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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가시밭길’ 선택한 전교조
불이익과 탄압 감수하고 노조 자주성과 동지애 선택
기사입력: 2013/10/19 [10:1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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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해직자를 조합원에서 배제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거부했다. 법외노조 등 정부의 탄압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수호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전교조는 지난 16일부터 3일간 시행한 조합원 총투표에서 해직자를 조합원에서 배제하라는 고용부의 요구에 전체 투표인원(5만9천828명)의 68.59%가 '거부한다'는 선택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80.96%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수용한다'는 응답은 28.09%에 그쳤다.
 
전교조 집행부가 조합원 총투표 결과를 따르기로 한 만큼 시정명령 수용 마감시한인 오는 23일까지 규약을 개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정부와의 일대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교조 조합원들, 규약개정 명령 거부... 왜?
 
전교조는 지난달 대의원대회에서 조합원 총투표로 정부의 시정명령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여왔다.
 
정부 지원금 중단 등은 애초부터 큰 고려대상은 아니었다. 공안탄압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조직을 지키며 장기적으로 싸워야 한다는 것이 규약개정 수용론의 주요 논거였다. 아울러 전교조 내 활동가들 사이에서 '합법노조'라는 안정적인 지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조직 확대 등에 더 유리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개표 직전까지 팽팽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70%에 육박하는 대다수 조합원들은 규약 개정을 거부하고 해직자들과 함께하는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지난 1989년 창립 이후 쌓아온 참교육 정신에 개입하려는 정부에 맞서 노조의 자주성과 해직자들에 대한 동지애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조합원들이 직접 내린 셈이다.
 
전교조 서울지부의 한 지회장은 "지난 3년 동안 투표를 안한 분회가 이번엔 먼저 투표를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정부의 부당한 탄압 속에서 우리의 정신을 지켜야한다는 조합원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이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을 거부함에 따라 전교조는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해 온 촛불 시민들에 이어 두 번째로 박근혜 정권에 반기를 든 세력이 됐다. 정부에서 실제 전교조 법외화를 추진할 경우 노조 전임자는 교단으로 복귀해야 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해직되는 등 탄압을 당할 가능성도 높다. 또 그간 '전교조 죽이기'를 줄기차게 해온 보수세력으로부터 '불법노조'라는 십자포화를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투표로 전교조가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전교조 조합원들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조직 전체가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투표율을 보였고, 그 중에서도 3분의 2 이상이 규약개정 거부를 선택했다"며 "조합원들이 박근혜 정권의 공안탄압에 주눅들지 않고 부당함에 맞서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확인한 점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현장 교사도 "초반에는 팽팽한 분위기이거나 오히려 수용론이 우세한 듯 보였다. 그러나 중반 이후 중간층으로 분류되는 지회장 등이 '해직자를 배제하라는 요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등 전교조의 근본 가치를 지키자는 움직임이 일었다"고 전했다.
 
전교조와 함께 하겠다는 국내외의 수많은 '지원군'을 얻은 것도 큰 성과다. 여러 정당과 단체가 전교조를 함께 지키겠다고 잇따라 선언했고, '민주교육 수호와 전교조 탄압 저지 긴급행동'이라는 대규모 연대기구가 결성되기도 했다. 나라 밖에서도 ILO(국제노동기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노조자문위, EI(국제교원단체총연맹) 등이 잇따라 한국 정부의 부당한 노조 개입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로서도 전교조를 실제 법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반발을 감수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전교조는 개표 직후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최종방침과 앞으로의 투쟁계획을 논의했다. 전교조 조합원들의 열기는 당장 19일부터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 전국 조합원 1만여명이 참여하는 전국교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중의소리=정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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