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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전사로 사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김승교 변호사가 동지들에게 남긴 글(유서)
기사입력: 2015/09/03 [13:3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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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애국지사 김승교 변호사 추모영상 장면.     © 사람일보

지난달 31일 별세한 통일애국지사 김승교 변호사의 추모식이 1일 밤 서울 강남세브란스 병원 3층 대강당에서 500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고인이 동지들에게 남긴 글(유서)이 소개되어 참석자들을 울렸다. 글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동지들 진정 고마웠소>

동지들 면목없소.
최후 승리의 날까지 동지들 곁에서 동지들을 지키며 동지들과 함께하려 했건만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수가 없을 것 같소.

동지들 고마웠소.
나는 진심으로 동지들에게 반했고 동지들을 좋아했더랬소. 헌신적이고 겸손하며 예의바르고 자신을 낮추어 다른 이를 높일 줄 아는 동지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새것을 모색하고, 누구보다 사랑과 신념이 굳세며 용감하고 누구나 꺼릴 어려운 초소 맨 앞장에 서길 주저하지 않고, 이름 없는 전사로 사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알아 일을 해도 공을 탐하지 않고 오로지 조국과 민족의 득이 되는 것으로 족할 줄 아는 속이 깨끗한 동지들이었소. 그 많은 전업상근자를 두고 그럼에도 상근비를 한푼도 받지 못하는 제일 가난한 운동가들이었소. 그럼에도 낙관에 넘쳐 웃으며 살고 일도 척척 잘해내는 동지들이었소. 그런 동지들과 오래 함께해서 즐거웠고 행복했소.

동지들 미안하오.
동지들과 연을 맺은 지 어느덧 20여 성상이 다 되어 가는구려... 그 사이 떠나가고 흩어지고 낙오하는 이들도 여럿 있었지만 새로 만난 동지들이 더 많았구려. 돌아보니 새 동지들과의 인연에는 내가 참 소홀했구나라는 뒤늦은 후회와 자책이 이는구려. 미안하오.

존경했고 사랑했던 동지들.
나는 동지들이 밥 한끼라도 술 한번이라도 근심걱정 없이 즐길 수 있기를... 단 하루만이라도 자신을 위해 사고픈 거 사고 하고픈 것 맘 편히 하기를 바랬소. 이제 그것마저 도와줄 수 없게 되었구려. 우리가 어디로 어떻게 갈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나보다 남은 동지들이 더 빨리 더 잘 찾으리라 믿기 때문이오. 산첩첩 물겹겹이어 길이 험하고 안 보여도 '꽃향기 그윽하고 술 익는 마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만은 꼭 잊지 말아주시오.

동지들 진정 고마웠소.
최후 승리의 날 우리 동지들이 백발의 원로 선생님들 선배 투사들을 모시고 터질듯한 환희 속에 축복받을 때... 나도 나무를 스치는 바람소리로라도 지저귀는 새소리로라도 기쁨의 빗물로라도 눈부신 햇살로라도 함께하리다.
그때까지 안녕히.
▲ 각계인사들이 1일 밤 '김승교 동지 추모의 밤'을 열고 있다.     © 사람일보

<김승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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