 고려한다면 대북대화를 완전히 닫고 대결만을 고집하는 정부는 오직 박근혜 정부 뿐이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6월이 되어 서해 NLL 수역의 꽃게잡이가 이어지며 남북간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남북군사당국간 회담을 통해 서해수역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어선을 몰아낼 생각은 없는가요?
 
만일 남북간 충돌이 일어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난 연평도 포격전이 재발하기라도 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집권말기는 오히려 검증가능하고 확실하며 되돌릴 수 없는 CVID식 권력누수가 일어나고 말 것입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이 615 공동선언을 전면적으로 이행한다고 해봅시다. 남북통일을 이루었는데 노벨평화상이 문제겠습니까?

앞으로 보아도 6.15가 답이고, 옆으로 보아도 6.15가 답이며, 거꾸로 보아도 6.15가 답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6.15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6.15 공동선언을 전면적으로 이행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통일의 힘이며 6.15의 힘입니다.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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