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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무죄’에 헌재는 응답하라
헌법재판소의 침묵에 전 통합진보당측 재심 청구 검토
기사입력: 2015/01/26 [17:25]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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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하며 사실상 주요근거로 들었던 이른바 비밀혁명조직(RO)에 대해 대법원은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라며 내란음모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에 대한 의혹과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26일 오전 현재 헌재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법원의 RO 관련 판결은 헌재의 판결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외친 것과 같은 의미다. 법원은 판결문으로만 말한다는 관행이 있다 해도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 판결이었던 점에서 국민적 의혹 등에 대해 헌재는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진보당 해산 결정은 우선 그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헌재가 진보당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RO가 실재하는 것으로 규정해 정당해산과 소속 국회의원직 상실 결정을 한 것은 성급했고 무모했다. 헌재의 결정은 경솔하고 무책임했다는 비판을 넘어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최고 법원답게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판단을 내야 하는데도 헌재의 증거조사와 사실 관계 규명이 모두 부실했다는 비판에 대해 헌재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헌재가 제시한 진보당 해산 근거가 비슷한 위상인 최고 법원 대법원의 판결로 부정된 이상 헌재가 ‘나 몰라라’하면서 마냥 뭉개는 것은 법치의 확립에 역행하면서 국민의 법 감정을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헌재의 침묵에 통합진보당 측 재심 청구 검토
 
헌재가 비정상적인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당 관계자들이 헌재에 재심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오병윤 전 진보당 원내대표는24일 “대법원과 헌재의 사실 판단이 전혀 달라 진보당 해산심판에 대한 재심이 필요하다고 보고 법률 대리인단과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 법원인 헌재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지만, 정당해산심판에 대한 헌재 결정에 재심을 허용할 수 있다는 학계의 유권 해석에 근거해 관련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가 지난 2004년 헌재 소속 헌법연구관 다수가 관여한 가운데 한국공법학회에 의뢰해 작성한 '정당해산심판제도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정당해산심판에 대한 당사자의 재심 청구가 가능하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정당해산과 관련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재심의 허용이다. 사실 관계에 관한 판단을 전제로 하는 정당해산심판에서는 사실 판정의 치명적 오류를 시정하기 위해 재심이 허용돼야 한다. 재심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법적 안정성의 이익과 재심을 허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구체적 타당성의 이익을 상호 비교해 재심을 허용할 수 있다.”
 
헌재의 이런 보고서는 ‘내란음모’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과 함께 진보당 관계자들의 재심 신청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보고서가 헌재의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 재심 청구를 할 필요성을 지적했지만 헌재 관련법에 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12월 헌재가 진보당 해산 등을 결정하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사법살인’으로 규정하면서 반드시 바로 잡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헌재는 이런 외침을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헌재가 헌법에 의해 보장된 권한 행사를 할 때 국민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켰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옛 진보당 관계자들이 재심을 청구하기 전에 헌재가 스스로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법원의 공개 비판에 응답해야 한다. 헌재가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국민적 의혹을 더 부채질할 뿐이다. 나아가 헌재의 존립 근거에 대한 심각한 회의가 제기될 수도 있다.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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