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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국가보안법 철폐하고 양심수 석방하라"
인권단체들, 8.15 앞두고 양심수 전원석방 촉구
기사입력: 2014/08/07 [10:2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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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후원회, 민가협, 구속노동자후원회 등 인권단체들이 8.15를 앞두고 국가보안법 위반과 양심적 병역 거부자 등 양심수들에 대한 석방과 악법 철폐를 정부에 요구했다.
 
인권운동을 해 온 15개 단체들로 구성된 <공안탄압 반대, 양심수 석방과 사면·복권을 위한 공동 행동>(이하 양심수 석방 공동행동)은 5일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인권 악법과 정치적 탄압에 의해 부당하게 구속된 양심수들의 전원 석방(사면·복권)을 촉구했다.
 
양심수석방공동행동은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던 박근혜 정권의 국민대통합 공약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이념 갈등을 부추기면서 정치적 반대자들의 인권을 집요하게 탄압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실상을 폭로하려고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양심수 없는 세상이 될 때만 진정한 민주 사회가 가능하다”며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열악한 감옥에 갇혀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양심수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단체는 “소위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2013년 8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시점에 국정원이 기획해서 터뜨린 사건으로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무참히 짓밟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며 “검찰은 지난 7월 28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내란 음모’라는 엄청난 죄명을 뒤집어 씌워 피고인 7명에게 도합 10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내란 음모를 입증할 만한 어떤 유력한 증거(무기나 내란 선동 유인물 등)도 제출하지 못했다. 오로지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녹음한 이석기 의원 강연회 녹취록(1천군데 넘게 수정됨)과 매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증인 1명의 혼란스런 진술이 전부”라며 이 사건이 조작된 정치 사건임을 폭로했다.
 
또한 “18대 대선이 끝난 후 2천여 명에 이르는 유권자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공직선거법에 ‘선거무효확인소송’은 대법원에서 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처리하라고 못 박혀 있음에도 사법부는 1년 8개월이 넘도록 심리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반면 검찰과 사법부는 국정원 댓글 사건, 대선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 비리 의혹 등을 묶어서 백서로 발간한 소송인단(‘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인단) 김필원, 한영수 공동대표와 최성년 사무차장을 ‘명예훼손죄’를 뒤집어 씌워 한꺼번에 구속했다. 출판물과 관련 비록 일부 내용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개인을 비방하는 내용이 아니고 공익성이 인정될 경우 형법상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는 데도 정권의 충직한 하수인이 되기 위해 무고한 국민을 부당하게 구속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가족들이 단식까지 불사하며 ‘세월호 참사’의 정확한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와 새누리당은 진상규명위원회에 수사권도, 기소권도 주어지지 않는 허깨비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하고 “검찰과 경찰은 ‘세월호 참사’에 분노해서 양심의 울림에 따라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연행한 후 구속시켰다. 아직도 3명의 ‘촛불시민’이 억울한 누명을 쓴 채 구속돼 있다.”며 온당치 못한 법권력을 규탄했다.
 
아울러 ‘소위 왕재산 사건’, ‘범민련 사건’ 등 국가보안법으로 억울하게 구속돼 장기 실형을 살고 있는 양심수들의 고통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인간답게 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해 나선 비정규직 노조 활동가들이 표적 수사 끝에 구속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검찰과 사법부가 공모해서 노동운동이나 대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벌금 폭탄’이 쏟아지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고 국가보안법 등으로 구속되었다 출소한 양심수들에게 보안관찰, 보호관찰 명목으로 일상적인 민간사찰과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의 인권 탄압 사례를 조목조목 고발했다.
 
양심수석방공동행동 기자회견문은 다음과 같다.
 
박근혜 정권은 더 이상 국민을 ‘편 가르기’ 하지 말고,부당하게 구속된 모든 양심수를 석방(사면)하라!
 
온 나라를 슬픔과 충격으로 몰아넣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도 벌써 100일이 훌쩍 지났다. 생떼 같은 자식들이 수장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무력감에 치를 떨어야 했던 가족들이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게 남은 부모의 몫”이라며 단식투쟁을 벌이다 하나 둘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있다. 그동안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수십 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고, 350만 명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서명에 동참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과 보수 단체들은 유가족들의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를 왜곡하면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망언으로 가뜩이나 힘겨운 이들의 마음을 난도질하고 있다. 정부는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시민들한테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며 연행과 구속을 일삼고 있다. 정부는 지금 어려운 경제 상황을 들먹이면서 ‘슬픔을 내면화’하자고 떠벌이지만 일관되게 밀어 붙이고 있는 ‘규제완화’와 공공부문 민영화 같은 정책들이야말로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주범들이다.
 
