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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화 합헌’ 판결을 넘어서려면
진정한 전국교직원노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기사입력: 2015/06/01 [13:5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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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근거가 된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으로 결정[판단]했다. 현직 교사에게만 가입 자격을 주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법원 재판에서 ‘법외 노조’로 확정될 경우, 전교조는 노동조합 명칭을 쓸 수 없는 것은 물론, 노조 전임자를 두거나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도 없게 된다. 이 결정이 전교조에 대한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처분이 적절했다는 결론을 곧장 끌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항소심에서 쟁점이 달라지지 않는 한, 전교조의 패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노조의 자주성을 견지하려는 사람들은 이런 사태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헌법재판소는 “해직 교사 등 관련없는 사람을 조합원 자격에서 배제하는 것이 단결권의 지나친 제한”이라 볼 수 없다고 우겼지만, 어린아이가 코웃음칠 얘기다. “노동조합원들이 뽑은 노조 전前 위원장이 노조와 관련 없다니, 그런 두뇌 없는 말씀은 돼지우리에나 가서 하시라!”는 핀잔이 절로 일어날 판이다.
 
정권 교체를 꿈꾸는 것으로 풀릴 일이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결정하리라는 것은 애시당초 예견된 바다. 지난 연말에 국민이 뽑은 어엿한 정당[구 통합진보당]을 밀실에서 몇 사람이 멋대로 심판하는 악행[통합진보당 해산판결]까지 저질렀는데 무슨 짓인들 못하랴. 헌법재판소와 사법부가 지금의 정부 여당과 완전히 한 통속이 돼서 가고 있으니, 우리가 조금이라도 미더운 사법부를 기대하려면 하루빨리 ‘정권 교체’를 이뤄낼 정치 운동을 벌여야 할까? 헌법재판관을 대통령과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는 대법원장과 다수 의석의 여당이 다 뽑아서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우리의 눈길이 당장의 ‘정권 교체’에만 (협소하게) 머물러서는 정권 교체를 이뤄낼 힘[대중들의 자각]을 끌어내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헌재의 ‘합헌’ 결정을 놓고, 당장 어찌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답이 많지 않다. 전교조는 ‘법외 노조’ 관련, 쟁점을 달리해서라도 승소를 끌어내고 싶을 것이고, 그렇게 좁은 차원의 법리 공방이 오가는 것은 일반 사람들에게 무슨 깨우침도, 격려도 베풀기 어렵다. 패소 결과를 감당하기가 벅차기 때문에 어떻게든 싸울 뿐이다.
 
하지만 긴 앞날을 두고 보자면, 이번의 법정 다툼을 더 넓은 지평에서 살펴야 난국을 견딜 깨달음을 얻는다. 무엇을 살펴야 하는가?
 
헌재의 이번 판결은 ‘민주화 시대’의 죽음을 알리는 장송곡이다. 아니, 죽은 지는 한참 됐고, 무덤[관] 속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수아비를 다시 꺼내서 부관 참시[剖棺斬屍]하는 조치라고 해야 할까? 한때 민중항쟁의 압박에 떠밀려 한국의 지배세력은 교사와 공무원들에게 노동권을 (기만적으로나마) 허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민중세력의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사그라들자 그들이 빼앗겼다고 여긴 것[즈그덜 맘대로 놀기]을 되찾으려고 한 걸음, 한 걸음 진격해 오고 있다.
 
그런데 사실 교원노조법은 1999년초 김대중 정권이 만들어낸 작품이 아니었던가. 그러므로 조합원의 자격을 좁게 규정하는 이 삐딱한 법안에 대해 지금의 정권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물론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전교조를 얼마쯤이라도 파트너로 삼으려는 방침이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서는 그 파트너십을 회수하려고 갖은 애를 다 쓰는 차이는 있지만, 아무튼 교원노조법을 절름발이로 만든 것은 김대중 정부였다. 그러니까 ‘민주화 시대’ 자체의 허술한 구석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늘 사태의 뒤꽁무니를 좇는 식이 된다.
 
