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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축소은폐 의혹 국정원·경찰 개혁해야”
전문가들 좌담회 열어 권한 축소 주문
기사입력: 2013/02/13 [15:2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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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사건을 통해 본 국정원, 경찰에 대한 개혁방안 좌담회'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에 경찰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까지 불거진 가운데, 두 기관의 권한을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국정원 여직원 대선개입 사건은 수사가 마무리 되는 듯 보였지만 ‘대선관련 글이나 댓글을 단 적이 없다’던 경찰 발표와는 달리 국정원 직원 김모씨는 물론 김모씨와 연관된 이모씨도 사건에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며 문제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주주의법학연구회(민주법연), 진보네트워크, 참여연대는 12일 오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좌담회를 열어 ‘국정원 직원 사건’과 관련 경찰과 국정원을 비판하고 공안기관의 권한을 축소하는 등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개혁과 함께 두 기관의 권력을 통제하는 주체가 시민이 되는 민주적인 제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광철 민변 변호사, 박주민 민변 변호사, 장유식 참여연대 변호사, 이호중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 등이 참여했으며, 토론은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사건을 통해 본 국정원, 경찰에 대한 개혁방안’을 주제로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검찰개혁보다 시급한 건 일선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경찰 개혁”

박주민 변호사는 토론의 시작과 함께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지시하고 참여한 게 언론을 통해 밝혀진 상황으로 국정원 직원이 국가정보원법, 공직선거법, 국가공무원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은 과감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축소·은폐 수사’로 의혹을 키우며 이 같은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사건을 담당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세 차례 국정원 직원을 조사한 뒤 추가소환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수사 종결을 예고했으나, 최근 해당 직원은 물론 제3자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며 수사결과 발표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사건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경찰은 ‘알고 있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오히려 사건을 은폐 내지 축소하려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더해지고 있다.

이호중 교수는 “경찰은 수사에서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제대로 하지 않고 집회나 파업 등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건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하고 있다”면서 “검찰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더 시급한 건 일선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경찰의 개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경찰개혁의 방향으로 △수사경찰과 일반경찰의 분리 △지방자치의 실질화에 부응해 경찰권한 분권화 △경찰위원회의 실질적인 의결기구화 및 시민참여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이호중 교수는 “국정원 직원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보면 경찰의 수사권을 확대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을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결국 검찰이건 경찰이건 수사권을 행사하는 사법기관은 그 기관 자체에 공정성과 민주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춤으로써 수사권의 정치적 남용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권력기관들이 상호 견제한다는 건 기대할 수 없는 환상이 아닌가 싶다”며 “결국 견제는 시민사회가 할 몫이다”라고 밝혔다.

“정보기관이 수사권을 직접 행사하는 경우 거의 없어..국정원 수사권 이관해야”

국가의 정보기관이 국내 정치에 개입함으로써 권력을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장유식 변호사는 “이 사건은 대선이라는 국면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찰과 국정원이 의기투합한 특이한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 변호사는 국정원이 정보기관 임에도 수사권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이 권력의 비대화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기관이 수사권을 직접 행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국정원 개혁과제로 △국정원 수사권의 분리 및 이관 △국정원의 정치개입 관련 국내 보안정보 수집 권한의 원칙적인 폐지 △국정원의 정보 및 보안업무의 기획조정 권한 폐지 △국가정보원에 대한 의회의 통제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국정원이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권한을 갖는 것은 정치에 관여하는 직접적인 근거가 돼 왔다”면서 “국정원을 국외정보와 대북정보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재편하되 국내 보안정보는 해외정보 등과 관련된 정보일 경우에만 제한해야 한다”고 전했다.

장 변호사는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개혁과제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리적 목소리도 종북으로 매도..정치적인 활용 버려야”

‘종북’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공권력 남용을 정당화하는 사회분위기 역시 경찰과 국정원의 개혁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국정원은 직원이 대선이슈에 대해 직접 글을 게재한 것이 드러나자 “대북 심리전 활동 과정에서 작성·게시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국정원이 대선 전 소속 직원들을 활용해 인터넷 여론에 개입한 사실을 인정한 셈이어서 논란은 더욱 확장됐으며, ‘대북 심리전’을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이광철 변호사는 “‘야당 후보가 집권하면 한국 사회가 종북화된다’는 우려가 이번 국정원 사건에서 경찰과 국정원의 불법적 행위를 정당화했다”며 “합리적인 목소리조차도 종북으로 매도당하는 현실 앞에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자리잡게 하려면, 결국은 집권세력이 종북이라는 것을 정치적 방어나 공격의 방편으로 활용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이 해명한 ‘대북심리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호중 교수는 “대북심리전 기사를 보고 ‘저걸 변명이라고 하나’ 생각도 들고 허탈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댓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남한 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건데 국정원은 결국 ‘국내 종북 세력과의 투쟁을 국정원의 역할’이라고 본 것”이라면서 “국가 권력기관이 나서서 여론을 조장하는 행태는 민주주의에 명백하게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광철 변호사는 “국정원이 갖고 있는 경직된 대북마인드도 문제지만 ‘자기 조직은 드러나서는 안된다’는 과도한 비밀주의와 통제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국가기관의 민주적 운영 측면에서 보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민중의소리=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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