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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이미 시작...쌀 지원도 시간문제
형식은 ‘민간교류’지만 당국자회담 앞선 정지작업...한국은 ‘딴죽’ ‘불구경’
기사입력: 2011/03/31 [09:1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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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간 민간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대북 쌀 지원도 시간문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북미대화는 당국자회담에 앞선 정지작업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만 딴죽을 걸거나 뒷짐 지고 불구경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민간단체의 초청에 의한 북 과학자와 경제 대표단의 방미가 연이어 성사되면서 북미관계 개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시러큐스대의 초청으로 북 과학자 대표단이 방문한 데 이어 지난 19일부터 13박14일 일정으로 무역성 관계자를 포함한 경제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 세미나와 산업현장 시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교류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김책공대 교수들을 비롯한 과학자 대표단이 오는 5월 다시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앞서 4월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박한식 조지아대 교수가 평양을 방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리근 외무성 국장을 단장으로 한 북 대표단과 토머스 피커링 전 국무차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대표단과의 독일 토론회이다. 이번 비공식 토론회는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아스펜연구소 독일지부가 28일~29일 이틀간 독일 에힝겐에서 주최한 민간급 행사라고 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북미 간 당국자회담을 앞둔 정지작업이라는 분석과 준 당국자회담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갖는다.

먼저, 토론회 참석자들 면면이 ‘민간급’으로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은 실질적으로 대미관계 책임자인 리근 미국국장을 위시해 최선희 부국장과 외무성 연구원들이 참석했으며, 미국은 전직 대북담당 고위관료들이 참석했다는 점이다. 특히, 에번스 리비어 전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오랫동안 대북정책을 담당했으며, 지금도 오바마 행정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토론회 주제가 현재 북미 간 현안으로 되고 있는 것들이 총망라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 주제는 ▲북미관계 정상화 ▲비핵화 ▲재래식 무기 감축 ▲남북경협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경제협력 ▲평화협정 체결 문제 등이었다. 이 주제는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관계와 6자회담의 핵심 사안들이다.

리근 국장은 토론회 후 귀국길에서 기자들에게 “서로 입장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논의하고 여러 가지 견해를 나눴다”며 “쌍방은 우려들을 대결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을 가졌다”고 밝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북 쌀 지원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유엔은 최근 43만 톤의 대북 식량지원을 국제사회에 권고했으며, 세계식량계획 관계자들은 30일 한국을 방문해 통일부와 협의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방문 중인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29일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식량지원을 결국은 우리(미국)가 하긴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식량지원 문제는 한국과의 조율 문제만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해 주목된다. 대북 식량지원은 말 그대로 시간문제만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북미관계 청신호와는 달리 한국 정부는 천안함 이후 유지하고 있는 대북 강경자세를 고집하는 분위기다.

29일 어렵게 마련된 백두산 화산 관련 회담을 굳이 ‘민간급’으로 정한 것이나, 아직도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선 천안함과 연평도에 대한 사과’ 발언을 일삼고 있고, 대북 식량지원도 국제사회 눈치를 보며 민간 차원의 영·유아 등에 대한 의약품 지원만 내비치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부는 30일 세계식량기구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전반적 남북관계 고려’ 등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선 남북대화, 후 북미대화와 6자회담’이라는 한미공조 속에, 북미 간 활발한 민간교류와 준 당국자회담, 그리고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가시화 등의 복잡한 정세가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가 북에 대한 국제적 지원 목소리와 지속되는 대화 촉구를 언제까지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핑계로 비켜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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