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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 ‘반창꼬’는 어느 나라 말?
나라 말을 바르게 쓰고 사랑합시다
기사입력: 2012/12/15 [12:5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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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2월 12일 한 시민이 내게 전화를 해서 “<반창꼬>란 영화 시사회에 초청을 받아 다녀왔는데 그 영화 제목 ‘반창꼬’가 상처 난 곳에 붙이는 ‘반창고’란 우리말을 그렇게 바꿔 지은 것 같아서 기분이 깔끔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영화는 재미있었는데 왜 제목을 그렇게 지었는지 모르겠다. 시민단체에서 그 잘못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영화사에 ‘반창꼬’의 말뜻을 물어보니 “그렇게 바꿔 쓰면 다정하고 따뜻해 보여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고 그랬다.”라고 말하면서, 그 말뜻을 물어보는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았다. 어쩌다가 제 나라 말글로 돈을 버는 작가나 예술인들까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서글프고 안타깝다.
 
▲ 12월에 개봉하는 영화 ‘반창꼬’ 알림 그림.     © 사람일보
지난 9월에 한국방송은 연속극 제목을 “차칸 남자”로 지어 방영한 적이 있었다. “착한 남자”란 말을 일부러 눈길을 끌려고 그렇게 썼다기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듣지 않아서 소송을 하여 바로잡은 일이 있다. 그것은 국어기본법과 방송법을 어긴 것이었다. 공영방송까지 그러면 우리말이 국적도 없는 잡탕말이 되겠고 나라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겠기에 어쩔 수 없이 한 일이었다. 그런데 자꾸 다른 작가와 예술인들도 그러니 한숨이 나온다. 우리 영화를 외국인도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따뜻한 느낌을 받으라고 일부러 맞춤법을 어겼다면 어떻게 생각을 할까? 내가 한국말을 가르친 외국인이 내게 그 이유를 물을 때 대답할 게 걱정스럽다. 영화 제작자들이 좀 더 멀리 보고 넓고 깊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돈벌이만 생각하는 기업들이 우리 말글살이를 일반인보다 더 앞장서서 어지럽히는 것은 예삿일이 된 지 오래다. 우리 말글로 된 회사 이름이나 공기업 이름을 외국 말글로 바꾸는 일, 공공기관 알림 글이 우리 말법을 어기고 우리 말글살이를 더럽히는 일 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지하철이나 버스에 붙인 알림 글에 “일어서自!”라고 했는데 우리 말법을 어긴 알림 글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지하철에서 보니 “희망을 품多, 미래를 열多”라고 쓴 알림 글이 있었다. 우리 광고문은 말법을 지켜서 한글로 써야 한다는 옥외광고물관리법을 어긴 것이고 나라말을 더럽히는 말장난이다.
 
법과 시민단체가 나라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자고 외치는데 공무원과 예술인들은 무시하고 있다. 학교에서 우리 말글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는데 그 가르침을 비웃으며 제멋대로 한다. 그것도 배운 게 적은 보통 사람들보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더 나라 말글살이를 더럽히고 어지럽힌다. 공공 이익과 질서를 짓밟고 법을 어기면서 돈을 벌려는 것은 잘못이다. 예전에 <말아톤>이란 영화도 괜찮았으니 또 그렇게 말법을 어겨도 괜찮다고 말하지 말라.
 
그 나라 말은 그 나라의 혼이고 정신이다. 그 나라 말글살이가 어지럽게 되면 그 나라 정신도 어지러워지고 약해진다. 제발 나라말을 사랑하고 바르게 써서 힘센 나라를 만들자. 저마다 제멋대로 말법을 어기고 나라 말글살이를 혼란하게 해서는 안 되겠기에 아래와 같이 내 뜻을 밝힌다.
                               
[밝힘 글]
 
영화 제작사가 우리 말법을 어기고 ‘반창고’란 말을 ‘반창꼬’로 바꿔 영화 제목을 붙인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는 나라 말글 규정을 어긴 것으로서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혀서 우리 말글 발전을 해치는 일이다. 아무리 창작 자유가 있는 자유 국가지만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고 공공 이익과 질서를 어지럽혀서는 안 되는 일이고, 말장난으로 눈길을 끌려 하기보다 좋은 내용으로 작품성을 높이는 것이 참된 창작 활동이다. 아직도 우리 말글이 외국 말글과 말투에 밀려 몸살을 앓고 있어 정부와 시민단체가 걱정하고 바로잡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창작 자유를 내세워 그 일을 훼방 놓아서야 되겠는가. ‘반창꼬’란 영화가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는데 명칭도 더 멋있게 지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쉽고 안타깝다. 제발 앞으로는 그 누구도 이런 잘못을 또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면서 내 뜻을 밝힌다.
 
▲ 요즘 서울시가 지하철에 붙인 알림 글. 공무원과 정부가 나라말을 우습게 여기고 짓밟는 본보기다.     © 사람일보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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