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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대박' 실망스러운 드레스덴 연설
7.4공동성명, 6.15공동선언 언급 없어... 대남 불신만 '증폭'
기사입력: 2014/03/31 [00:4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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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난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과 민생 인프라 구축, 주민간 동질성 회복 등 세 가지를 북한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독일 드레스덴 공대 연설에서, 남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제안하고 북한 산모·유아 지원 사업 등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에서 내놓은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3대 제안 발표는 실망스럽다. 먼 이국땅에서 발표한 제안이 즉각 북에 의해 접수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별할 것 없는 드레스덴 연설, '통일 대박론'은 어디로?
 
큰 기대 속에 이날 발표된 제안은 박 대통령이 연초 제기한 '통일 대박론'을 뒷받침하는 정치, 군사적 부문 등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치 않았다. 지금 남북간에 사상 최대의 상륙 훈련, 수십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전쟁 위기감의 농도가 짙지만 박 대통령은 이의 해소를 위한 방안에는 침묵했다.
 
특히 최근 한미 두 나라가 연합 훈련을 강행하자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응대하면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 상태가 높아 국민이 불안한데도 대통령이 남북간 전쟁 방지 등에 대한 대책은 전혀 언급치 않은 것은 실망스럽다.
 
박 대통령은 남북이 정치, 군사적 문제 해결에 합의한 뒤 적극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적 차원과 민생, 동질성 회복 방안만을 언급해 청와대에서 예고했던 '통일 독트린'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박 대통령이 언급한 제안이 북한 체제를 와해시킬 저의가 숨어 있지 않느냐고 의심을 제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혹을 떼려다 하나 더 붙인 꼴이 되는가 것은 아닌가 염려스럽다.
 
통일 독트린은 통일의 대장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으로 남북은 물론 주변국 등을 고려한 통일 추진의 원칙이나 방법론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날 그다지 신선하거나 충격적이지 않은 제안의 발표 장소를 국내가 아닌 독일이라는 외국을 선택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대통령이 많은 경비가 드는 해외에 나가 별 볼일 없는 발표나 하는가라는 부정적 여론 발생 가능성도 우려된다.
 
박 대통령의 이날 제안은 남북이 정치, 군사적 대립 관계를 해소하고 난 이후에 가능한 것들이다. 따라서 평화 통일의 첫 단계이자 이들 3가지 분야의 협력을 가능케 할 선결 조건인 전쟁 위협의 해소, 평화적 공존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겨 공허한 일과성 제안으로 끝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7.4공동성명, 6.15공동선언 언급 없어... 대남 불신만 '증폭'
 
남북은 이미 1970년대부터 7.4공동성명, 6.15 공동선언 등을 통해 통일의 대원칙에 대해 합의해 국제적으로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이날 제안에서 그런 기존 선언에 대해 언급치 않았다. 박 대통령이 과거 정권에 달성된 남북간 합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북측이 ‘남측은 정권이 바뀌면 과거 정권이 북과 합의한 것들에 대해 외면할 것’이라고 인식해 대남 불신을 증폭시킬 우려가 크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 같이 6.15공동선언이나 10.4선언의 이행을 외면하고 있고 미국과 함께 대북 압박 및 봉쇄 정책을 추진하고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군사훈련을 노골적으로 실시해 북한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한이 책임이 없다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취한 5.24 조치를 북한이 사과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계속 밝혀왔다. 또한 정상적인 남북 교류 협력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어야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해 왔다. 따라서 이날 이국 땅에서 발표한 대북 제안도 5.24 조치와 북핵 문제 선결이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박 대통령이 독일을 이번 선언의 장소로 선택한 것부터 남측이 북을 흡수통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심어줄 우려가 컸다. 북은 미국이 적극 지지하는 흡수통합 방식에 대해 강력한 경계심을 펴왔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독일 순방 중에 동독 주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통일의 동력이 되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을 언급한 것이 결국 독일식의 흡수통합이라는 인상을 북에 줄 경우 남북이 경제공동체를 향해 협조관계를 추진하는 것은 어렵게 된다. 인도적 차원의 민간 교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통령의 제안을 북이 즉각 받아들이면서 실행에 옮겨지는 것이 무엇일까를 깊이 생각치 않으면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 남북 평화통일의 청사진은 이미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등에 다 나와 있는 것 아닌가.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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