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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진실은 밝혀지고야 말 것이다
[천안함사건 4주기 특별기고] 법정에서 밝혀진 중대한 사실들
기사입력: 2014/03/26 [19: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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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천안함 4주기입니다. 4년 전, 백령도 서안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사고를 당하여 유명을 달리하신 46명의 희생자 분들을 추모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사셔야만 했던 희생자 가족분들께 마음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작년 3주기까지는 소회라든지 재판 등 진행되는 현황에 대하여 인터뷰 혹은 칼럼 형식으로 소개하곤 하였습니다만, 올해는 유달리 ‘강력한 무언가 새로이 드러난 것이 없는지’ 넌지시 물어오는 기자분들의 질문이 여느 때와는 다르게 커다란 부담으로 와 닿습니다.
 
저는 수사권을 가진 수사관도 아니고, 추적취재 전문인 탐사보도 기자도 아니고, 그저 국방부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해 법정에 서 있는 힘 없는 피고인일 뿐인데 계속 무언가 새로운 사실을 발굴해내어야만 하는 주체로 인식되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을 문득 되돌아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분석하고 주장했던 논리를 입증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고, 신청된 증인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미심쩍었던 의문점을 풀어갈 수 있는 재판의 과정이 저에게는 거의 유일한 무기요 수단일 수밖에 없는지라, 그에 많은 부분 노력을 집중하였는데 따지고 보면 그 동안 적지않은 사실들을 밝혀내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언론이 그 사실을 알면서도 쓰지 않고 외면한 탓이 큽니다. 알리지를 않으니 알려지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지나간 일이 되어 관심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질문을 하지요. “왜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지?”
 
법정에서 밝혀진 중요한 사실들
 
▲ 신상철 지음 단행본 "천안함은 좌초입니다" 표지.     ©사람일보
지난 월요일 22차 공판이 열렸습니다. 작년 한해는 저의 건강상 문제로 재판을 열지 못하였으니 3년간 22번의 재판을 한 셈입니다. 앞으로도 3~40여명의 증인 심문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적어도 2년은 더 재판을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언젠가 한 번은 총정리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지난 22번의 재판에서 드러난 중대한 사실들을 간략하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경 501함의 부함장이 증언석에 섰을 때, 천안함이 사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침몰하였다는 국방부의 발표와는 달리 함수가 무려 16시간 22분 동안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과 해경은 천안함 함수를 침몰 직전까지 계속 지키고 있었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현역 장성인 해군작전처장은 법정에서 “천안함 사고 당시 최초로 보고받은 사고원인이 무엇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좌초였다”라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상부에는 어떻게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역시 “좌초로 보고했다”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천안함 함장이 법정 증언석에 섰을 때 국방부가 주장한 “후타실에서의 운동 장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대원이라 누군지 확실히 안다”며 한 사람씩 이름을 거명하던 함장이 어느 한 대원에 이르자 갑자기 “돌아가신 분들에게 뭐하는 짓이냐?”며 역정을 내었습니다. 그 대원은 생존자로 밝혀졌습니다.
 
해군작전상황도상에 기록된 빨간 점, 그 점 옆에는 플러스 기호 두 개와, 마이너스 기호 한 개, 그리고 38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2010년 당시 그 빨간점은 함수인 것으로 오인되었었습니다. 그러나 그 작정상황도가 작성되었을 시점엔 천안함 함수는 그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다른 곳에서 표류하며 이동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제3의 부표에 대한 비밀... 그 부표가 있는 지점은 함수도, 함미도 아닌 곳이었기에 KBS 기자들은 “제3의 부표”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그곳에 어떤 물체가 가라앉아 있었는지, 길이는 얼마인지, 그리고 그곳에서 한주호 준위가 사망하였다는 사실이 KBS 영민한 세 기자가 취재한 기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녹취록과 함께 받았던 그 중요한 자료가 공증과 함께 재판부에 제출되었습니다.
 
천안함과 충돌을 하였던 그 물체의 인양을 위해 국방부는 함미를 인양한 후 바로 평택으로 이송하지 않고 크레인에 매달아 어디론가 저수심 지역으로 이동한 후 다시 바닷물 속에 넣고 닷새를 머물던 어느 날, 한국구조팀은 모두 휴무였고 미군들은 엄청 바쁘게 움직였던 그날, 현장에는 크레인 기사와 군인들만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인양업체 현장소장의 증언을 통해 확보되었습니다. 그날이 4월 14일이었습니다. 
 
