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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사가 왜 정치적인지 아세요?
교사에게 정치를 말하지 말란 것은 교육을 포기하란 말과 무엇이 다른가?
기사입력: 2015/06/04 [07:3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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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창립당시에는 권위주의적 학교문화 타파하고 학생 체벌과 교장의 권위주의적 학교행정, 촌지문화 개선 등 교사·학생의 인권 신장에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날이갈수록 전교조는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교원의 정치적 중립을 외면하고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반정부 집회에 참여 하는 등 정치적인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전교조를 좋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전교조를 비방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전교조는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그들은 ‘선생이 아이들이나 가르치지 왜 정치적인 집회에 참석하고 순진한 아이들에게 정치를 말하느냐’고 한다. 폐일언하고 이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치고 정치를 떠나서 단 하루라도 살 수 있느냐고…? 법의 보호를 떠나서는 먹는 것, 입는 것, 잠자는 것에서부터 생필품을 구입하고, 차를 타고 다니며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는 일상의 하나하나가 정치적이지 않은 것인 무엇인가라고…?
 
물가가 그렇고 길을 가다 만나는 도로교통법이 그렇고 생필품의 가격에서부터 유통기한까지 모두가 법이다. 학생들의 급식을 제대로 하려면 급식조례가 만들어져야 하고, 학생들이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는 학생인권조례로 더욱 보장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려면 예산이 좀 더 풍족해야 하지 않은가? 학교환경개선이며 교육여건의 개선을 위해서는 교육예산을 얼마나 더 확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학생들이야 어떤 대접을 받거나 말거나 교실 안에서 정부가 만들어 준 교과서나 가르치고 있는 게 정말 교육자로서 존경받을 사람일까?
 
학생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교사는 가장 정치적이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정치를 떠나서 살라는 말은 공기 중에 있는 산소를 마시지 말고 살라는 말이나 진배없다. 먹고 입고 자고 그리고 생활하는 모든 것이 정치행위다. 그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무식하거나 청맹과니다. 독재자들이 전교조를 교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데모를 한다고 윽박지르지만 젖먹이 어린아이도 배가 고프면 울고 괴로우면 표정으로 의사 표시를 한다. 하물며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성인이 된 후 올곧은 삶을 살도록 안내해야 할 교사가 세상과 담쌓고 고고하게 책이나 외워 점수나 매기는 게 교사로서 직무를 다 하는 일일까?
 
역대 독재자들은 교사들이 어떤 사람이기를 원했을까? 일제식민지 시대 교육의 목적은 황국신민화였다. 조선사람을 일본사람으로 만드는 것, 그게 식민지 교육이다. 식민지시대 교사들은 일본이 만들어 준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열심히 가르치도록 했고 그런 교사를 훌륭한 교사로 인정했다. 그런데 피지배 국민을 가르쳐야 할 교사라면 어떤 형태로든 민족의식을 일깨워 주는 게 교육자로서 할 일이 아닐까? 박정희는 유신헌법을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가르치라고 했다. 그들이 만들어 준 국정교과서를 열심히 가르치기만 했던 교사들이 가장 훌륭한 교사였을까?
 
박정희를 비롯한 독재자들은 학생들에게 정치의식, 민주의식을 가르치는 교사를 싫어했다. 그들은 사리판단이 분명하고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비판능력이 있는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을 원치 않았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잘하는 사람… 비파의 식이 거세된 사람… 품행이 방정하고 성실, 근면한 학생… 이런 학생을 모범학생으로 보고 그런 인간을 길러내기를 원했다.
 
불의를 보고 방관하는 자는 기회주의자거나 이기주의자다. 내게 이익이 되는 것이 선이라고 가르치는 교육은 비민주적인 반 교육이다. 제자를 올곧은 사람으로 길러내겠다는 것은 모든 부모나 교사들의 한결 같은 바람이다. 복잡한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나 건강도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판단력을 있는 사람이 아닐까?
 
독재자가 길러내고 싶었던 인간상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자기 일이나 열심히 하는 도구적인 인간이다. 물가가 곤두박질 치고 묻지마 범죄자가 날뛰고 환경오염으로 안심하고 마실 물이 없어도 자기 일만 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삶일까? 비판의식이나 정치의식이 거세당한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다. 자본도 그런 사람을 원한다. 어둡던 시절 학교가 ‘근면 성실한 사람’ 범생이를 길러내려고 했던 것도 자본의 논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정치의식이나 민주의식을 거세당한 사람이 어떻게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며 민주시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참교사라면 그들이 살아갈 세상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 ‘나도 열심히 일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게 왜 욕먹을 일인가? 교사에게 정치를 말하지 말라는 것은 교육을 포기하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김용택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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