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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야권 참패와 종편의 숨은 역할
선전·홍보로 지배하는 20세기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기사입력: 2014/08/03 [13:3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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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결과 새누리당이 압승, 새정치민주연합은 참패했다. 이 선거 결과를 어떤 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가장 우선하는 평가는 새누리당이 선전한 것이고 새정치연합이 졸전을 치렀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이 잘한 것이 아니라 새정치연합이 너무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이는 극히 일부분의 타당성만을 지닌다. 여권은 집권 프리미엄과 함께 여권에 우호적인 대중매체를 십분 활용해 선거에 이긴 것이다.

특히 MB가 날치기 통과시킨 법으로 양산된 종합편성채널은 보수층의 집단적 의견통일이나 결집에 적극 기여했다. 수구 보수언론은 구원파 유병언 전 회장이 세월호 참사의 본질인양 몰아가면서 집권층의 무능, 무책임을 덮어버렸다. 그것은 검경과 언론의 완벽한 협동작전이었고 지금도 계속 중이다.

기득권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는 감동의 정치뿐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기득권과 언론플레이 작전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유권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감동의 정치만이 집권층의 선전 홍보전략 보다 강력한 것이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전략공천’ 등의 악수를 거듭하면서 유권자를 크게 실망하게 했다. 결정적 패착을 스스로 범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과 어떤 차별성이 있느냐 했을 때 안타깝다. 남북 정책은 엇비슷하고 재벌 중심의 경제 정책도 유사하다. 감동을 주는 면이나 여의도의 특권을 유지하는 것 등은 다 엇비슷하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 청와대의 인사 참사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지만, 선거 막판에 나온 여권의 반격 작전에 휘말려 들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사회적 소수자로 분리하면서 다수 유권자의 집단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선전홍보전을 폈다. 경제살리기가 최우선 과제라 했고 대통령은 국사에 머리가 아프다면서 선거 막판에 휴가를 가면서 지지층의 동정심에 발동을 걸었다.

이런 방식은 여권에 봉사하는 일부 TV와 보수 언론에 의해 큰 목소리로 선전 홍보되었다. 투표가 임박해서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을 공략하던 프레임에 갇힌 채 민생을 챙기고 감동을 주는 독자적인 목소리는 거의 내놓지 못한 꼴이 되었다.

물과도 같은 유권자

유권자는 물에 비유된다. 때로는 잔잔해서 수동적인 존재감을 보이지만 어떤 때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엄청난 괴력을 발휘한다. 유권자의 이런 극단적인 양면성을 고려할 때 정치에 임하는 직업정치인들의 선거에 임하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유권자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지만 정치 집단의 영향을 받는 수동적인 측면을 지닌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유권자들만의 특성도 깊이 고려할 사항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고 출산율이 가장 낮다. 복지는 꼴찌 수준이다. 노인 자살률도 세계 제1이다. 비정규직이나 청년 실업이 심각해서 미혼 남녀 10명 중 절반 정도는 데이트 비용이 없어서 이성 교제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한국 사회에 대한 여러 지표로 보면 갈데없는 인간 생지옥이다. 아무도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 고립무원의 생지옥에서 탈출을 공약하는 정치집단의 목소리는 아직 크게 들리지 않는다.

한국은 특히 남북 대치를 구실로 반세기 이상 군림한 국가보안법의 독기가 매우 심각하다. 즉 국경을 뛰어넘는 세계인이나 지구촌을 품에 안을 통 큰 정치이념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좁은 사회다. 사상은 물론 상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적대 관계의 상대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무찔러야 한다는 참혹한 생존 논리가 뿌리내린 살벌한 곳이다.

국가안보가 최고의 강제력을 지녀 어떤 개인적 문제 제기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가 빚어졌다. 모두 기다리지 말고 발 벗고 나서서 자신의 생존을 챙겨야 할 긴박한 상황이라는 자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 비리로 범벅된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정치세력과 변혁을 약속하는 정치세력의 노선은 분명 차이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 나라 여당이나 제1 야당의 기득권층은 한국 사회의 절박한 절규와 모순을 뿌리부터 해결할 의지는 거의 보여주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국보법에 근거한 국가안보 논리를 신앙처럼 여기는 새누리당 지지층은 전체 유권자의 최선 30%를 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념이 민족에 우선한다고 굳게 믿고 행동하는 이들이 전부 투표장에 나간다는 것은 상식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나라의 비정규직과 청년층,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비판하고 고민하는 유권자들은 어느 정당을 찍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투표를 생략하는 것이 아닌가. 만약 엄청난 감동을 주는 정당이 있다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야당이 2012년 대선 때부터 연이어 선거에서 지고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생존문제의 절박성과 국가라는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의식화되고 있지만, 그것을 담아내는 현실 정치세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선전·홍보로 지배하는 20세기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20세기 자본주의적 민주주의는, 과거 독재자가 곤봉으로 통치하던 것과 달리 선전과 홍보로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시민사회 구성원과 그 정치구조와의 상호관계가 지닌 한 측면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 정치는 고도의 선전 홍보전의 성격을 지닌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 나라 군사독재 시절에 향수를 느끼는 세력들은 곤봉의 역할이 점차 약화하는 추세를 보고 선전홍보를 강화할 구조를 만들기 위해 종편TV를 양산했다. 이에 대한 진보, 민주세력의 대응력은 한없이 빈약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거짓의 정치, 무능과 무책임을 외면하는 정치에 대항할 방법은 유권자에게 진정한 감동을 주는 정치가 유일하다. 그 외에 별다른 묘책이 없어 보인다. 국보법으로 제한된 정치공간 속에서 분단으로 인한 이익을 사수하려는 수구세력과 유사한 정치력을 앞세워서는 희망이 없다. 진정한 감동을 주는 정치는 정의와 윤리를 바탕으로 한 정치다. 인간 생지옥을 면케 할 의지를 지닌 정치세력은 감동을 주는 정치를 향해 몸을 던져야 한다.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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