프로펠러가 관성의 법칙에 의해 휘어졌다는 국방부, 그러나 언론검증단의 분석결과 관성의 법칙과 반대방향으로 휘어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련 근거의 논리를 제시했던 충남대 노인식 교수마저도 ‘그러면 미스터리’라며 발을 뺏음에도 이후 법정 증언대에 선 합조단 소속 증인들은 여전히 ‘관성의 법칙’을 고수하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어뢰의 폭발로 2~3천도의 온도 속에 해수는 증발한 상태에서 알루미늄이 산화되어 생겼다는 백색 흡착물질. 미국의 세 과학자에 의해 물(H20) 성분이 발견되면서 국방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이 입증되었고, 국내 안동대 정기영 박사의 실험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이 됩니다. 그에 대해 국방부 이근득 박사는 “알루미늄 황화수산화물이라는 것은 우리가 예측했던 것 중에 하나”라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합니다. 그 말은 알기 쉽게 표현해 “폭발이 없었다”는 고백이었던 것이지요.
 
상식 수준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 
 
재판이 거듭될수록 많은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어찌된 영문인지 세상은 그저 조용하기만 합니다. 완벽하게 통제된 언론들, 관제화된 방송과 기관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신문들, 그리고 먹고사는 것만으로도 버겁기만 한 진보매체들 역시 진실을 맞닥뜨리기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 어떤 새로운 사실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고 해도 세상은 전혀 놀라지 않을 만큼 무디어진 지 이미 오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노력을 중단할 수 없는 것은 조그만 진실의 편린들이 쌓일 때, 그 역사의 무게감으로 인해 조작과 거짓의 둑이 무너져내릴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어떤 어려운 이론과 학술적 설명보다도 간결하고 쉬운 것은 누구나 일상 생활을 통해 느끼는 ‘상식적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상식선에서 판단할 수 있는 관점, 천안함 하부에 350kgTNT 폭발이 존재했다면 반드시 나타나야 할 현상이 없다는 사실, 그것을 간략하게 두 가지 관점에서 짚어보겠습니다.
 
첫째, 폭발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 것은 ‘생명체’입니다. 천안함에 탑승 혹은 탑재된 혹은 주변의 모든 구성인자 가운데 폭발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생명체>라는 것이지요. 2010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폭발사고>에 대한 기사들을 한 번 스크리닝해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소규모 폭발에도 인체가 얼마나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는지 알게 됩니다.
 
인천 앞바다 두라3호 폭발로 11명이 사망했는데 그 가운데 네 분은 형체도 거의 남아있지 않을만큼 손상되었다고 하지요. 천연가스버스 8개 탱크 가운데 하나가 터졌는데, 승객 아가씨 양쪽 발목이 절단되고 인근의 17개 가게의 유리창이 모두 깨어졌습니다. 대구에서 프로판가스 한 통 터졌을 때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 두 분은 수십미터 날아가서 사망하고 동네의 유치창들이 모두 깨어졌습니다. 
 
천안함에서는 희생자든 생존자든 코피 터진 사람, 고막이 손상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절단면, 즉 폭발지점에서 발견된 시신이 약간의 피부 긁힘만 있을 뿐 거의 온전한 상태라는 것은 시신 발굴 잠수대원의 증언을 통해 확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신을 검안한 부검의사의 결론 역시 '동시간대 전원 익사'라는 사실이 폭발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350KgTNT라면 수류탄 6천발이 동시에 터진 규모입니다. 국방부의 주장에 의하면, 승조원의 발 아래 불과 3미터 지점에서 그것이 터졌다는 주장이지요. 그런데, 인체 손상 전혀 없고 심지어 폭발지점 천장의 형광등도 멀쩡했으니... 희대의 사건이 된 것이지요. 유조선이 사고가 나서 기름이 유출되면 인근의 해역은 물론, 모든 포구와 해변에는 기름으로 떡칠갑이 된다는 사실, 가끔 우리는 보게 됩니다.
 
3월 까나리철, 그 무수히 많은 까나리들 가운데 350KgTNT로 돌아가신 까나리는 단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만약 그런 규모의 폭발이 존재했다면,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인근에는 죽은 까나리들이 어귀마다, 포구마다, 해변마다 떠밀려 다니며 비린내를 풍겼어야 하는 겁니다. 그것이 '폭발에 노출된 생명체의 과학'이지요.
 
