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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관광 재개' 문턱 못 넘어
남북당국회담, 북 합의문에 '재개' 단어 포함 주장
기사입력: 2015/12/13 [12:1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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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위급 접촉에서 채택한 ‘8.25합의’에 따라 11~12일 개성공업지구에서 열린 제1차 남북당국회담이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결렬됐다.

황부기 통일부 차관과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을 수석대표와 단장으로 한 이번 차관(부상)급 남북당국회담은 11일 오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1박 2일에 걸쳐 다섯 차례 수석대표 접촉 등을 진행했지만 결국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남북 대표단은 합의문을 내놓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다음 회담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했다. 남측은 14일 회담을 재개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차관(부상)급을 수석대표(단장)로 11일 개성공업지구에서 제1차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를 다루기로 합의한 바 있다.

회담 직후 고위 당국자는 “싸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차분한 분위기에서 각자 조건 다 듣고 이야기 하는 상황이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처음부터 금강산관광 재개 만을 목표로 나온 듯 보였다”며 “‘재개’라는 단어를 꼭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북측은 금강산관광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시켜 ‘동시 추진, 동시 이행’을 주장하고,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합의를 우선적으로 요구하였다”고 확인하고 북측은 “금강산 관광을 3월 내지 4월에 재개하면 이산가족 상봉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하기 위해선 첫 번째는 진상규명, 두 번째는 관광객 신변안전과 관련된 제도적 장치 마련, 세 번째는 재발방지 대책, 네 번째는 사업자 권리보호, 이런 부분들이 선행돼야만 금강산관광 문제가 앞으로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며 “먼저 금강산관광 실무회담을 개최해 먼저 이러한 문제들을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측은 인도적 문제인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관광 재개문제는 그 성격이 다른 사안으로 이를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는 것. 북측이 이산가족-금강산관광 '동시 추진, 동시 이행'이라는 일괄 타결을 추구했다면, 남측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별도로 갖자는 '분리 추진, 단계별 이행'을 주장한 셈이다.

이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먼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합의문에 먼저 넣자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서 실질적인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회담 결렬을 북측 탓으로 돌렸다.

한편, “우리측은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환경, 민생, 문화 등 3대 통로 개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개성공단 3통 문제를 중점 제기했다”면서 11일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 “남북관계에 발전을 위해선 핵문제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이산가족 등 다른 사안을 논의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일체 협의에 호응해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북측은 “핵문제에 대한 언급, 북한 인권문제 언급은 대화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남측이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회담 일정에 대해서는 “우리 측이 다음 주 월요일날(14일) 회담을 지속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북측은 남측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의지가 없다고 하면서 더 이상 협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확인했다.

아울러 “현재로서 다음 회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고 판문점을 통해 연락하기로 (남측이 제안)했다”면서 “북측으로부터 분명한 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북측 역시 회담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은 금강산관광재개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토의를 거부하면서 부당한 주장을 고집해나섰다”며 “남측의 이러한 그릇된 립장과 태도로 하여 이번 회담은 아무런 결실이 없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회담에서 우리측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념원에 맞게 가장 절실하고 실현가능한 금강산관광재개문제와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며 여러 분야의 민간급교류를 활성화해나갈데 대한 건설적인 제안들을 내놓고 성의있는 노력을 다하였다”고 북측의 입장을 전했다.

남북 모두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가 결정적 걸림돌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남북 간 최대 현안을 두고 남측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남측 정부가 금강산관광 재개에 선뜻 호응해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2008년 박왕자씨 피격사망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 등의 문제도 있지만 국제적 대북 제재가 취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 대가로 달러를 제공할 수 없다는 보수적 입장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미국 재무부가 남북당국회담을 코앞에 둔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 ‘전략군’을 비롯한 단체 4곳과 개인 6명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 점도 외부적 압박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8.25합의 이후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물론 신계사 복원 8주년 남북합동법회와 7대종단 수장이 참석한 남북종교인모임 등을 잇따라 개최해 금강산관광 재개에 공을 들여왔고, 이번 회담에서 남측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가르는 시금석으로 삼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남측 대표단은 황부기 차관을 비롯해 김의도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명이며, 북측 대표단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으로 알려진 전종수 단장과 황철 조평통 서기국 부장,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참사 등 3명이었다.

남측은 북측 단장의 ‘격’을 문제삼지 않는 등 회담 전까지는 ‘8.25합의’에 따른 상황관리형 회담으로 낮은 차원의 무난한 합의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막상 회담은 사실상 결렬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공연 직전 북한 모란봉악단이 갑자기 귀국한 것과 이번 회담이 결렬된 것을 연관지어 해석하려는 경향도 있지만, 고위 당국자는 관련 질문을 받고 “회담 중인데, 그게 평양에서 전달됐겠느냐”고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8.25합의' 이행을 위한 제1차 남북당국회담이 결렬됨으로써 남북관계는 당분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제2차 남북당국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 대한 사전 조율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다시 한 번 고위급 접촉을 통해 큰틀에서의 '교통정리'가 선행되지 않는 한 남북당국회담 개최는 현 정부에서 어렵지 않겠느냐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개성=공동취재단/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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