‘세월호 참사’는 이 나라가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분명하고 솔직한 답변을 내 놓아야 한다. 이 나라가 진정 민주주의 국가라면 이윤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해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가 흘러 나와야 하고 정부는 이것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동안 박근혜 정권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비판하거나 잘못된 정책에 항의하는 집단이나 개인을 ‘종북’으로 몰아 무자비한 인권유린을 저질렀다. 심지어 정부에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묻는 시민들까지 ‘종북’으로 싸잡아 비난한다. 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건 박근혜 정권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종북’은 ‘반공’을 대신해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고 정부 비판 세력을 ‘마녀사냥’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로 활용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28일 ‘내란 음모’라는 엄청난 죄명을 뒤집어 씌워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구속자 7명에게 도합 105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대선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촛불시위가 전국으로 확대되던 시점에, 범죄 집단인 국정원이 터뜨린 악랄한 ‘종북 마녀사냥’ 사건이다. 검찰은 재판 내내 내란음모를 입증할 어떤 유력한 증거도 내놓지 못했다. 한편 국정원 댓글 사건, 대선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 비리 의혹 들을 묶어 백서로 발간한 ‘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인단’ 대표들이 어이없게 ‘명예훼손죄’로 구속되는 일도 벌어졌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탄압받는 분위기 속에서 노동자, 서민들은 경제위기 책임을 뒤집어 쓴 채 피 흘려 쟁취한 권리들을 박탈당했고, 장기 투쟁 현장은 폭력 경찰의 위력 시험장이 됐다. 국민적 지지를 받은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을 탄압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해고와 구속을 남발하더니 민주노총 사무실까지 침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14년 동안 합법적으로 활동해 온 전교조가 하루아침에 ‘법외노조’로 전락했고, 삼성 ‘무노조 신화’를 깨고 민주노조를 설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결한 동료의 시신을 경찰에 강탈당한 후 구속까지 되었다.
 
강정과 밀양, 청도에서 정부는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한 채 군사기지와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고 이에 저항하는 주민들을 수년 동안 잔인하게 짓밟으면서 구속과 ‘벌금폭탄’을 남발하고 있다.
 
‘종북 마녀사냥’과 민주노조 탄압이 극심해지면서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도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작년 유엔인권이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양심적 병역 거부자’ 가운데 92%가 한국에 수감돼 있다고 한다. 잇달아 벌어지고 있는 총기 난사 사고, 병사 구타 사고들은 ‘전쟁기계’들을 양성하는 군대 조직이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가를 보여준다. 한국은 징병제 국가이지만 ‘가진 자’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병역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 가난한 집안의 청년들만 예외 없이 군대로 끌려간다. 군대 대신 사회봉사 기관에서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청년들의 요구는 세계 곳곳에서 오래전부터 인정받아 온 권리다. 군복무 기간만큼 감옥에서 고생하고도 ‘군미필자’로 낙인 찍혀 평생을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수많은 청년들의 절박한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감옥에 수감된 재소자들의 인권도 급격하게 후퇴하고 있다.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상황이라 죽을 정도가 아니면, 몸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깡패집단과 다를 바 없는 기동순찰대(C.R.P.T)가 재소자들의 일상을 군대식으로 통제한다. 조금이라도 저항할 기미를 보이면 사각지대로 끌고 가 구타를 하거나 장시간 계구를 채운 채 고문을 가하기도 한다. 양심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강제추방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외국인보호소들은 비좁은 방에 20명 가까이 수용하고 있다. 식사와 의료 처우가 부실해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정치적, 종교적 이유 등으로 본국에 돌아갈 수 없어 난민 자격을 신청한 이주노동자들은 판결도 없이 수년 동안 생징역을 살아야 한다.
 
지금 전국 감옥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을 포함해서 662명의 양심수들이 수감돼 있다. 이명박 정권이 일으킨 ‘용산참사’에 항의하다 구속된 전철연 남경남 전 의장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사면에서 배제된 후 5년째 홀로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인도 문제 전문가인 대학강사 이병진 씨는 억울한 간첩 누명을 쓴 채 6년째 옥고를 치르고 있다. 칠순 고령인 범민련 이규재 의장을 비롯해 평화 통일과 노동자, 빈민 권리 향상을 위해 헌신해 온 인사들이 정치적 탄압 사건인 ‘범민련 사건’과 ‘왕재산 사건’으로 구속돼 장기간 실형을 살고 있다. 장기 수감 중인 양심수들은 가정이 파탄 나거나 가족 생계 곤란, 건강 악화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공안기관들은 출소한 양심수들한테까지 보안관찰 또는 보호관찰이라는 명목으로 일상적인 민간사찰을 강요하고 있다. 파업과 집회, 농성 등 정당한 권리 행사에 대한 ‘벌금폭탄’이 난무하면서 벌금 낼 돈이 없어 감옥에 들어가 노역을 사는 양심수들도 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비판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탄압하면서 함부로 인신까지 구속하지만 그런다고 저항이 잦아들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국민 대통합’으로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던 대통령의 공약을 상기시키며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우리의 요구 -
1. 권리 탄압과 사전 형벌 수단으로 구속을 남용하지 말고, 헌법상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라!
1. 반인권 악법과 정치적 탄압으로 부당하게 구속된 모든 양심수들을 석방하고 수배와 집행유예, ‘벌금폭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민주시민들에 대한 사면, 복권을 즉각 실시하라!
1.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반인권 악법들을 철폐하라!
 
2014년 8월 5일
 
<이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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