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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언론 보도지침의 다섯 가지 유형
[고승우칼럼] 70~80년대의 보도지침 언론과 매우 유사
기사입력: 2013/11/13 [22:4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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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하의 언론 상황은 70~80년대의 보도지침 언론과 매우 유사하다.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은 총칼을 앞세워 언론을 정권 홍보 선전기구로 활용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청와대, 국정원 등이 총 지휘본부가 된 듯한 공작정치와 자본의 광고력 등이 언론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지렛대로 활용되고 있다. 군사정권 시절이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 언론의 공통점은 언론의 전문적 영역이 실종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의 탄압적 통제 속에서 그 자율성이 크게 훼손된 언론을 악용해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낙하산 사장을 투하해 언론의 환경감시 기능을 크게 악화시키고, 언론악법에 의해 종편 채널을 무더기 허가했으며, 공정보도를 외치는 언론인 4백여 명을 해직이나 징계 등으로 처벌해 양심적 언론인들의 사기를 크게 꺾어놓았다.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이 훼손한 언론구조를 이어받아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개입 사건과 통합진보당 '내란 음모 사건' 등에서 축소보도, 왜곡보도 등이 난무하게 해 진실을 가리는 포악성과 기만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대중매체는 정권이 생산해 유포하는 정보를 전파하는 단순 확성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대통령 선거 결과의 적법성을 의심케 만드는 정보는 아예 보도를 안하거나 축소 또는 왜곡보도를 일삼으며 국민을 배신, 능멸하고 있다.
 
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은 정보기관, 정부 행정 기구, 기관원 출입, 기자 회유와 공갈협박 등으로 일상적인 보도지침을 시달해 어떤 기사를 보도하거나 뺄 것인가, 기사 제목 크기와 내용은 어떤 것으로 할 것인가, 어떤 사진을 넣고 뺄 것이고 그 크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지시했다.
 
21세기형 보도지침의 5가지 형태
 
21세기 한국 언론은 군사정권 시절의 불법적 통제 기구의 조종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대부분의 대중매체 보도 경향을 살펴보면 언론 내부에서 정형화되어 언론계 전체를 지배하는 21세기 한국형 보도지침이 난무하고 있다는 결론을 피할 수 없다. 그 보도지침은 대략 5가지의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청와대 등 집권 세력에게 불리한 정보는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마지못해 보도할 경우 비중을 축소하고, 그것도 발생 시점에서 한 참 지난 뒤 늦게 보도하는 형식이다.
 
이는 국정원 사태를 규탄하는 촛불집회, 종교계와 대학가, 시민사회 등의 시국 선언에 대해 공영TV와 종편 채널, 조중동 등이 보여준 대표적인 반언론적 특성의 하나다.
 
둘째, 민주주의가 유린, 박탈되는 심각한 사태를 여야 정쟁이나 시민사회 단체의 논란의 틀 속에 가둬버려 초점을 흐르게 만드는 형식이다.
 
언론이 독자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여야의 상반된 견해를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는 식으로 소개해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매체는 민주주의 유린 범죄 행각을, 진보와 보수 집단의 가두 대결 속에 등장하는 구호 속에 가둬버리는 기만적인 방식을 쓰기도 한다.
 
국기문란 범죄로 지탄받는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부정선거 획책 사태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사태 등에 대해 언론이 탐사보도 등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지만 전혀 그렇게 하지 않고 여야의 논란꺼리가 되고 있다는 프레임에 가둬버리는 보도가 대표적이다.
 
셋째, 집권 세력이 범한 충격적인 범법 사실 등이 드러났을 경우 그것을 덮어버리기 위해 대형 사건을 터뜨리는 방식이다.
 
이는 검찰이나 국정원 등 사정기관이 야당이나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수사 중인 대형사건 등을 공개할 시점 등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조율해 언론 보도를 통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수구세력의 매카시즘 횡포가 일상화된 현실 속에서는 공작 정치에 의한 사건 조작이나 날조 등의 방식이 동원되기도 한다. 국정원이 대선불법 개입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자 내란 음모 사건을 터뜨리거나 채동욱 검찰총장이 국정원 사태에 대해 특별수사팀의 수사에 협조적이자 언론을 통해 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청와대가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발동한 것을 들 수 있다.
 
넷째, 언론이 환경감시와 비판 등을 통한 의제 설정 기능을 외면하는 방식이다.
 
오늘날 국정원 사태 등에 대해 공영방송 등은 언론 본연의 역할인 탐사 보도 등을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이 사회의 소금이라는 제 4부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면서 입법, 사법, 행정의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지 않을 경우 오늘날 청와대가 지휘부가 되어 여타 권력기관이 통제되는 것과 같은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다섯째, 노골적으로 친정부적인 보도와 논평을 양산하는 방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잦은 해외 순방으로 인한 경제 협력 성과가 엄청나다거나, 대북 정책이 일관성이 있어 돋보인다는 식의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국내에서 그 개념조차 정립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창조경제를 세일즈 외교의 주력 상품으로 외국에 제시해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판박이 기사 보도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가장 적극적인 어용 언론의 정권 홍보, 선전 기사형태다.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이명박 정권의 전쟁 불사 대북 정책을 답습하면서 대선 공약으로 내건 남북 경제 공동체를 외면하면서 북한 내부 붕괴설에 매달리는 형국이지만 언론은 침묵한다.
 
신종 보도지침, 언론 본연의 기능 박탈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박근혜 정권하에서의 신종 보도지침은 언론 본연의 책무를 외면한 채 청와대를 추종하는 언론사내 반(反)언론세력에 의해 실천되고 있다. 5공화국 TV 뉴스는 ‘땡전 뉴스’로 전락해 뉴스만 틀면 전두환 독재자의 홍보 기사가 쏟아졌는데 오늘날 일부 공영 및 종편과 보도 전문 방송에 ‘땡박 뉴스’의 형태가 점차 정착하고 있다.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진실을 알릴 의무를 저버린 언론사 내부에 기생하는 독버섯, 사이비 언론세력은 언론사 인사, 경영권을 무기 삼아 언론 현장을 어용화, 황폐화시키고 있다. 군사독재 시절 총칼에 의해 보도지침이 강제되던 것과 달리 오늘날에서 주로 사이비 언론인들에 의해 이심전심의 형태로 전체 언론계가 일사불란한 반언론적 행태를 반복하면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
 
대중매체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그 교과서적 존재 의미를 지니면서 존속하려면 환경감시와 비판, 그리고 대안제시 기능이 일상적으로 발휘되어야 한다. 언론이 정치나 자본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시선을 거둬버릴 경우 그런 언론은 죽어버린 언론이다. 그것은 공공의 이익이나 공익성 차원에서 백해무익한 언론일 뿐이다.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대표 / 언론사회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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