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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전쟁을 끝내자! 평화에 살자! 통일로 가자!"
'평통사' 정전61주년 7.27 평화홀씨 마당...한반도비핵화·평화협정 협상재개 촉구
기사입력: 2014/07/28 [12:1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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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61주년이 되는 27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상임대표 문규현)은 서울 조계사 경내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정전 61주년,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7.27 '평화홀씨'마당'을 개최해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들에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해 7회째를 맞은 올해 '평화홀씨' 마당은 '전쟁을 끝내자! 평화에 살자! 통일로 가자!'는 주제로 약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참가자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북미·남북·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관문인 '평화협정 체결 운동'에 보다 많은 시민들이 '평화홀씨'가 되어 주인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또 한반도의 미래는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흡수통일이 아닌 남북간 합의통일, 평화통일에 있다고 강조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참가자들은 실내행사를 마친 후 인근 주한 일본대사관으로 자리를 옮겨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규탄하고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반대하는 항의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문규현 상임대표는 여는 말에서 최근 팔레스타인의 참상을 고발하고 "이스라엘의 야만성을 지지하는 미국의 논리는 여기 한반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며, 미국은 "제주 강정 해군기지를 강행하는 배후주범"일 뿐만 아니라 "일본 자위대가 미국과 미군을 지켜주기 위해서 파병될 수 있다는 허울로 전쟁과 재침략의 길을 가장 앞서서 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대북 신뢰프로세스'를 말해왔으나 그것은 말장난일뿐 그들은 '대북 불신 확산 프로세스'로 일관해 오고 있다"며, 평화와 통일은 언제나 집권과 권력유지 수단일 뿐이었다고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문규현 대표는 지난 2008년 평화홀씨 운동이 시작된 이래 평화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평화만이 살 길이라는 합의와 연대의 기운이 고조되고 있다"며, '평화홀씨'가 더 많이 날아가 퍼져서 평화와 통일의 꽃밭으로 피어나기를 기원했다.
 
문 대표는 이어서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가장 어둡고 야만적인 시기에 가장 인간적이고 도덕적이며 자비와 평화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며, '평화홀씨'들이 '전쟁을 끝내자! 평화에 살자! 통일로 가자!'는 의지를 갖고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행사장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을 비롯해 전남 순천, 인천 등 전국에서 온 '평화홀씨'들이 자리를 함께했고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저지! 동맹을 넘어 동북아 평화안보협력체로!', '흡수통일 반대, 합의통일 실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고권일 제주 강정마을회 부회장 겸 주민반대 대책위원장, 밀양주민, 이충재 공무원노조 위원장 등은 차례로 나와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의 지난 대선 불법 개입 사건을 유야무야 흐리고 쌀수입개방과 의료민영화 등을 강행하는 등 대한민국을 통째로 침몰시키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이들은 삶의 터전을 지키고 정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투쟁, 생명과 평화를 위한 행진, 그리고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는 식민지 조선, 해방과 분단으로 이어진 가슴 아픈 민족사와 중첩되는 자신의 생애에 대해 직접 쓴 '평화가 춤춘다. 통일이다'를 나즈막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낭송해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렸다.(아래 전문)
 
한편, 이번 행사는 전날 오전부터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주제로 한 '2014 평화홀씨 전'이 부대행사로 열려 김태순 외 34명 작가들의 시화와 그림, 사진 작품들이 전시됐다.
 
평화가 춤춘다. 통일이다.
-길원옥-

 
길원옥, 나 그때 열 세살.
철부지 어린아이였습니다.
내 고향 평양을 나의 놀이터 삼아 여기저기 새처럼 날아 다녔습니다.
그 어렸던 나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몰랐습니다.
어느 날 연기처럼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은 꿈에서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무엇인지도,
남자가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나를 빼앗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진짜 몰랐습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남의 나라 식민지로 겪는 설움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 무서운 세월이
내 어린 시절을 다 빼앗아 가버리고,
내 소녀시절도 빼앗아 가버리고,
내 청년시절도 빼앗아 가버릴 줄 몰랐습니다.
돌아보면 그래서 행복했던 철부지 어린시절이었습니다.

