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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야당 도와줄 일 있냐 하더라"
국정원 수사 ‘외압’ 폭로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무관하진 않다”
기사입력: 2013/10/21 [23:0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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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일선의 수사팀장이 폭로하면서 향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가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작심한 듯 일련의 정황들을 모조리 폭로했다.
 
윤석열 지청장은 지난 17일 국정원 전 심리전단 직원들의 압수수색·체포 영장 청구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민주당 등 야당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이은 '제2의 찍어내기'라고 규정했다.
 
조영곤 격노하며 "야당 도와줄 일 있냐"
 
국정감사 시작 전부터 윤석열 지청장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두 사람 사이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윤석열 지청장의 직무 배제 명령을 직접한 조영곤 지검장은 국정감사 답변 내내 윤 지청장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았다. 윤석열-조영곤 두 사람은 국정감사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조영곤 지검장은 국감 초반엔 국정원 직원의 긴급 체포 및 압수수색 등을 보고받았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진상조사가 끝나면 답하겠다"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윤석열 지청장이 "보고를 했다"고 밝히자 조 지검장도 기다렸다는 듯, 당시 보고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윤석열 지청장은 15일 밤, 관련 보고서를 들고 조영곤 지검장의 집에 찾아가 경위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해 나갔다. 윤 지청장은 "수사 보고서와 향후 계획을 갖고 15일 밤에 검사장 집을 찾아가 보고했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은 사안이 중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또 "공소장 변경 신청은 4차례 조영곤 검사장의 재가를 받았다"며 "부팀장이 (지검장에게) 2번 승인을 받았고, 검사장 방에서도 2번 구두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영곤 지검장이 "윤 지청장과 사적인 대화를 했을 뿐 정식 보고가 아니다"라며 "집에서 식사를 한 후 다과를 하다 윤 지청장이 갑자기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깊이 검토하자고 돌려보낸 것이 전부"라고 강변했다.
 
그러자 곧바로 윤석열 지청장은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보고를 하니 처음에는 격노를 했다. 그러면서 '야당을 도와줄 일 있냐. 야당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이용하겠느냐', '정 체포하겠다면 내가 사표내거든 하라'고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또 그는 조 지검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시 보고를 '사적인 대화'로 치부하자, "국정원 수사에 대한 보고를 위해 집에서 여러차례 회합을 가졌었다"며 "국정원 측에 체포 뒤 곧바로 체포사실을 통보해줬다. 절차를 어긴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이라면 (지검장과 함께) 수사를 끌고 나가긴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지청장은 국정원 직원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허가해줬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팀장을 맡으며 이끌었던 특별수사팀은 추가 수사를 통해 국정원 심리전단 5팀 소속인 국정원 직원 4명이 트위터에 정치·선거 관련 글을 올리고, 이를 '자동 리트윗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 개의 계정으로 퍼나른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윤석열 팀장은 16일 해당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이들 중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팀장 전결로 처리해 법원으로부터 발부 받아 17일 오전 집행했다.
 
'외압 있었다' 폭로..황교안 무관하지 않아
 
윤석열 지청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 초기 부터 외압이 있었다"며 "황교안 법무부장관과도 무관하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17일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해 조사하던 중에 '직원들을 빨리 돌려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그러나 국정원 댓글 사건과 달리 사안이 중하기 때문에 (국정원 직원들을) 하룻밤 재우던지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고 통보했는데 갑자기 직무배제 명령을 받게 됐다"고 당시 정황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또 "그 이후에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에게 '직무에서 손 떼라', '직원들을 석방시켜라', '압수물을 돌려줘라'는 지시가 왔다"며 "이러한 외압이 들어오는 걸 보니 수사를 해도 기소를 못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지청장은 국정감사 내내 검찰 수뇌부와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윤 지청장은 "이번 사건은 이진한 2차장 검사가 지휘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진한 차장은 "검찰총장으로부터 수사 총괄 및 공보 책임을 부여받았다"고 반박했다.
 
조영곤 지검장은 "저는 이렇게 (윤석열 지청장이)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고라는 것은 윗사람에게 통보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윤석열 지청장이 보고라고 주장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휘책임을 통감한다"며 "자세한 내용은 진상조사 결과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상부에 보고하는 것이 눈치보기는 아니다"라며 "정확한 프로세스를 거치기 위해서였을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당초 새누리당 의원들은 윤석열 지청장의 발언을 두고 '항명' '조직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 등이라고 주장했지만, 이후엔 별 다른 반응을 내놓지 못했다.
 
이 밖에도 윤석열 지청장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 정황이 현재까지 밝혀진 것 말고도 추가 정황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그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대한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작업에 대해 "추가적인 공소장 변경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정원 직원들이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불법적으로 댓글로 정치 개입을 한 정황을 수사 도중 확보했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밖에도 윤석열 지청장은 국정원 직원들의 트윗글 5만 5천여건과 관련, '추가 기소된 것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느냐'는 질문에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의 공소장변경신청에 대해 법원은 오는 30일 오전 11시까지 변경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은 체포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반영해 18일 오전 공직선거법·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정보국장 등 3명에 대한 '공소장 변경허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민중의소리=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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