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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가슴에 묻은 어머니’ 향한 절절한 사모곡
최기종 시인 ‘어머니 나라’ 펴내...세상 모든 자식들의 심금 울려
기사입력: 2011/07/04 [07:3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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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끝없이 불러도 가슴에 남는 어머니를 향한 애절한 사모곡이 눈시울을 적신다. 어린시절 늘 함께였던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힘겨운 투병과 죽음, 가슴에 묻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구수한 사투리를 곁들려 아름다운 시어로 승화시킨 최기종 시인의 ‘어머니 나라’가 출간됐다.

시는 오직 자식 걱정과 집안일로 한 세상을 살다 ‘연줄을 끊은’ 시인의 어머니, ‘청호댁’의 일대기를 ‘밥상’과 ‘장롱’ ‘약손’ 등 성장기 흔히 접하는 소재를 통해 담담히 그려낸다.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을 되살려 낸다. 또한, 에필로그 ‘청호댁’은 시집오면서 한 평생 이름 없이 살다 간 어머니에게 바치는 작은 ‘평전’이자 추모가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임종을 맞이하는 어머니에 대한 비유를 통한 절묘한 묘사와, 돌아가신 어머니를 잊지 못하고 일상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는 어머니를 통해 시인의 아픔과 그리움은 절정에 이른다. 독자로 하여금 눈물 없이 읽을 수 없게 한다.

병상에서 어머니
새로 태어나고 계셨다
동쪽으로 머리를 두시고
쪽머리 곱게 단장하시고
껍질에서 깨어나려고
참꽃 되려고 몸살하고 계셨다


꽃잎 지는 오후였다
아직도 창문 너머
봄꿈이 푸르른데
어머니는 이제
탄생의 환희를 염려하는지
호흡이 가파라지면서
지독한 산고를 견디고 계셨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을 낳고
야곱이 유다를 낳고
연줄이 연줄을 낳고
이제 어머니는
푸른 하늘을 보면서
당신의 당신을 낳고 계셨다


물거품처럼 어머니가
새로 태어나고 계셨다
눈에 밟히며 꾸르륵거리는
소화불량처럼
뱃속에서 도무지 나오지 않는 당신의 당신이
아주 천천히 연줄을 끊어내고 계셨다.(임종 전문)


어머니 사후 1년이 지나 나온 ‘어머니 나라’는 시인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자식들의 어머니에게 바치는 사모곡이자 깨우침이다. 지금 우리에게 어머니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묻는.

황재학 시인은 발문에서 “70여 편 대부분이 오롯이 어머님에게 바쳐진 눈물겨운 시”라며 “이제는 세상을 떠나 그 모습조차 볼 수 없는 어머님, 그 음성조차 들을 수 없는 어머님을 그리워하고 기리는 마음이 잘 녹아 있다”고 평했다.

황 시인은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단순히 과거를 떠올리고 회상하는 데 있지 않다”면서 “돌아가신 어머님을 통해 시인의 삶을 되돌아보고 보람되게 살아가려는 시인의 몸부림”이라고 설명했다.

황재학 시인은 “나를 있게 한 어머님을 내 안에서 놓아드릴 때 모든 사람이 나의 어머니로 보이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며 “‘어머니 나라’가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것을 세상의 모든 아들딸에게 보여주고 또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일선 시인(한국문학평화포럼 회장)은 “최기종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곡비의 쓰라린 사모곡으로 천하 불효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며 “참담한 시대 망모 생일마저 잊고 사는 나 같은 고아들에게 시편들은 ‘부모은중경’의 그윽한 말씀들”이라고 추천했다.

최기종 시인은 1992년 <교육문예창작회>의 ‘대통령 얼굴이 또 바뀌면’에 작품 발표로 등단했으며, 주요시집으로 ‘나무 위의 여자’ ‘만다라’ 등이, 공동시집으로 노무현 대통령 추모시집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와 김대중 대통령 추모시집 ‘님이여, 우리들 모두가 하나되게 하소서’ 등이 있다. 현재는 목포공업고등학교 교사, 목포작가회의 지부장,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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