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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돌리기 의혹’ 커지는 ‘국정원 직원 협력’ 이씨
경찰, 잠적 한 달 넘도록 수사 손 놔
기사입력: 2013/02/18 [11:2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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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씨(29)와 함께 ‘오늘의 유머’(오유) 사이트에서 활동한 이모씨(38)가 잠적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이씨는 국정원의 조직적인 인터넷 여론 개입 의혹을 밝혀낼 수 있는 핵심 인물이지만 경찰은 “참고인일 뿐이라 현재로서는 강제소환할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씨는 1975년생으로 서울 소재 명문대를 졸업했다. 뚜렷한 직장 없이 2011년 가을부터 강남구 일원동의 고시원에서 머물러온 이씨는 국정원 직원 김씨가 경찰 2차 소환조사에서 ‘ID 5개를 이씨에게 건네 공유했다’고 진술한 바로 다음날인 1월5일 서둘러 방을 뺀 후 잠적했다. 국정원과 김씨가 수사가 확대되기 전 이씨를 사전에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찰은 김씨가 2차 소환조사에서 이씨에 대해 진술하기 전부터 일찌감치 이씨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었다. 이씨가 살았던 고시원 관계자는 “경찰이 지난해 12월 말과 1월 초쯤 몇 차례 이씨를 찾아왔다”며 “12월 말에는 한번 만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수서경찰서 측도 “당시 참고인 신분이라 강제소환할 수는 없었고, 자발적으로 소환에 응하겠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고 밝혔다.

현재 이씨의 휴대전화는 켜져 있지만 경찰의 전화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를 꺼놓지 않았다는 것은 이씨가 지금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음을 추측하게 한다.

김씨는 “이씨는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오유 이용자들은 2011년 하반기부터 정부 옹호활동을 하는 ID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어, 이씨가 대선 훨씬 전부터 오유에서 활동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김씨가 오유에서 현 정부를 옹호하고 야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ID를 눈여겨봤다가 추후 이씨에게 접촉해 함께 활동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직장이 없는 이씨가 45만원에 달하는 고시원 월세를 어떻게 꼬박꼬박 낼 수 있었는지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경찰은 “공무원인 김씨와 달리 이씨의 활동은 법적으로 위법하지 않은 만큼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로의 전환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향신문=이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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