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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불복’ 성명과 ‘박정희 전철 답습’ 발언
‘대선 불복 안된다’는 여야, 국민 상식에도 못 미쳐
기사입력: 2013/12/10 [15:2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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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민주당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성명과 양승조 최고위원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박정희 전 대통령 전철 답습' 발언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생뚱맞다. 새누리당의 태도는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는 물론 정치적 머슴인 전문 정치인들의 논리 전개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독재적 발상과 다를 바 없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 특위까지 보이콧 하면서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성을 회복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는 누구나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그것이 상당한 정도의 논리와 타당성을 지니면 관용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새누리당처럼 일방적 정치 논리로 침소봉대하거나 제 편리한데로 상대의 견해를 해석해 공세를 취하는 것은 정치적 막장드라마라는 비판을 자초하는 것이다.
 
민주당도 정치 집단으로서 국민이 막힘없는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현실 정치에 대한 기대치에 부응하는 적극적 자세를 실천해야 하는데 그 수준이 상당히 미흡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선 부정선거에 대해 ‘부정선거라 해도 불복을 하지 않겠다’는 논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데 그것이 왜 정답인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나온 적이 없다. 또한 새누리당의 반복되는 과도한 정치적 공세에 적절히, 속 시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지도부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승조 의원 발언 의미. 청와대와 새누리당 주장과 전혀 달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9일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선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한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위해를 선동ㆍ조장하는 무서운 테러라고 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이 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하고 "대통령에 대해 암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발언까지 한 것은 언어 살인과 같으며, 국기문란이고 그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양승조 최고위원의 관련 발언이 소개된 민주당의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내용을 살피면 ‘암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라고 의미를 한정하기는 어렵다. 양 위원의 관련 발언은 아래와 같다.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라는 무기로 공안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에 의해 자신이 암살당하는 비극적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텐데 국정원이라는 무기로 신공안통치와 신유신통치로 박정희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국민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총체적 난국을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박근혜 대통령뿐이며, 오만과 독선, 불통을 던져버리고 국민의 곁으로 다가오기 바란다.---
 
위의 발언은 박정희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민주주의에 대한 탄압 흉기로 악용하다가 그 정보기관의 장에 의해 불행한 최후를 마친 경우를 살펴 박근혜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부적절한 상태로 비대해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 등이 함축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최고 권력자와 그 권력을 지탱하는 정보기관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는 결국 큰 비극을 초래한다는 것은 많은 다른 나라에서도 확인되는 흔한 사례다. 새누리당은 좀 더 큰 틀에서 정치적 논리를 전개해야 건전한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수석은 또 대선불복과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민주당 장하나 의원에 대해서도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가. 이 나라 국회의원 맞느냐"면서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대선과 양승조 최고위원의 '암살 가능성' 발언에 대한 분명한 입장 발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과 하나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 의원직 제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연 데 이어 국회 로텐더홀에서 두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및 출당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연합뉴스>.
 
새누리당은 결의문에서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하고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대선 불복 발언과 현직 대통령 저주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 윤리위 차원에서 양승조·장하나 의원의 제명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또 두 의원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두 의원의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와 출당·제명 조치 ▲잇단 대선 불복성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 제시와 재발방지책도 발표하라는 것 등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이 지난해 대선에 대해 큰 소리를 치는 것은 민주당이 그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민주당이 대선 불복은 절대 아니라며 선을 긋는 정치적 선택을 공표했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이를 항상 물고 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대선 부정선거 진상 규명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이런 반민주주의적 행태에 대해 거의 의식치 못하는 것과 같은 태도를 반복하면서 천주교 사제들의 외침에도 반발하고 역공을 취하는 파렴치한 모습을 취한다. 새누리당이 상대당의 의원직 사퇴, 출당 또는 제명조치 등을 거론하는 것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위상을 스스로 허무는 비정치적 행위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당선무효소송과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탄핵까지 추진했던 전력이 있지만 이를 전혀 기억치 못하는 듯하다.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 개입 사례가 헌법기관인 검찰 등에 의해 무더기로 드러나고 있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세의 원인이 되었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고 심각하다. 새누리당은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삼류 통속극의 논리에 함몰되어 있다.
 
새누리당은 대선 불법 개입 사실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거나 ‘개인적 일탈’이라는 식으로 왜곡, 은폐했다. 하지만 국정원의 경우 대선 과정에서 윗선 지시에 의한 댓글 작업이 벌어졌다는 국정원 직원의 증언이 법정에서 나올 정도로 많은 진상이 드러났다. 그렇지만 새누리당은 지난 수개월 동안 한마디 사과의 말조차 한 적이 없다.
 
‘대선 불복 안된다’는 여야, 국민 상식에도 못 미쳐
 
한편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장 의원의 대선불복 선언에 대해 그 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동일하다. 안철수 의원 측까지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집단이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쳐 ‘대선 불복은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런 결론은 당연히 국민이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유권자의 머슴인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제치고 제멋대로 결론을 내버린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부정선거가 행해졌다면 그 결과는 당연히 무효이고 재선을 치르는 등의 과정을 생략할 수 없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의 지도부는 전혀 그렇지 않다. 부정선거일지라도 대선 결과는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가 이 나라 정치의 규범이 되고 학교를 포함한 전체 사회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은 결과는 그 기득권이 인정된다는 반사회적, 비윤리적 논리가 존중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나 이런 상식을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외면한 채 해괴한 논리를 합창하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반장 부정 선거는 무효’라며 청소년조차 인정하는 가장 상식적인 논리를 말한 것뿐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가장 험한 ‘말 폭탄’을 퍼붓고 있고 민주당 지도부는 설득력 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의로운 것은 건전한 상식과 통한다. 건전한 상식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었으니 그에 대해 부정선거의 최대 수혜자가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머슴으로 국민이 원하는 것을 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난해 대선이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도록 노력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국민에 대한 정치적 서비스다. 대선 불법 개입의 주체인 국정원은 개혁의 대상인데 셀프 개혁으로 몰아가려는 기이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것 또한 당연한 것 아닌가? 여의도 정치는 상식의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을 외면하는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절망감과 분노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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