진정한 전국교직원노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
 
사태를 반성하는 데 있어, 우리 자신을 빼놓아서도 안 된다. 전교조를 처음 만든 사람들[필자 포함]은 노동자의 권익을 당당하게 옹호할 단체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당시로서는 아직 교사 아닌 딴 교직원들[행정실 소속의 시설관리 노동자, 청소노동자 등]과 전혀 교류가 없었지만 아무튼 교직원 모두[교사와 기사들]를 대변하는 단체가 되겠노라고 자임自任하여 이름을 ‘교직원 노동조합’이라 붙였다. 노동자는 누구나 하나로 단결해야 가까스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초창기에만 옳은 태도를 취했을 뿐, 그 뒤로 학교 안 직원들을 ‘전교조’ 안으로 모셔오는 일을 (어려운 일이긴 했다고 해도 아무튼) 손 놓아 버렸다. 지금 그들은 스스로 조직돼서 딴 노동조합을 꾸리고 있다.
 
전교조 활동가들이 ‘전체 노동자와 함께 간다’는 정신을 꿋꿋이 견지했더라면 ‘교원노조법’이 만들어질 때 무슨 실천을 했어야 할까? 교원 아닌 사람들[직원]을 조직 안에 받아들이는 실천을 열심히 벌였어야 한다. 그렇다면 당장 정부로부터 시비가 걸려 온다. “우리는 교원들하고만 단체교섭할 생각이고, 법에도 그렇게 돼 있는데 너희가 법규를 어겼구나, 어쩌구...” 그렇게 조직대상을 교원으로 한정하고, 단체행동권은 배제해 버리는 법이 무슨 진짜배기 법이겠는가. 솔로몬 왕은 어린아이를 둘로 나눠 갖자는 어떤 여자의 제안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생각인지, 대뜸 꿰뚫어 봤지만 전교조 활동가들[필자 포함]은 솔직히 ‘노동권의 절반을 얻는 것만도 다행 아니냐’며 그 절름발이 교원노조법의 허구성을 눈감아 버렸다. 그 ‘현상 만족’의 태도가 결국엔 탈이 났다. 진작 싸우지 않았던 것이 지금의 싸움을 어렵게 만들었다.
 
어찌 했어야 하는가? “교원노조법을 따로 만드는 허튼 수작을 부리지 마라! 그저 ‘교사와 공무원들의 노동권 박탈 조항만 없애라! 일반 노조법에 근거해서 우리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하라!”고 싸웠어야 한다. 그 싸움을 애시당초 포기한 결과로, 지금과 같은 사태를 맞게 됐다. 직원들이 전교조의 어엿한 주체의 일부였다면 어땠을까? 조합원 대상을 더 넓히는 더 높은 싸움을 벌였더라면 지금처럼 사용자[정부]가 해직교사를 조합원에서 빼라느니, 말라느니 하고 욕심을 부릴 겨를은 없었을 것이다.
 
전교조의 자기 앞가림을 넘어
 
지금 와서 ‘그때 그랬더라면...’을 떠올리는 것이 맥 빠지는 얘기이기는 하다. 그러나 험난한 정세를 견디고 나아가게 할 채찍질은 되어 준다. 법외 노조가 된다면 주저앉아야 할까? 나이 든 조합원들은 (정년이 되어) 떠나가고, 나이 핑계 대며 조합원의 (조합으로의) 발걸음도 줄어들고 있는데? 용기 있게 버티려면 무슨 생각을 다져야 할까? 세상에 대한 환멸과 자신에 대한 무력감을 떨치고, 고달픈 길을 계속 가려면 어떻게 심기일전해야 할까? 지금은 누구라도 뾰족한 묘책을 내놓기 어렵다.
 
하지만 무슨 과제가 가장 막중한지는 말할 수 있다. 노조 일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자기 신념을 가다듬는 일이 ‘발 등의 불’이 됐다. 인정받는 단체건, 법의 보호막이 사라진 단체이건, ‘우리 길을 가겠다!’는 신념부터 다져야 앞날에 죽을 쑤건, 밥을 짓건 뭐라도 해낼 것 아닌가! 우리가 다시 힘을 얻을 길은 전교조의 자기 앞가림을 넘어서는 일이 아닐까?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처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고 그들과 연대하는 일이 아닐까? 아, 진도 앞바다 퍼어런 물살 밑에는 아직 밝혀져야 할 진실들이 파묻혀 있다.
 
<정은교 서울 강신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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