둘째, 해상의 수온입니다. 정부와 군이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극구 상영하지 못하도록 막으려 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새로운 과학적 사실 - 수온의 변화에 관한 영상'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저는 분석합니다. 
 
적외선 카메라, 즉 TOD를 통해서 사물을 보게 되면 미세한 온도의 차이에도 민감하게 영상적 반응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온도가 미세하게라도 변화하면 색상이 확연히 다르게 구분되는 것, 그것이 적외선 카메라이고, 그 기능을 이용해서 야간투시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천안함이 분리되는 순간의 TOD영상을 국방부가 공개를 했는데, 수온의 변화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천안함이 두 동강 나고 서서히 함수와 함미가 떨어져나가는 장면(좌측 A), 그것은 폭발후 불과 35초 뒤의 영상입니다. 그런데 TOD(적외선카메라) 화면상 해수면에 어떠한 색상의 변화가 없다는 것, 그것은 천안함 하부에 어떠한 폭발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빙하는, 천안함을 둘러싼 모든 과학적 분석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고 완벽한 과학적 증거인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과학교수, 과학교사, 과학도를 총망라해서 물어봐도 결론이 뻔한 상식 수준의 결과인 것이지요. 천안함 하부에서 350KgTNT가 터졌고, 그래서 2천~3천도의 온도가 발생했다는 것은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의 주장입니다. 심지어 어뢰의 알루미늄이 불에 타(산화되어) 하얀가루가 만들어질 정도로 고온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니 말이지요. 그들의 주장이 옳다면, 그 지점의 수온 역시 2도든 5도든 아니 단 1도라도 올려놓았을 것이고, 그것이 적외선 카메라에 나타나야, 그게 과학이라는 것이지요.
 
천안함 프로젝트 영화에서 쇠막대기를 불에 달구어 차가운 물에 담궜을 때(우측 B) 적외선 카메라 상에는 구름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온도변화를 적외선카메라가 감지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2천도, 3천도가 터졌다고 하는 그날 백령도 서해 해상의 온도는 영상 3도의 차가운 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떠한 온도 변화가 잡히지 않았다는 것, 그것은 천안함 하부에 어떠한 폭발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인 것입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고민
 
이왕 말나온 김에... 며칠 전,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께서 <금강산 사건, 연평도 사건, 천안함 사건의 희생자에 대한 북한의 조문>을 요구하신 것에 대해 저 역시 주변의 많은 지인들로부터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4년간 천안함의 진실규명을 위해 재판을 이어가고 있는 제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들 하셨겠지요. 
 
통합진보당 발표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첫째, 북한은 금강산, 연평도, 천안함 희생자에 대해 조의를 표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고, 둘째, 그럼에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진보당의 기존 입장이 변화한 것은 없다는 것이고, 셋째, 통일을 위해... 이하 생략하겠습니다. 
 
이러한 발표가 나온 데에는 통합진보당이 현재 처하여 있는 상황 - 이석기 의원 구속사건으로부터 시작하여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 신청에 이르기까지 모든 현실적 여건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발표 어디에도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명시적 문구가 없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냐?’라는 물음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 그만큼의 어렵고 힘든 상황이 현실적으로 통합진보당과 이정희 대표께서 안고 있는 고뇌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맞을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근본적으로 이정희 대표의 진정성과 상황판단 그리고 정치적 행보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구요, 한편으로는 ‘북한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혹은 ‘그에 대해 박근혜 정권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이 더 커다란 관심사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화두가 아닌가... 따라서 그만큼 비중있는 제안을 한 것이 분명하지요. 
 
아무튼, 그 어떤 정치적 풍랑과 상관없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은 머지않아 그 실체적 모습을 반드시 드러낼 것이 분명하기에, 저는 그저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꾸준히 차분하게 진실의 조각들을 역사의 기록 위에 쌓아가는 일을 하려 합니다. 그것이 현재 제게 주어진 소명이요 역할이니까요.

신상철 <전 서프라이즈 대표 /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덧글 : 존경하는 박해전 대표님의 <사람일보>에 기고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좋은 기사 좋은 칼럼으로 진실을 널리 알리는 매체로 우뚝 서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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