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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법원, ‘국정원 사건’ 공소장 변경 허가
향후 재판 영향 미치나
기사입력: 2013/10/30 [23:05] 최종편집: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법원이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추가 혐의를 담은 검찰의 공소장 변경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후 재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형사소송법에 정해진 대로 기존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 변경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지난 18일 원 전 원장의 기존 공소사실에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상 활동 혐의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한 바 있다. 여기엔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들이 트위터에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 5만 5689건을 게시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원세훈 전 원장은 기존의 대선 개입 혐의에 더해 트위터 상에서의 대선개입 혐의도 심리받게 됐다. 재판부는 내달 11일까지 검찰의 입증 계획서를 받고 18일부터 본격적인 증거 조사를 시작한다. 다음 재판은 4일이며,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사건을 병합해 진행된다.
 
새누리당, 법원 판단 존중하지만..불편한 속내
 
이날 법원이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였지만, 이에 앞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기까지 과정도 험난했다. 국정원 사건을 수사해온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특별수사팀장)은 지난 21일 국정감사를 통해 공소장 변경 제출까지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파장이 일었다. 서울중앙지검은 18일 윤 지청장이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내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보고·결재를 거치지 않았다며 그를 직무에서 배제했다.
 
당시 정황에 대해 윤 지청장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을 체포, 압수수색한 이후 '외압'이 들어왔다고 설명하며 "외압이 들어오는 것을 보니 수사해서 기소도 제대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시를 수용할테니 공소장 변경허가 신청만이라도 허가해달라고 지검장에게 (4차례나)보고했다"고 밝혔다.
 
향후 원 전 원장 등 연루자들은 대선 개입 혐의를 보다 광범위하게 심리받게 될 전망이다. 인터넷 뿐 아니라 트위터 활동까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정황으로 제시한 만큼, 유무죄 판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이날 검찰 측에 5만 여건에 달하는 트위터의 사용자가 국정원 직원인지 여부를 쟁점으로 보고, 관련 증거들을 충분히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관련 증거들은 윤 지청장의 국감 증언에서 대강을 확인할 수 있다. 윤 지청장이 지휘한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직원들이 '트위터 봇'(트위터 글을 저절로 리트윗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정치 관련 글을 확대 재생산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윤 지청장은 이러한 글이나 트위터의 계정 상당수가 삭제된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최근 특별수사팀에선 한 트위터 분석업체에서 2년 동안의 트위터 이용자 글을 확보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이 사용한 걸로 추정되는 4백여 개의 트위터 계정과 일일히 대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원의 결정에 새누리당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새누리당은 검찰의 추가 기소 방침에 기존의 공소사실과 다르다며 원 전 원장을 대변해왔다. 유일호 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야당 후보 지지글을 반대글로 분류하거나, 대북 심리전 활동 성격의 글도 야당 후보 반대글로 보는 등 여러 오류가 발견된 분석표를 증거자료로 첨부한 점 등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김관영 대변인은 "공소장 변경 신청 허가는 사필귀정으로서 당연한 결정으로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원세훈, 이종명, 민병주로 이어지는 지휘계통을 통하여 같은 대선개입 목적으로 일련의 범죄가 조직적으로 행하여졌음을 확인하여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박영선 의원도 "기존 공소사실과 동일한 죄가 아니라고 주장한 새누리당의 논리가 억지였다는 것"이라며 "전 정권 일이라면서 계속 국정원 사건을 두둔하는 박근혜 정권. 그것이 도둑 제 발 저린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직원들의 포털사이트 댓글 활동 공소장 추가 여부도 쟁점
 
앞으로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또다시 신청할지 여부는 상당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에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특정 인터넷 게시판, 트위터 활동 말고도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댓글 작업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윤 지청장은 "국정원의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국정원의 댓글활동 수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며 "추가 공소장 변경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관영 대변인은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이 포털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댓글 활동 수사가 마무리돼 추가 공소장 변경도 준비했다고 밝힌 만큼 이 부분도 공소장에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의 수장이 바뀌고, 수사팀이 대검찰청의 감찰을 받고 있어 윤 전 팀장이 예고했던 대로 추가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윤 전 팀장이 직무배재된 이후 새 팀장은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 1부장이 맡은 상태다.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이 팀장의 임명을 두고 일각에선 국정원 수사를 은폐하기 위한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의 작품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추가 공소장 변경 신청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이같은 의혹은 더 짙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같은날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특별수사팀 팀원인 박형철·김성훈·진재선·단성한·이복현·이상현 · 이춘 등 7명 검사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이들을 지휘하던 윤석열 검사는 졸지에 쫓겨났지만, 윤 팀장과 7인의 젊은 검사는 상관의 말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찰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 용감한 검사들이야말로 우리 국민의 희망"이라고 치켜세웠다.

<민중의소리=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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