 
"원옥아~" 아버지가 부릅니다.
기다렸다는듯이 조르륵 무릎으로 기어가면
아버지는 하얀 쌀밥을 한 숟갈 떠서 내 입에 넣어주셨습니다.
엄마의 호통치는 소리가 들리지만
내 입에 들어온 하얀 쌀밥은 꿀처럼 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버지는 나를 불러주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불러보지만...
아버지가 앉아있던 자리는 비어 있었습니다.

 
누군가 내 귀에 속삭였습니다.
감악소에 갇힌 아버지를 빼 낼 수 있는 돈은 10원이어야 한다고...

 
철부지 어린 나,
돈 10원을 벌어서 아버지 나오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마음이 콩당거렸습니다.
아버지를 나오게 해 드릴 수 있다는 믿음이
철부지이었던 나를 어른이라고 믿게 만들었습니다.

 
엄마에게도, 오빠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공장에 취직시켜준다며 내 앞에 나타난 낯선 사람을 따라 나섰습니다.
아버지 감악소 벌금 10원을 벌고 싶어서...
그 길이 그렇게 아프고 죽음보다 못한 삶인줄 누가 알았을까요?

 
너무 아팠습니다.
내게 닥치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서
소리치고, 구르고, 버팅기며...

 
하지만 내게 돌아오는 것은
구타와 고문과 감금이었습니다.

 
열세살 어린 나이로 견디기 너무 힘들어
"엄마, 엄마" 소리질렀습니다.

 
저 멀리 평양에 있을 내 엄마에게 내 통곡소리가 들리기를 바라며, 그렇게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5년이 지났지만,
공장은 없었고 돈도 없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남들은 해방이랍니다.
남들은 그 추운 겨울을 견뎠더니 봄이 왔답니다.
그러나 열 여덟 여전히 어리기만 했던 길원옥,
내겐 아버지 감악소 벌금 10원이 없었습니다.
다시 내게 또 다른 어둠이 시작되고 추운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싶었습니다.
엄마 소리도 듣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내겐 아무 의미없는 이름들이었습니다.

 
열세살 아이이던 원옥이가 어느덧 팔십 일곱이 됐습니다.
나는 이제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는 당당히 외치게 되었습니다.
사죄하라! 배상하라!
그렇게 주먹을 높이 들고 나의 인권을 요구합니다.

 
이제 내게 나의 도움이 필요한 가족들이 생겼습니다.
내가 손을 잡아줘야 할 친구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내 힘이 필요하다 합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외칩니다.
나는 모든 전쟁을 반대합니다!
나는 평화를 원합니다!

 
이제 내게 아버지 감악소 벌금 10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삼팔선에 가로막힌 휴전선은
또 다시 내 고향, 내 아버지를 빼앗아 가 버렸습니다.

 
아~~ 나비가 되어 날고 싶습니다.
아직 해방받지 못한 이몸, 늙은 몸이지만
훨훨 날아 고향으로 가고 싶습니다.
휴전선이 가로막은들 못 가겠습니까?
철조망 가시덤불에 찟겨 내 몸뚱아리 피투성이 된들 못가겠습니까?

 
가는 길에 분단도 허물고,
휴전선 가시덤불도 걷어 치우고,
휴전을 평화로 통일로 만드는 일인데...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

 
열세살 이별 이후 생각만해도 아프던 내 고향,
내 아버지 무덤가에
감악소 벌금 10원 내어 드리며 내 손으로
아버지 해방시켜 드리렵니다.

 
아~ 보입니다. 저기 저 보통강 가에 놀고있는 열세살 철부지 길원옥이가...
식민지의 고통도 다 걷어치우고,
'위안부'라는 아픈 굴레도 다 벗어버리고
전쟁의 공포도 전혀 없이
평화롭게 친구들과 동네에서 고무줄 놀이하고 있는
원옥이가 보입니다.

 
<통일뉴스=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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