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편집  2020.09.18 [23:02] 시작페이지로
사회·문화
개인정보취급방침
사람일보소개
광고/제휴 안내
청소년보호정책
기사제보
HOME > 사회·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회·문화
“12년 전 주한미군의 여성 살해사건 풀겠다”
당시 담당형사, 서장으로 돌아와...미군, 유야무야 덮어
기사입력: 2012/04/18 [10:30] 최종편집: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 미군의 한국인 성매매 여성 살해사건이 발생한 경기 의정부시 고산동 캠프 스탠리 주변 유흥가.     © 경향신문 자료사진

미군에게 폭행을 당해 세상을 떠난 60대 성매매 여성과 한 경찰관의 기이한 인연이 1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다.

2000년 3월11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고산동 캠프 스탠리 후문 주변 주택가 2층 옥탑방에서 이곳에 세들어 살던 서정만씨(가명·당시 65세)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서씨는 갈비뼈 10여개와 앞니 두 개가 부러져 있었고 머리와 온몸에는 멍자국이 선명했다.

부검에서 서씨의 직접적 사인은 흉부 및 두부 손상으로 나왔다. 시신 상태로 미뤄 서씨는 부러진 갈비뼈가 폐를 찔러 숨지기 전까지 많은 시간을 고통 속에 보냈을 것으로 당시 경찰은 추정했다. 서씨는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며 근근이 살아온 여성이었다.

유재철 의정부경찰서장(52)은 사건 발생 당시 의정부경찰서 형사계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미군부대에 용의자 검거 협조를 요청했다. 사건은 쉽게 풀리는 듯했다. 미 수사대가 미군이 저지른 범죄임을 인정하고 “용의자를 조사 중”이라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수사대는 수개월이 지나도록 “조사 중”이라며 사건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다가 돌연 “우리가 조사하는 용의자는 범인이 아니다”라고 통보했다.
 
그러는 사이에 살인사건 현장은 훼손됐고, 수사는 이때부터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다 사실상 중단됐다. 당시 한·미 주둔군지휘협정(SOFA)은 지금과는 달리 미군이 강력사건을 저질러도 재판이 끝나야만 한국 측으로 신병인도가 가능토록 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 서장은 2001년 다른 경찰서로 인사발령이 났다. 이후 2002년에 의정부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승진해 부임했다. 이때도 그는 서씨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미 수사대에 수사자료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군 측은 비협조로 일관했다. 그는 사건 해결의 단서조차 잡지 못한 채 2003년 다시 의정부경찰서를 떠나야 했다.

그가 지난해 12월 의정부경찰서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유 서장은 서씨 살해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17일 “서씨 사건은 왠지 제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은 발생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당시 목격자와 용의자가 있었다”며 “미 수사대에서도 미군 범죄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범죄가 존재할 수 없다는 진리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수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씨 살해사건은 미 수사대가 용의자를 확보해 놓고도 유야무야 덮었다는 의혹이 짙다. 경찰은 사건 전날 밤 서씨와 키 180㎝가량의 미군 흑인 병사가 함께 옥탑방으로 들어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심하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목격자도 확보했다. 몽타주도 작성해 배포했지만 결국 미군 부대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했다.

숨진 서씨의 인생은 기구했다. 한국전쟁으로 피란길에 가족과 헤어져 외톨이로 살았다. 10살 때 앓은 귓병으로 언어장애까지 있었던 그는 생계를 위해 미군업소에 취업했다가 성매매의 길에 들어섰다. 이산가족 상봉 TV 프로그램을 통해 헤어진 언니를 만나 잠시 미군부대 주변을 떠나기도 했으나 언니 역시 생활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다시 미군 클럽으로 돌아왔다.

그는 숨지기 전까지 밥은 굶어도 하루에 우유 한 잔은 반드시 챙겼다고 한다. 심한 골다공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사건 당일 그의 갈비뼈가 거의 다 부러진 것도 골다공증과 관계가 있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도 그간 서씨의 살해사건을 재수사해줄 것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경향신문=의정부|이상호 기자>

이상호 이상호의 다른기사 보기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 사람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미군] “12년 전 주한미군의 여성 살해사건 풀겠다” 이상호 2012/04/18/
[미군] “미군 믿었는데 되레 학살” 심혜리 2012/03/14/
[미군] 아프간 미군, 민가에 무차별 총격 고원 2012/03/12/
[미군] “주한미군, 10대 여성 잔인하게 강간” 조한일 2011/10/02/
[미군] 미군, 아프간 민간인 살해 후 주검과 사진 찍어 장명구 2011/03/30/
[미군] “미군 무지막지한 폭행에 말리기도 겁나” 정성일 2010/09/15/
[미군] 만취 미군, 장애 한국인 폭행 고희철 2010/09/14/
[미군] 아프간 주둔 미군, ‘재미 삼아’ 시민 살인행각 충격 장명구 2010/09/11/
[미군] 미 군무원 자녀 10대 4명, 한국인 집단폭행 김보성 기자 2009/04/27/
[미군] 미군 사격훈련으로 인한 산불 '무방비' 박신용철 기자 2007/05/08/
오늘의사진
6.15 10.4 자주통일평화번영결의대회
많이 기사
  개인정보취급방침사람일보소개광고/제휴 안내청소년보호정책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광고 대전 동구 동부로 55-58 603동 306호(판암동) ㅣ 전화 : (02)747-6150 ㅣ 전자우편:saram@saramilbo.com
등록번호 : 대전, 아00255 제호:사람일보ㅣ창간일: 2003년 6월 15일ㅣ발행·편집인 박해전ㅣ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해전
후원 : 하나은행 555-810120-77607 박해전
Copyright ⓒ 2003~2019 saramilbo.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us saram@saram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