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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믿었는데 되레 학살”
아프간 총기난사로 가족 11명 잃은 귀환병 사마드
기사입력: 2012/03/14 [11:0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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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던 지난 11일 오전. 이웃마을을 방문한 뒤 집이 있는 발란디 마을 어귀로 들어선 아프가니스탄의 퇴역군인 출신 농민 압둘 사마드(60)는 느낌이 이상했다. 집 주위에 모여있는 이웃들을 볼 때만 해도 집에 불이 난 줄 알았다. 그러나 구경꾼들을 헤치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웃마을에 함께 간 아들 한 명을 빼고 부인과 아들 4명, 딸 4명이 친척 2명과 함께 모두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이었다.

이들은 머리에 총알이 박히거나 칼에 찔린 상태에서 불태워져 있었다. 졸지에 일가족 9명을 잃은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여자들의 비명 소리가 오래 난 것을 보면 범인이 달아나는 아내와 딸들을 죽이기 전에 이 방 저 방으로 쫓아다닌 것 같다.” 이웃들은 이날 새벽에 벌어진 참상을 여실히 증언했다.

더 기막힌 사실은 가족을 죽인 이가 탈레반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은 미군이라는 것이었다. 탈레반에 맞서 싸워온 그는 미군을 신뢰했다. 탈레반 거점인 칸다하르주 판즈와이 지역에 대가족을 이끌고 다시 돌아온 것도 “미군이 보호해줄 것”이라는 주정부의 설득 때문이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폭격으로 전에 거주하던 집은 무너졌지만 믿을 곳은 정부와 미군뿐이었다. 그러나 포도와 오디로 유명한 판즈와이 지역의 평화로운 마을 발란디에 살던 사마드는 탈레반에 쫓기다 미군에 의해 가족을 잃었다. 뉴욕타임스가 12일 전한 아프간 주둔 미군의 총기난사로 가족과 친척 등 모두 11명을 잃은 사마드의 기구한 사연이다.
 
 
<경향신문=심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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